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관광지에서 가장 흔한 차는?

스타렉스가 대세... 특정 구간에선 승합버스 독차지

등록 2009.09.30 09:45수정 2009.09.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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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의 수도 꾸스코에서는 이 승합차량을 수없이 목격할 것이다. ⓒ 박우물


거침없는 돌진-페루 관광가이드 차는 스타렉스가 대세

참 많다. 전에도 관광지에는 어김없이 몇 대씩 보였던 스타렉스 차량이 불과 2-3년 사이에 더 약진을 한 것 같다.

Cusco(꾸스코).

10여번을 오간 곳이지만 염전(Salina)을 찾아가는 길에 현지 택시기사랑 서로 몇 대나 스타렉스를 보는가 세다 중간에 포기했다.

"여기 페루 아냐? 한국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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뚬베스 기사들 또는 회사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 ⓒ 박우물


기사가 기분 띄워줄려고 하는 건지 그렇게 실없는 농담을 해댈 정도로 그 특정 차량이 눈에 띈다.

그러고 보니 마을간 이동하는 마이크로 버스가 남쪽 몇몇 도시들처럼 바뀐 것 같다. H-1류는 주로 관광객을 태웠고 기존 스타렉스는 설핏 스쳐 지날 때 보니 승객들 원주민 복장이 훨씬 눈에 많이 들어온다.


하긴 가난한 나라 페루의 마을버스라고 해서 매연 풀풀 풍기며 마냥 찌그러진 차체의 차량만 타고 다니란 법이 어디 있던가. 수도 리마의 매연 주범 중에는 우리나라 언제적 차종인지 모를 Asia 자동차들도 한 몫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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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뒷면의 MJ코리아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 ⓒ 박종호


그러다 일행분과 가벼이 농담을 하였다. 저 차량 뒤의 MJ Korea가 무얼 뜻하느냐며.

"혹시 현대 사장 MJ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요?"
"에이, 뭐 그럴려구. 근데 진짜로 저 약자가 뭘 말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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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뚬베스 차고지에서 대기하고 있는 스타렉스 차량. ⓒ 박우물


당신도 궁금한 모양이다. 전에 코스타리카에서도 차량 뒤 약자를 보고 궁금해했지만 한국인인 우리가 모르는 사항이다. 다이나믹 코리아, 스파클링 코리아, 렛츠 고 코리아 문구는 다소 보았지만.

꾸스코와는 동일 관광구역으로 잡는 뿌노 티티카카(Puno Titicaca) 호수 마을도 스타렉스 점유 현상이 터미널에서부터 확인된다. 소형인원을 싣고 국경을 오가는 승합차나 관광객용 가이드 차량을 단연 이 차종이 대체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에 볼리비아에 코빠까바나(Copacabana) 국경을 넘자 페루 쪽에서 제일 먼저 반겨주는 승합차량도 단연코 이 기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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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노 터미널 주차장에 서 있던 3대의 스타렉스, 우리가 막 출발할 때쯤 한대가 더 들어오고 있었다. ⓒ 박우물


페루 최 상단 뚬베스(Tumbes)는 이번에 개봉된 영화제목과 관광지로 유명한 망꼬라부터 삐우라까지 왕복운행 차량을 모두 스타렉스로 쓰고 있다고 각 승합버스 회사마다 현수막을 걸어보이며 자랑한다. 일단 시야에 잡힌 회사는 거의 100퍼센트 그렇게 보였다. 이 구간 회사들 모두의 차량으로 뽑힌 게 영업전략상 무슨 내막이 있는지는 몰라도 기업과 국가를 동일시 하는 경향이 강한, 별 수 없는 한국인인 나로서는 다소간 으쓱해지기도 한다.

곁길로 새는 이야기 같지만 작년 인터넷에 현대와 기아차를 경찰 순찰차량으로 500여대 무상 기증한 기사를 올렸더니 아마도 회사관계자로 보이는 분이 사실은 울며 겨자먹기였다고 댓글로 남긴 기억이 떠오른다. 어쨌거나 이해관계가 다른 회사에서 동일한 한국 현대 스타렉스만을 죄다 선택을 했다는 것은 뭔가 나름대로 사연이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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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스코 모라이 농경유적지에 주차된 차량. ⓒ 박우물


그러나 국경에서 몇 발자국만 내밀면 넘어가는 볼리비아는 어떤가?

없다. 국산차량을 발견하기가 아예 힘들다. 대사관 10년간의 부재라고도 보지만 지금껏 돌아본 중남미 어느 국가에서도 이렇게 국산차가 없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긴 기껏해야 페루 리마 인구만큼밖에 안되는 900만 미만이라는 국민 숫자로 보면 기업 처지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산차가 없다보니 부품 구하기가 힘들어 더 기피하는 악순환이 벌어졌다고 하니 호수와 정글이라는 표면적인 경계를 둔 옛 형제국가의 차량소비 구조가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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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회사마다 신형 차량 스타렉스를 내세우는 홍보에 열심이다. ⓒ 박우물


어쨌거나 페루에서는 오늘도 도시와 도시사이를 질주하는 차량들 속에 스타렉스 차량이 대부분임을 위안삼지만 자원외교를 표방하는 현 정부의 잰 발걸음만큼이나 볼리비아, 그중 우유니 같은 관광지에서도 도요타와 더불어 당당히 소금사막을 질주하는 스타렉스의 모습을 볼 날이 가급적 빨리 당겨졌으면 좋겠다. 

문화의 레일
관계의 레일
Rail Art 박우물의 라틴에 http://cafe.daum.net/latine

덧붙이는 글 | 개인 카페와 블로그


덧붙이는 글 개인 카페와 블로그
#페루 뚬베스 #페루 뿌노 #페루 꾸스코 #페루 스타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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