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MSG 사먹고 있지 않나요?

불안한 식품첨가물 안전성 실험과 못 미더운 일일 섭취량

등록 2010.02.19 17:42수정 2010.02.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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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등 가공식품에 듬뿍든 MSG 비롯한 식품첨가물 알고 사먹자!! ⓒ 인간이만든위대한속임수식품첨가물


2005년 국내서 개봉한 영화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아커를 위한 안내서>의 도입부문은 참 인상적이다. 인간보다 지능이 뛰어난 돌고래가 등장하는데 조련사와 어울려 쇼를 펼치는 돌고래들은 인류에게 '머지 않아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허나 어리석고 오만한 인간들은 그 경고메시지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결국 초공간 이동용 우회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날아온 우주인들(행정절차 맹신하는)에 의해 지구와 인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 전에 돌고래들은 인간들에게 '그동안 생선 고마웠어요'란 인사말을 남기고 지구를 떠나고 말이다.


관련해 지난 17일 <경향신문>을 통해 접한 '롯데라면 MSG 첨가 논란'에 대한, 이글루스 블로거들과의 댓글놀이에서 영화 속 돌고래와 인간과의 소통 부재가 떠올랐다.

* 이글루스 / 롯데라면 돈주고 사먹은 블로거, MSG 알고서 사먹었을까?

이글루스 블로거들은 지금껏 '롯데라면만 MSG를 넣는 게 아니다' 'MSG는 안전하다' 'MSG 말고도 다른 식품첨가물도 위험한데 왜 롯데라면만 까냐' 'MSG 논란 뭐가 문제냐'며 이런 저런 댓글을 남겨왔다. 위 게시글에서 말하고자 한 것(MSG와 식품첨가물 그리고 라면제조사의 상술과 멍청한 소비)과는 별개로.

특히 'MSG를 비롯한 식품첨가물이 유해하다' '식품첨가물이 잔뜩 들어간 제품을 알면서도 돈주고 사먹는 짓은 멍청한 소비다'고 주장하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어떤 이는 MSG 자체에 국한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몇몇 이들은 MSG가 들어간 롯데라면 스프에 MSG만 들어간 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수많은 식품첨가물+MSG가 뒤섞어 섭취했을 경우 그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데도, MSG 자체만 '안전한 물질'이라고 말한다. 허참 그것을 말하는 게 아닌데도, 롯데라면의 MSG 첨가 논란이 라면-제과 등 식품업계의 식품(화학)첨가물 논란과는 별개인 것처럼 몰아간다.


정부가 식품첨가물과 잔류농약 등 화학물질의 안전기준치를 정할 때는 개인차를 고려한 '안전계수'로서 무작용량에 100분의 1을 곱한다. 하지만 복수의 화학물질이 동시에 존재할 때는 그걸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출처 : 책 오염된 몸 320킬로그램의 공포, p216>

또한 식품첨가물에 관대한(?) 식약청이 '먹어도 된다'고 허가를 내준 것이라는 소리를 잘도 늘어놓는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MSG 등 식품첨가물이 잔뜩 들어간 라면을 사먹을테니 신경쓰지 말라 한다. 돈주고 식품첨가물이 다량 들어간 라면을 사먹는 소비자들을 위해 위 게시글을 작성한게 아닌데도 괜한 걱정이다.

MSG를 다량 섭취시 두통.메스꺼움.허약.팔뚝과 목덜미 부위가 타는 듯한 증세를 보이고 비만도 일으킨다는데도, 굳이 돈주고 '깔끔 시원한' 라면맛을 내는 MSG라면을 맛나게 사먹겠다는 이들에게 해당하는 글이 아님에도 괜한 딴지를 건다.

식품첨가물이 아토피피부염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식약청은 그 의문을 풀기 위해서 지난해 174명(소아 122명, 성인 52명)의 알레르기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을 했다. 피시험자에게 공급한 식품첨가물은 아토피피부염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받는 식용색소 적색 제2호· 황색 제4호·안식향산나트륨·글루타민산나트륨 등 7가지. 식약청은 시험 뒤 "시험 결과 둘 사이에 관련이 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정의 박명숙 실장은 "관련성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언제 어떻게 위해성이 확인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출처 : 시사인>

식품첨가물 만능시대, 적극적 소비자만이라도 알고 사먹자!!

관련해 일본 야마구치 대학 문리학부 화학과를 졸업한 뒤 '마법의 가루'라 불리는 식료첨가물 전문회사에서 톱세일즈맨으로 근무하다 자신의 가족도 소비자라는 것을 깨닫고 회사를 퇴사한 뒤 첨가물의 유해성을 설파하고 다니는 아베 쓰카사의 책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을 권했다.

친절하게도(?) 그리 어렵지 않은 이 책을 MSG(일본도 라면에 사용)+식품첨가물(단백가수분해물) 라면을 돈 주고 즐겨 사먹는 이글루스 블로거들이 꼭 봤으면 싶었다. 백색의 가루가 어떻게 라면스프로 변신하고 그 속에는 어떤 첨가물이 들어가는지 그리고 일일섭취량 운운하며 인체에 안전하다는 식품첨가물의 진짜 안전한지 의문을 잠시라도 품을 수 있게 말이다.

모리오카 시 인근의 S마을에서는 매일 저녁식사로 라면을 먹었던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이 사망했다. 아이의 부모는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저녁에도 일 때문에 바빴는지 아이는 어머니에게서 받은 용돈으로 매일 저녁 라면을 사서 끓여 먹었다고 한다..<중략>..모리오카 인근의 또 다른 지역인 T마을에서도 매일 인스턴트 라면을 먹었던 초등학생이 사망했다.

