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 만났을 때 그렇게 밝게 웃더니...

등록 2009.08.04 22:05수정 2009.08.0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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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련씨의 황토집 ⓒ 변종만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400m와 1500m를 2연패했던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가 타계했다는 소식이 일손을 놓게 한다. 지난 2월 산사랑의 '내 고향 산촌살이'에 해남군 계곡면 법곡리를 소개하러 마을에 들렀다가 마침 집에 계신다기에 처남인 이영배 이장님과 조오련씨 댁을 방문했었다.


1980년 부산 다대포에서 일본 쓰시마(대마도)까지 약 55㎞를 13시간16분 만에 헤엄쳐 대한해협 횡단에 성공했던 조오련씨는 한국 수영의 역사 그 자체였다. 이날 조오련씨에게 대한해협 횡단 30주년이 되는 2010년에 다시 대한해협을 횡단하며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겠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파도처럼 밀려오는 슬픔을 주체하기 어렵다.

대한해협 횡단에 대한 계획서를 건네주며 꼭 성공해 경제악화로 고생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겠다며 밝게 웃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데 마지막 꿈을 펼치지 못하고 떠나 너무 아쉽다. 그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니 이런 게 인생무상인가 보다.

무척 겸손하고 따뜻한 분이라 길손에 대한 예절도 깍듯했다. <산사랑> 3+4월호 기사의 말미에 '마을탐방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길손을 배웅하는 조오련씨를 보며 조오련씨가 대한해협 횡단을 성공리에 마쳐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주길... 기대해본다'는 글을 썼었다.

2009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국민들을 실망시킨 박태환 선수에게 따끔하게 충고를 해줄 수 있는 분이었기에 더 아쉽다. 박태환 선수도 "조오련 선생님의 뜻을 기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니 편안하게 영면하실 수 있으리라.

먼 곳에 있지만 마음 모아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말 몇 마디로 위로가 될 수 없겠지만 유가족들의 앞날에도 좋은 일만 함께 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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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곡리 표석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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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곡리와 흑석산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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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곡리 풍경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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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곡리의 다랭이 논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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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배 이장의 도시탈출 농장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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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배 이장님의 좌우명 ⓒ 변종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한교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한교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조오련 #계곡면 #법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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