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없는 봄철에 매력만점 '키조개'

수산물 도매시장 여수 중앙동 구판장

등록 2010.02.23 15:11수정 2010.02.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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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가 가게 앞에서 키조개를 손질하고 있다. ⓒ 조찬현


서남해의 갯벌에 서식하는 키조개가 제철을 만났다. 여수 중앙동 구판장, 아주머니 서넛이 한 가게 앞에서 키조개를 손질하고 있다. 가을에서 봄철까지 즐겨먹는 키조개는 봄철에 그 맛이 절정을 이룬다. 손질한 키조개 알맹이는 관자, 날개살, 꼭지로 구분한다.


키조개는 곡식을 까부르는 키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남도에서는 게이지, 개두라고 하며 부산에서는 채이조개라 부른다. 마산 부근에서는 챙이조개, 충청도에서는 치조개라고도 한다.

키조갯과의 연체동물로 다른 물체에 붙어사는 키조개를 <자산어보>에서는 '홍합항목에서 모양이 키를 닮은 기폐, 기홍합이라는 종을 소개하고 있는데 맛이 달고 개운하다'고 하였다. 껍데기가 키를 닮은 키조개는 실 모양의 분비물을 내어 다른 물체에 붙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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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질한 키조개 알맹이는 관자, 날개살, 꼭지로 구분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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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조개는 곡식을 까부르는 키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조찬현


키조개는 회와 구이, 전, 죽 등의 다양한 요리가 가능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 있는 어패류다. 키조개 관자를 결의 반대방향으로 잘라 초장을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칼로리와 지방함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으며 타우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효능이 있다. 품질 좋고 싱싱한 키조개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여수의 중앙동 구판장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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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 찾아간 수산도매시장인 중앙동구판장은 한산하기만 하다. ⓒ 조찬현


지난 21일 아침에 찾아간 구판장은 때마침 휴일이었다. 돌아설까 망설이다 살펴보니 몇 곳의 가게가 문을 열었다. 수산도매시장인 중앙동구판장이 한산하다. 누구는 가는 날이 장날(?) 이라더니 하필이면 쉬는 날 찾아간 것이다. 이곳 구판장은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일요일이 휴일이다.

아낙들이 숟가락 모양의 공구로 키조개껍데기를 톡톡 깨뜨려 키조개를 깐다. 이렇게 깐 키조개 알맹이는 한망에 1만5천원이다. 한망에 1년생 키조개가 50여개 남짓 들어 있다. 주하선(46.신안상회)씨가 서해안 군산에서 경매를 받아온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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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키조개는 1망에 1만3천원이다. ⓒ 조찬현


키조개가 많이 나는 시기는 12월 중순경부터 3월말경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키조개가 갯벌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고 주씨는 말한다. 이는 봄철에 맛이 좋아지는 키조개의 특성과도 무관하지 않을 터.

이곳에서 거래되는 키조개는 1년산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1년생은 순수한 자연산이다. 1년생 키조개를 채취 이식하여 1~2년을 더 키우기도 한다. 이곳 시장은 대부분 도매상들과 거래를 하지만 일부 소매도 한다. 여수 시내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서명심(57)씨는 어패류와 생선이 싱싱하고 값도 저렴해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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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모양의 공구로 키조개껍데기를 톡톡 깨뜨려 키조개를 깐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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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조개 알맹이는 한망에 1만5천원이다. 1년생 키조개가 50여개 남짓 들어있다. ⓒ 조찬현


제철을 맞아서인지 키조개의 살이 꽉 찼다. 17년째 키조개를 손질했다는 김종님(64)씨는 새벽 3시30분에 나와서 오후 5시께까지 이곳에서 키조개를 깐다. 손놀림이 정말 빠르다. 일한 만큼의 수입을 가져가며 하루 작업량은 키조개 5~60망이다. 난로에 의지한 채 난전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제철 맞은 키조개가 요즘 매력만점이다. 부드럽고 씹는 식감이 유별난 키조개로 입맛을 찾아보자. 일교차가 커 입맛 없는 환절기의 건강식으로 더없이 좋을 듯하다. 자연에서 난 먹을거리들이 우리 몸에 가장 좋다고 하지 않던가.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키조개 #매력만점 #자연 #건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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