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폭발 땐, 랩과 빗자루를 챙겨라

[서평] 소방방재청의 생활안전가이드북 <위기탈출 119>

등록 2011.01.21 11:08수정 2011.01.21 15:45
0
원고료로 응원

우리는 거의 매일, 매순간, 각종 재난·재해와 사건·사고의 위험과 함께 살아간다. 화재도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 중 하나.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이 이어질 때는 화재가 발생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우리의 화재 발생률과 그로 인한 인명피해는 얼마나 될까?

 

2010년 7월 말까지 화재발생현황을 보면, 전체 화재건수는 총 2만 4633건, 그 중 주택화재가 5885건으로 전체 화재의 23.9%, 인명피해는 전체 177명의 사망자 중 121명으로 68.4%를 차지하여 여전히 법정 소방대상물이 아닌 일반 주택에서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가장 크다. 월별로는 1월이 417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2월(3706건), 4월(4616건), 5월(3519건), 3월(3409건), 6월(3370건), 7월(2828건) 순으로 발생했다. 요일별로는 금요일에 3792건으로 가장 많고, 시간대별로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약 75%(2839건) 화재가 일어났고, 부주의에 의한 화재발생이 가장 높았다. 일일 평균적으로 110.9건의 화재가 발생한다. 인명피해는 4.93명(사망 0.8명, 부상 4.13명), 재산피해는 6억 8400만 원이 발생하고 있다.

- <위기탈출 119>에서

 

<위기탈출 119>(소방방재청 저, 매일경제신문사 펴냄)의 저자는 소방방재청.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자연재해·재난과 사건·사고로부터 내 가족을 지키는 데 꼭 알아둬야 할 것들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대피 요령을 알려주고 있는 생활 안전 가이드북이다.

 

a

<위기탈출 119>겉그림 ⓒ 매일경제신문사

<위기탈출 119>겉그림 ⓒ 매일경제신문사

1월과 2월에 화재 발생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추위를 덜고자 사용하는 전기난로나 전기장판 등과 난방기구 때문. 이 경우 조금만 신경 쓰면 화재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사용자 부주의에 의한 화재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 전기난로나 전기장판 등과 같은 발열 난방기구들을 사용할 때는 사용 몇 시간마다 잠시 끈 후 식혀 과열을 방지한다. ▲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차단한다. ▲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피하고 안전이 보장된 제품, 합선 시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되는 제품을 가급 선택한다. ▲ 자동온도조절기 고장 여부를 수시로 점검 확인한다. ▲ 전기담요를 침대 매트위에서 사용하면 열선이 끊어지거나 손상되기 쉬운 만큼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 오래 사용한 제품은 열선이 끊어졌을 가능성이 많은 만큼 가급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화재,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 그리고 화재 시 인명피해를 최대한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소방방재청 전문가들로 구성된 저자들은 화재발생률이 가장 높고, 대부분 심야 취침 시간에 발생하는지라 빨리 인식하지 못해 유독가스를 흡입함으로써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예사인 '주택화재 안전점검 매뉴얼 10'을 제시한다. (아래 박스기사 참고)

 

  주택화재 자가 안전점검 10가지 사항

 ① 화재발생시 피난로는 확보되어 있는가? 피난로에 방해물은 없는가? ② 화재경보기가 설치되었으며, 화재감지기, 소화기 등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가? ③ 주방조리기구의 전원은 사용 후 차단하였는가? ④ 가스누설경보기는 작동중이며 가스밸브는 차단하였는가? ⑤ 문어발식 멀티탭을 사용하는가? 전기콘센트와 기기는 열이나 물로부터 보호되고 있는가? ⑥ TV및 가전제품들의 전원은 사용 후 차단하였는가? ⑦ 난로·열풍기·전기장판 등의 전원은 사용 후 차단하였는가? ⑧ 난로·열풍기 등에서 커튼, 침구류, 종이박스, 비닐 등이 1m 이상 떨어져 있는가? ⑨ 집안에 재떨이 주변에 불에 잘 타는 물건이 있는가? ⑩ 담뱃재나 불이 붙었던 물건은 안전하게 외부로 버렸는가? - 책에서

'주택화재 안전점검 매뉴얼 10'은 그동안 자주 이야기돼 누구나 당연하게 알고 있을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안전사고들이 그런 것처럼 화재 역시 어떻게 해야 발생을 막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기 일쑤.

 

'이제까지 괜찮았으니 별일 없겠지!' '설마 그렇게 엄청난 일이 나에게 일어날까?'와 같은 무사태평 안일한 마음은 버리고 소방방재청이 제시하는 주택화재 안전 점검 매뉴얼 10'을 메모하여 눈에 띄기 쉬운 곳에 붙여두고 시시때때로 점검·확인하는 습관이 꼭 필요할 것 같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자세와 함께 말이다.

