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와 섬, 건축비 차이 얼마나 날까?

섬과 육지 ㎡당 건축비 ‘배’ 차이, 살기 팍팍

등록 2009.06.22 10:37수정 2009.06.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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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안락하며 포근한 섬. 겉으로 보기에만 그렇다. 실상은 불편 자체다. 하여, 섬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간다. 이러다 무인도가 늘어날까 걱정이다.

섬사람들 불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배를 타고 오가야 한다. 치료받을 병원도 변변치 않다. 아이들 학교 보내기도 힘들다. 제대로 된 문화시설도 없다. 이로 인해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지 오래다.

게다가 주거환경 개선비용도 만만찮다. 그렇다면 육지와 섬의 건축비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육지 ㎡당 건축비 200~250만 원, 섬 ㎡당 400~5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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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의 동도 마을회관을 짓기 위해 건물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 임현철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의 동도 죽촌 예를 들어보자. 이곳은 여수시 민간자본보조 예산 2억 원으로 마을회관을 지을 예정이다. 건축비에 대한 김유영(42) 죽촌 이장의 말이다.

"섬은 공원법이 적용돼 마음대로 집도 못 짓는다. 육지에선 평당 건축비가 200~250만 원인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섬은 배를 빌려 자재를 날라야 해 400~500만 원으로 껑충 뛴다. 또 건축기간도 상대적으로 길다. 섬에 사는 게 고달프다."

여수시 관계자도 "아직 동도 마을회관 설계가 들어오지 않아 ㎡당 건축비가 정확하게 얼마인지 알 수 없다"면서도 "섬 건축비는 육지에 비해 많이 들어가는 게 사실이다"고 밝혔다. 또 박 모(39) 건축사는 육지와 섬 건축비 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육지에서 주거 개념으로 건축할 경우 ㎡당 건축비는 200~250만 원이다. 하지만 섬은 도선 운임이 포함돼 ㎡당 400~500만 원이 들어간다. 그것도 자재가 부족할 때마다 수시로 운송해야 하고, 레미콘 차가 들어가는 것도 문제다."

살기 팍팍한 섬, 가두리 제작비 등도 만만찮아

섬에서 건축 시 비용 부담은 이뿐 아니다. 가두리 양식장을 만들 때도 똑같다. 동도 김경자(52) 씨는 현재 12.5m×12.5m(약 45평) 가두리 바지선을 제작 중이다. 그가 말하는 하소연이다.

"가두리를 만드는 비용은 2,300만 원. 자재 운송비만 500만 원이 들었다. 인건비도 육지에 비해 2~3만 원이 비싸고, 숙식도 제공해야 한다. 섬 건축비는 부르는 게 값이다. 그래도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 섬사람들은 애로가 많아 살기가 팍팍하다."

또 김영자씨는 "자재가 부족해 13만 원 어치를 더 사야했다."며 "그런데 자재 운반비가 6만 원 들었다. 이런 사정을 어디 하소연 할 곳이 없다"고 울화통을 터트렸다. 옆에 있던 사람들도 "섬 사정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면서 거들고 나섰다.

"물건을 택배로 보내는 비용이 5~6천 원이다. 여기에 여객선으로 보내는 운임 4~5천 원이 붙는다. 택배비에 운임까지 이중 부담이다. 이게 섬사람들 비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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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두리 양식장 바지선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도 육지에서 제작하는 비용을 훌쩍 뛰어넘는다. ⓒ 임현철


우리 영토 '섬', 국가가 가려운 곳 '박박' 긁어줘야

그렇다면 운임이 비싼 이유가 뭘까? 이들은 "예전에는 화물선이 있어 여객선과 경쟁관계여서 운송비가 지금보다 쌌다"며 "그러나 운영난으로 화물선이 없어지자 운송비가 비싸졌다. 여객선만 실어 나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안까지 제시했다.

"화물선이 있어야 도서민이 편하다. 정부가 운영하는 지정 화물선을 만들어 섬사람들 불편을 해소해줘야 한다."

여기에서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왜 섬에서 사느냐?'란 볼멘소리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상기해야 할 게 있다. 조선시대에는 사람을 억지로 섬으로 이주시켜 살게 했다. 왜냐면 영토는 사람이 살아야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일 분쟁으로 인해 독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독도를 유인화 하는 이유도 바로 '영토' 때문이다. 

이제 국가가 나서 섬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박박' 긁어줘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건축비 #거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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