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있고 바다는 없는 볼리비아

페루에서 발견한 볼리비아 바다

등록 2009.09.10 10:30수정 2009.09.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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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계획이 없어 보이는 페루 령 볼리비아 바다에는 바다 새들만이 한가로이 활공중이다. ⓒ 박우물


볼리비아는 바다가 없다. 거창하게 태평양전쟁이란 명칭이 사용되지만 세계대전급이 아니라 칠레와 페루, 볼리비아 연합군 간 바다를 놓고 벌어진 전쟁에서 연합군이 패하고 그 일로 볼리비아는 아예 지도상에서 바다가 사라지는 비극을 겪게 된다.

그때가 1879년이다. 물론 페루도 지금도 심심찮게 영토분쟁을 일으키는 국경 따끄나(Tacna) 땅을 필두로 아리까 등의 영토를 다소간 빼앗겼지만 볼리비아처럼 아예 바다가 사라지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볼리비아는 바다로 나가는 길을 모색하기 위하여 바다는 아니지만 엉뚱한 파라과이 챠코지역을 놓고 전쟁을 준비하였다. 파라과이 강이 대서양으로 연결된다는 점 때문이었다.

전쟁은 1932년 시작되어 약 3년간 진행되었지만 볼리비아는 엄청난 사상자를 내고 전쟁을 접어야 했다. 고산지대 사람들이 저지대에 익숙치 못한 점도 있었고 파라과이 군을 너무 깔보고 전면공격만 하면 될 줄 알았던 무능한 지휘관의 오판 때문이었다 한다.

각설하고 그래서 볼리비아는 바다가 없다.
그런데 해군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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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노 티티카카 호수 볼리비아쪽에 위치한 해군 건물, 저 건물이 언제 정확히 기능을 발하고 제 위치를 찾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 박종호


뿌노 티티카카 호수는 페루와 볼리비아, 무엇보다 바다가 없는 볼리비아에게는 전투훈련도 할 수 있고 언제가 될 지 모르는 전투력을 증명할 장소로서 아쉬운대로 예서 주둔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중이다. 대부분 그 해군은 거의 써먹을 일이 없다고 보는 듯하다. 해군이 해야할 본연의 업무 대신 관광객들 주머니나 탐내는 불쌍한 신세로 전락했으니 말이다.

칠레에서 바다 없는 볼리비아를 배려해줄 생각은 아직까지 전혀 없는 듯하다. 물론 볼리비아는 칠레 이끼께(Iquique)라는 무역항을 통해 은 교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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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로에서 타크나 쪽으로 가는 해안도로판에 선명한 볼리비아 바다 표식. ⓒ 박종호


그런데 정말 볼리비아는 바다가 없는 걸까? 가재는 게편? 아니면 예전에 같은 페루였다는 연대감 때문인지 페루가 일로(Ilo)가 볼리비아 바다라며 구역을 정해준 것을 올 1월경에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우연히 발견한 표지판에는 볼리비아 바다라는 표식이 선명하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현 볼리비아 위정자가 알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용이나 개발계획이 전무하다는 것은 덩그라니 남아 있는 상징물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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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에 볼리비아 국기가 걸려져 있지만 인적을 발견하기 조차 힘든 평범한 바닷가이다. 이 상징물마저 없다면 전혀 볼리비아에 배당된 바다라는 생각은 안들 것이다. ⓒ 박우물


경제성과 교통 접근성이 떨어져서인지 어쩐지 이후로도 활용이 수월치 않아 보인다. 그래도 최소한의 페루측 배려로 할당된 바다를 활용할 생각은 왜 안하는지 궁금해진다. 바다를 빼앗긴 원한이 사무친 칠레 무역항은 그리 잘 이용하면서 부러 제공된 바다공간마저 외면하는 것은 어떤 정치적인 계산과 경제적인 복합성의 문제인지.


볼리비아.
바다없는 나라.
1억만년전 바다였다던 소금사막, 우유니 소금호수는 지금 바닷물을 배출하지는 않는다. 바다가 아닌 엉뚱한 민물호수에서 절치부심 대양을 향해 나갈 것만 고대하기 보다 주어진 바다라도 활용하는 것이 좋을 법한데 말이다.

박우물의 Latin愛 Latin에      http://cafe.daum.net/latine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와 본인이 속한 카페 블로그에 동시게재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와 본인이 속한 카페 블로그에 동시게재
#볼리비아 바다 #볼리비아 해군 #태평양 전쟁 #페루 일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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