 

겨울철 엔진 과열 막으려면 '냉각수' 챙기세요

 

▲ 차량용 소화기를 차량마다 2개씩 비치하면 좋다. ▲ 모든 차량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사용방법을 익혀두면 유사시 화재진압은 물론 더 큰 재산 및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 ▲ 운전 시 흡연은 삼가야 한다. 운전석에서 담배꽁초를 버리면 트럭의 경우 적재함으로 떨어져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책에서

 

최근 갈수록 차량화재도 늘고 있는 추세란다. 소방방재청에 의하면 차량화재도 1월에 가장 많이 발생, 요즘처럼 추위가 계속될 때 더욱 많이 발생한단다. 이를 입증하듯 한파가 계속된 최근 차량화재 뉴스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엔진룸의 복잡한 전기배선 중 피복이 녹아 합선을 일으키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겨울철에 발생하는 차량화재 대부분은 냉각수 부족으로 인한 엔진 과열 때문이라고. 추위가 시작되기 전에 부동액을 교체하거나 보충하여 냉각수가 얼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차량화재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자동차에는 휘발유 등의 가연성 물질이 많은 만큼 초기 진화가 가장 중요하다. 화재 발생 시 휘발유나 가스가 폭발하여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7인 이상 승용차, 승합차, 화물자동차 등은 차량용 소화기 비치가 의무화되었기 때문에 비치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가용에는 비치한 경우가 적은 편이다. 

 

또, 치장용으로 비치하거나 트렁크 안에 비치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고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어떤 종류의 차량이든 운전자의 손이 쉽게 닿는 곳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사용법을 미리 충분히 익혀 만약의 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하자. 참고로 차량용 소화기는 대략 2만 원 선이다.

 

이 책의 주제는 모두 119꼭지. 이중 화재 관련 글만 10꼭지가 넘는다. 외에도 초고층 건물 화재, 낙뢰로 인한 화재, 산불, 값이 싸기 때문에 창고는 물론 최근 주택재로도 많이 쓰인다는 샌드위치 패널 화재, 가스로 인한 화재, 아파트 화재, 전기화재, 지하철 화재, 묻지마 방화 등 여러 유형의 화재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각종 재난·재해로부터의 해방, 즉 안전을 위한 국민 스스로의 자기책임 실현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할 것이다. 예컨대, 재난이 발생해서 위험에 처했다면 구조대원이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침착하게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단 몇 초가 생사를 좌우하는 긴박한 상황이라면 구조대원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여 위험 상황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이번에 발간된 <위기탈출 119>는 국민안전에 대한 레드 오션(Red Ocean)을 블루 오션(Blue Ocean)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적어도 일상생활 중에서 구체적인 행동요령을 몰라 반복되는 재해와 지속적인 고통을 받지 않도록 도와줄 안전지침서이기 때문이다. - <위기탈출 119> 머리말에서

 

지구온난화 가속으로 생기는 '신종 재난'에 대한 대비 필요

 

지구온난화 가속화 등으로 갈수록 자연 재난도 잦고 그 규모도 엄청나기 일쑤다. 이제는 폭설이나 폭우, 폭염이나 한파에 '기록적인' '사상 유례 없는' 00년 만에'라는 수식어가 예사로 붙을 만큼 눈이나 비가 왔다하면 도시를 마비시킬 정도로 많이 오는가 하면 일상생활이 힘들만큼 덥거나 춥기 일쑤다. 게다가 최첨단 기기들의 발달과 우리의 생활이 복잡해지면서 그와 관련된 각종 신종 재난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란다.

 

<위기탈출 119>는 5부. 신종재난에서 살아남기, 자연이 화를 낸다: 예측불가, 자연 재난에서 살아남기, 생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린다: 생활 속 안전사고,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어린이 안전사고, 생명을 구하는 기술: 응급처치를 숙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위기상황 발생 시 응급구조에 직접 참여한 전문가들이 구조현장에서 실감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2010년 8월 9일에 발생한 천연가스 시내버스 폭발, 2010년 1월의 100년만의 눈폭탄 등 최근 우리사회를 놀라게 했던 실제사례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만큼 훨씬 설득력 있다. 응급환자정보센터 등 응급발생시 도움 받을 수 있는 전화번호 등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 그 대략은 ▲ 백두산도 폭발할 수 있다. 주방에서 흔히 쓰는 랩과 빗자루 같은 청소용구들을 꼭 챙겨라 ▲ 영화 <해운대>와 같은 지진해일(쓰나미),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 지진발생 시 10대 국민행동 요령은?▲ 황사에 노출된 피부에는 물 대신 녹차를 얹어둔다▲ 응급환자발생시 1339 ▲ 한밤중에 시간당 100ml의 비가 올 때는 ▲ 가뭄도 무시하다간 큰 코 다친다. ▲ 장마철 감전사고 막으려면 ▲ 한파·폭설·폭염·폭우·태풍, 어떻게 대처할까?▲ 자연재해 해결하는 보험도 있다  ▲ 사과를 많이 먹거나 사과씨를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 휴가철, 바닷가에 갈 때는 베이킹파우더와 식초를 챙겨라! ▲ 효율적인 가구배치만으로도 아이들의 안전사고 막을 수 있다 ▲ 영아는 어떻게 심폐소생술을 해야 할까? ▲ 각종 어린이 안전사고에 필요한 응급처치법들은? 등이다.

덧붙이는 글 <위기탈출 119>|소방방재청|2010.12.20|값:13000

위기탈출 119

소방방재청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2010


#응급상황 #소방방재청 #119구조대 #화재 #매일경제신문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제발 하지 마시라...1년 반 만에 1억을 날렸다
  2. 2 아파트 놀이터 삼킨 파도... 강원 바다에서 벌어지는 일
  3. 3 나의 60대에는 그 무엇보다 이걸 원한다
  4. 4 시화호에 등장한 '이것', 자전거 라이더가 극찬을 보냈다
  5. 5 이성계가 심었다는 나무, 어머어마하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