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리안, 'MBC 사수' 외치며 '트위터 대행진'

7일 오전 11시에 시위 시작... 최대 600여 명 동시 '행진'

등록 2010.05.07 18:19수정 2010.05.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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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짝 쿵짝', '뿅뿅', '똑딱 똑딱' 신나는 음악소리와 함께 'MBC 사수'라고 적힌 팻말을 든 사람이 걸어나온다. 그 뒤를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른다. 이들 뒤를 또 수많은 사람들이 따른다. 양팔을 흔들면서, 손뼉을 치면서, '팔뚝질'을 하면서, 호루라기를 불면서, 북을 치면서, 피아노를 치면서 힘차게 행진한다. "헤이! 헤이!" 구호도 외친다. '멍멍' 소리가 들리더니 개들도 함께 행진한다. 어, 그런데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 네모난 사진이 있다. 트위터 프로필 사진이다. 머리 위로 말풍선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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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수' 외치며 행진하는 트위터리안 ⓒ 화면캡처

'MBC 사수' 외치며 행진하는 트위터리안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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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대행진 ⓒ 화면캡처

트위터 대행진 ⓒ 화면캡처

 

"키워드에 'MBC 사수' gogo"

"[MBC 사수] 우리가 지켜내야죠... 함께하세요"

"MBC 사수 대행진 왁자지껄하네요ㅋㅋㅋ"

"MBC 사수 MBC 사수 무조건 마봉춘 사수"

"[MBC 사수] 내 사랑 '무도'를 돌려줘"

 

"오전 11시와 오후 11시, MBC 사수 위해 집중 온라인 시위"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들이 MBC 사수를 위한 온라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명 '트위터 대행진'이다. 7일 오전 11시에 시작된 시위에서는 최대 인원 600여 명(낮 12시경 동시 접속자 수)이 동시에 '행진'을 하기도 했다. 목표인원은 1000명. 이러한 '집중 행진'은 오후 11시에 재개될 계획이다. 11은 MBC의 채널번호다.

 

시위 참여방법은 간단하다. 이곳(http://isparade.jp)에서 키워드에 'MBC 사수'를 입력하거나, 이 주소(http://isparade.jp/60217)로 바로 접속하면 된다. 말풍선을 통해 '발언'을 하고 싶다면 자신의 트위터에 'MBC 사수'라는 키워드를 넣어서 '트윗'을 입력하면 된다. 'MBC 사수'가 포함되어 있는 다른 사람의 글을 리트윗(퍼뜨리기)하면 자신의 트윗에 'MBC 사수'가 포함되지 않아도 말풍선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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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에 'MBC 노조'를 치면 행진에 참여할 수 있다. ⓒ 화면캡처

키워드에 'MBC 노조'를 치면 행진에 참여할 수 있다. ⓒ 화면캡처

 

이러한 온라인 시위가 가능해진 것은 '이즈 퍼레이드'라는 프로그램 덕분.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이 프로그램이 해당 키워드가 들어가 있는 '트윗'을 한데 모아준다. 그리고 그 '트윗'을 입력한 트위터리안들이 함께 행진한다. '트윗'을 입력하지 않아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검색창에 키워드를 치면 해당 키워드의 행진에 참여할 수 있다. 최대 인원 600여 명이 동시에 '행진'을 했다는 건 600여 명이 동시에 시위장소에 접속하거나 해당 키워드가 들어가 있는 트윗을 입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찰, 인터넷 집회는 어떻게 막을까?"

 

이날 시위의 계기가 된 건 7일 오전 7시경, 한 트위터 사용자의 제안이었다. 'MBC 사수'를 위한 '트위터 행진'을 하자는 것이다.

 

"[제안] 이 땅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사랑하시는 트윗 벗님들! 매일 오전 11시, 밤 11시(채널 11번 지키자는 의미)에 국민의 방송 MBC를 지켜내기 위한 트위터 행진을 벌입시다! http://isparade.jp/48231 <-여기가 행진 장소 / 글머리에 [MBC사수]를 붙이고 링크된 주소로 가면 행진 대열에 동참 가능해요. 잼 나겠당~"

 

공감을 얻으면 빠르게 확산되는 트위터의 장점이 발휘되었다. 이 제안은 계속해서 리트윗되어 제안이 시작된 지 단 몇 시간 만인 오전 11시, 트위터리안들이 모여들어 '행진'을 시작했다. 'MBC 사수'를 외치는 트위터리안은 낮 12시경 600여 명으로 늘었다.

 

트위터 사용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동시에 이렇게 같은 소리를 낼 수 있다니 놀랍군요!"(@saltcandy), "트위터의 생리를 정말 잘 이용해 시각화한 서비스"(트위터 아이디 @sniff3r)라며 트위터의 기능에 대해 신기해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세상에 미디어 장악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 존재한다니... 조용한 구 미디어는 이미 장악당했지만 신 미디어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줍시다"라며 정부에 쓴소리를 하는 사용자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경찰 캐릭(터)도 넣을 수 있게 해서 밀고 밀리면 더 잼날 것 같은데요. ㅋㅋ"(트위터 아이디 @dogsul)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있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런 의문을 제기했다.

 

"경찰, 인터넷 집회는 어떻게 막을까?" (트위터 아이디 @hangulo)

 

프랭크 라 뤼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방한으로 열린 곳은 서울광장만이 아니었다. '트위터 광장'은 더 활짝 열렸다.

2010.05.07 18:19 ⓒ 2010 OhmyNews
#트위터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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