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맥주 한 컵 마셨다는 이유로 태형당하는 사회"

[즉석 인터뷰 ③] 서울국제민중회의에 참가한 해외 여성참자자들 : 애니 베아트리스 쟈코브

등록 2010.11.17 11:47수정 2010.11.1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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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규탄을 위한 서울국제민중회의가 '민중이 우선이다'이란 슬로건으로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강대학교 예수회센터에서 열렸다. 이곳에서 만난 해외 여성들과 각국의 여성 이슈를 서로 나누어보았다.  <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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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팍스로마나 애니 서울국제민중회의 참가자 인터뷰 ⓒ 김애화


말레이시아 팍스로마나의 애니 베아트리스 쟈코브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G20 서울민중회의에 참가한 동기는?
"대안을 찾고자 왔다. 정부를 압력화하는 대안 대신에 어떤 대안이 있는지 배우고자 참여했다. 특히 남성 중심적인 경제구조와 체제에 대한 여성의 목소릴 듣고 싶었다."

- 어떤 방식으로 참가했나.
"난 Pax Romana ICMICA(The International Catholic Movement for Intellectual and Cultural Affairs) 회원이다. 그래서 팍스로마나의 이름으로 말레이시아에서 2명, 페루, 인도, 프랑스 등에서 모두 15명이 함께 참가하였다."

- 팍스 로마나와의 인연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면서 팍스 로마나 활동을 하였다."

- 그렇다면 말레이시아 학생운동의 이야길 좀 해주길 바란다. 지금 주요 이슈가 무엇인가?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대학을 통제하고 있다. 그 일례로 대학법(University and University Colleges Act, UUCA)이 있다. 이 법률에 의하면 학생들은 정당에 참여할 수 없고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시민운동 참여도 금지된다. 그러니까 학생은 공부외이 사회적 활동은 모두 금지된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를 어기면 퇴학당한다."

- 말레시아의 국가보안법인 ISA(The Internal Security Act)와 관련이 있나?
"그렇다. ISA의 학교통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ISA는 재판, 형사상 기소 없이 구속할 수 있는 법이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학생운동을 했는가?
"19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 강한 학생운동이 있었다. 특히 카톨릭 학생운동 중심으로. 그러나 사실상 학생운동은 죽었다. 학생들 사이에 정치적 억압에 대한 두려움이 높다. 팍스로마나는 학생운동을 부활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학생운동을 하려면 우선 용감해야 한다. 스터디 그룹을 조직한다든지 하는 작은 모임 등을 통해서 의식화 운동을 하고 있다."

- 또 다른 대학의 문제는?
"교육이 산업화되고 대량생산 시스템화되고 있다. 새로운 창조성이 없다."

- 학교에서의 여성이슈는 어떤 것이 있나.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가 아니다. 즉 헌법상 종교국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공개적으로 이슬람국가라고 말한다. 일부 학교는 여학생들은 반드시 스카프와 긴소매 옷을 입어야 한다. 그들이 무슬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에는 좀더 자유로웠다. 그러나 근본주의자들의 정치적 게임 때문에 점점 더 보수적이 되고 있다."

- 정치게임이라는 것을 좀 더 설명해달라.
"여당인 국민전선(Barisan Nasional) 사실상 3개 인종정당으로 연합된 당이다. 말레이, 인도, 중국인 정당의 연합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50%가 말레이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에서 불리한 경우 그들은 말레이의 문화, 종교를 이용한다. 그것이 종교 이슈이다. 이슬람 종교이슈를 부각시켜 그들의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야당도 이슬람 정당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서로 종교적 이슈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근본주의자들이 극성을 부리게 만들고 있다. 이슬람 국가라고 자꾸 정치인들이 공언하는 것은 인종주의와 관련이 있다."

- 또 다른 여성 이슈를 소개해달라.
"근본주의자들이 극성을 부리는 말레이시아 사회는 극히 반여성적이다. 일상적으로 많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여성이 맥주 한 컵을 마셨다는 이유로 태형 판결을 받았다. 매우 낮은 알코올 도수임에도 그녀가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셨다는 이유였다. 그녀는 호텔 라운지에서 술을 마셨다. 그러나 남성은 그러한 판결을 받지 않는다. 남성들도 술을 먹으면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함에도 남성케이스는 법정으로 가지 않는다.

그리고 또다른 여성 이슈는 신생아를 버리는 것이다. 한 여성이 아기를 유기하여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미혼여성이었다. 말레이시아 사회에서 미혼여성이 임신, 출산이 허용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용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버릴 수밖에 없다. 아기의 아빠인 남성은 이에 대해서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 아무도 남성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인권단체, 여성단체가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으나 정부나 사법부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말레이시아 #ISA #UU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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