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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강혁·조상현, FA 제도때문에 '처량'

선수들 처량하게 만드는 '유명무실' FA 제도...엄격한 보상 규정에 묶여 타 구단 이적 실패

11.05.21 11:12최종업데이트11.05.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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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자유계약(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강혁(서울 삼성)과 조상현(창원 LG)이 끝내 아무런 러브콜도 받지 못했다.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들 중 원 소속팀과 협상이 결렬되어 타 구단과 계약이 가능한 19명의 선수들 중 강혁과 조상현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정작 FA 시장에 나오자 철저히 외면당하면서 결국 관심으로만 그치고 말았다. 갈곳을 찾지 못한 강혁과 조상현은 원 소속팀과 재협상을 벌여야 한다.

강혁과 조상현은 물론이고 FA 시장에 나온 19명들 중 석명준(대구 오리온스), 이승현(울산 모비스) 만이 타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을뿐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원 소속팀과 재협상을 벌이게 됐다.

이처럼 프로농구 FA 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과도한 보상 규정 때문이다. 강혁과 조상현이 경우 지난 시즌 연봉 총액 순위에서 30위 안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타 구단이 FA 규정상 이들을 영입하려면 보상 선수 1명과 지난 시즌 연봉 100%, 또는 지난 시즌 연봉의 3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 소속팀에게 내줘야 한다.

강혁과 조상현이 아무리 프로농구 간판스타라고 해도 30대 중반의 노장 선수를 영입하는데 과도한 지출을 감수할 팀들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프로농구에 FA 계약 대신 '사인&트레이드'가 유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인&트레이드'는 보상 규정을 피하기 위해 원 소속팀이 일단 FA 선수와 재계약을 맺은 뒤 다른 팀과 트레이드 형식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최근 창원 LG로 둥지를 옮긴 서장훈의 경우도 '사인&트레이드' 방식이다. 하지만 트레이드 특성상 구단의 허락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선수가 자신이 원하는 팀을 고를 수 있는 FA 제도의 장점을 흐린다는 맹점이 있다.

FA 보상 규정이 구단들 간의 전력 평균화를 위한 방편이라고는 하지만 국내 프로농구 시장 규모에 맞지 않게 너무 엄격하게 적용되다보니 선수들이 일정 기간 소속팀에서 뛴 후 자신이 원하는 팀과 자유롭게 연봉 협상을 벌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FA 제도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졌다.

강혁은 지난 시즌 평균 7.3점 4.6도움 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연봉 협상 결렬과 신임 사령탑 김상준 감독의 농구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FA 시장에 나왔다. 조상현 역시 지난 몇 년간 부진했지만 뛰어난 3점슛 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 외곽슛이 약한 팀으로 가면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FA 제도의 혜택을 입어야할 선수들이 오히려 엄격한 보상 규정에 발이 묶여 갈곳을 찾지 못해 다시 원 소속팀에게 고개를 숙이고 재협상을 벌여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프로농구 강혁 조상현 FA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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