어머니도 라면을 좋아해서 박스로 사다 놓는 가정이었다고 한다. 같은 T마을 출신으로 도쿄의 유명 국립대학에 다니는 학생의 경우는, 아버지가 아들이 지내는 곳을 찾아갔을 때 방에 라면이 수북이 쌓여 있었는데 아들은 그것이 자신의 식사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아들의 식생활을 바꾸려고 주의를 주었는데 학생은 그 말을 듣지 않고 라면을 먹는 생활을 계속해 결국 입학 후 1년도 되지 않아서 사망했다고 한다. <출처 : 책 식원성증후군, p98-99>

특히 MSG를 비롯할 식품첨가물을 다량사용하는 가공식품들의 유해성 논란이 왜 일어나는지 알았으면 싶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식품첨가물은 처음에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 일일이 독성 테스트를 거친다. 테스트 결과 일정 기준에 충족된 물질만 허가해, 통상적인 식생활을 하면 첨가물을 섭취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MSG 자체는 안전하다'는 이글루스 블로거들이 한 가지 물질 MSG만 섭취했을 때다. MSG를 비롯한 수많은 '마법의 가루'를 동시에 소비자, 특히 체내서 유해물질을 해독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아이)에게 어떤 반응-영향을 줄지는 충분히 검토되어 있지 않다 한다. MSG라는 첨가물을 하나만 먹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도, 그외 다른 물질과 동시에 먹었을 경우 어떻게 될지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다.

또한 식품첨가물의 안전성 실험에도 문제가 있다 한다. 독성이나 발암물질 테스트를 할 때 인체에 직접 투여할 수 없으니 동물실험에 의존하는데, 사용량 기준도 동물 실험결과를 보고 판단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쥐에게 A라는 물질 100그램을 먹이자 죽었다면, 사람에게는 그 양의 100분의 1, 즉 1그램까지 '사용해도 좋다'고 결정하는 식이라 한다. 더구나 쥐와 인간은 생리-면역체계가 다름에도 어떤 물질에 대한 분해-흡수 능력이 쥐나 사람이 같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한다.

이에 저자는 식품첨가물의 허용기준이 아무리 법에 정해져 있다 해도, 100퍼센트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은 소비자 각자의 몫이라고 한다. 실제 한국의 경우 지난 2006년 9월 7일에야 '식품완전표시제'가 실시되었다. 식품에 사용되는 원료는 모두 표기한다는 원칙 말이다. 그 전에는 알지도 못하고 돈주고 그냥 사먹었다. 마법의 가루에 중독되거나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에 만성화 되거나 미각세포가 사퇴해 입맛이 왜곡된 이들처럼.

가공식품의 사용빈도가 높으면 높을 수록 반찬 양이 적어지면서 영양이 편중되며, 또 가공단계에서 본래 가지고 있던 영양소가 없어지거나 감소된다. 한정된 똑같은 맛이 많아 이런 음식을 오랫동안 먹다 보면 미각세포가 쇠퇴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가공식품에 다량의 식품첨가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출처 : 책 오염된 몸 320킬로그램의 공포. p92>

여하간 롯데라면 MSG논란에 대한 위 게시글은 단순히 MSG 자체의 유무해를 따지고자 한 게 아니다. 밥상을 더럽힌 가공식품 속 식품첨가물과 그것을 돈벌이로 사용하는 식품업체의 상술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하고 있단 거다.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마지막으로 첨가물 표기 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나는 만족할 수 없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MSG를 비롯한 식품첨가물을 평생 320kg이나 알게 모르게 돈주고 사먹는 바보짓에 동참할 수 없다. 한국에서 식품첨가물로 허가된 화학물질은 400가지가 넘는다.

* 참고문헌 :
-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아베 쓰카사, 국일미디어
- 오염된 몸 320킬로그램의 공포, 야마모토 히로토, 여성신문사
- 독소 : 죽음을 부르는 만찬, 윌리엄 레이몽, 랜덤하우스
- 죽음의 밥상, 피터 싱어, 산책자
- 식원성증후군 : 아이를 난폭하게 만드는 가공시품의 재앙, 오사와 히로시, 국일미디어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 지난 2003년 사단법인 후쿠오카도시과학연구소에서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의식과 실제로 식품을 구입할 때 행동에 대한 재미난 조사를 했었다 한다. 참고로 일본 식품첨가물의 생산량으로 계산해 볼 때, 국민 1인당 평균 중량으로 보면 10그램, 종류로 따지면 약 60종류의 식품첨가물을 먹고 있다 한다.

그 결과에 따르면 음식-식품안전과 건강, 농업을 고려한 적극형 소비자는 5.5%, 건강지향형 소비자는 16.6%였고, 무관심형 소비자와 분열형 소비자는 각각 23.0%, 52.4%였다 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 지난 2003년 사단법인 후쿠오카도시과학연구소에서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의식과 실제로 식품을 구입할 때 행동에 대한 재미난 조사를 했었다 한다. 참고로 일본 식품첨가물의 생산량으로 계산해 볼 때, 국민 1인당 평균 중량으로 보면 10그램, 종류로 따지면 약 60종류의 식품첨가물을 먹고 있다 한다.

그 결과에 따르면 음식-식품안전과 건강, 농업을 고려한 적극형 소비자는 5.5%, 건강지향형 소비자는 16.6%였고, 무관심형 소비자와 분열형 소비자는 각각 23.0%, 52.4%였다 한다.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2006


#식품첨가물 #MSG #롯데라면 #화학첨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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