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에 놀란 가슴 '돼지독감'에 화들짝

[뉴스 속 건강 84] 세계적 유행 가능성... "국내 아직 발견 안돼"

등록 2009.04.27 19:11수정 2009.04.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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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이하 돼지독감)'의 위력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이미 멕시코에서는 지난 26일(현지시간)까지 전국 1400명이 돼지독감 의심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고, 86명의 사망자 중 22명이 역학적으로 돼지인플루엔자가 직접적인 사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AP통신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멕시코의 인접국가인 미국에서도 20건의 돼지독감 감염이 확인된 가운데, 캐나다에서도 10명의 환자가 확인되고 유럽국가인 스페인과 프랑스, 그리고 오세아니아 지역의 뉴질랜드 등에서도 돼지독감 의심 환자가 보고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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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독감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확산 추세에 있습니다. ⓒ 동물살처분감시단

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독감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확산 추세에 있습니다. ⓒ 동물살처분감시단

 

질병관리본부는 25일부터 조류인플루엔자 비상방역체계와 연계해 인천공항검역소 등지에서 '인플루엔자 비상방역체계' 가동에 들어가는 등 국내에서도 신종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비상감시 체제를 가동하며 돼지독감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돼지독감으로 인한 인체감염 환자발생 사례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1918∼1920년 세계적으로 최대 4000만 명 이상 숨진 '스페인 독감'을 상기시키며 이번 돼지독감이 '대유행병'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멕시코와 미국에서 환자 발생이 증가하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우려 사안'으로 규정하며 우려를 나타내었고, WHO의 보건 안전·환경 담당 사무총장보인 후쿠다 게이지 박사도 "이 바이러스가 더 위험한 변종으로 변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조류독감에 이어 이번에는 돼지독감?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멕시코발 돼지독감 소식에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조류독감과 돼지독감은 각각 조류와 돼지에서만 문제가 되는 독감입니다. 하지만 감염된 돼지와 직접 접촉한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과 사람간의 전파는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돼지독감의 경우 조류독감과 돼지독감, 인간인플루엔자가 변이를 일으키면서 사람과 사람간의 전이가 가능해졌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돼지독감은 처음 등장한 생소한 질병은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76년 200명 이상이 돼지독감에 감염되어 1명의 사망자를 기록하였고, 지난 2005년에서 2009년 2월 사이에 12명의 환자가 발견되어 이중 1명이 사망한 기록이 있습니다.

 

돼지독감 증상, 일반 독감 증상과 같아

 

인플루엔자는 흔히 말하는 독감바이러스를 말합니다. 사람에게 인플루엔자를 유발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인데, 이번 돼지독감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즉 인플루엔자 균이 돼지를 거쳐 사람에게 옮아가는 케이스로 그 증상 역시 독감에 걸렸을 때와 유사합니다.

 

강철인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의 증상에 대해 "발열, 기침, 무력감,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일반적이고, 사람에 따라서 심할 경우 콧물, 인후통, 설사와 구토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강 교수는 "현재 국내에는 돼지독감이 유입되지 않았으므로, 해외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내에서 돼지독감이 창궐할 수 있으므로 방역활동과 같은 수의학적 대책이 요구된다"고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한편 독감의 전파를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손을 깨끗이 씻고, 호흡기를 통한 감염이 가능하므로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난해 조류독감 때와 같이 돼지고기 등의 식품으로는 전파가 되지 않으므로 돼지고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독감 바이러스는 70도 이상의 가열로 사멸하기 때문에 익혀 먹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작년 조류독감의 유행시기에 가금류의 소비가 급감했던 것과 같이 이번에도 돼지고기의 소비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치료제 250만 명 분뿐, 아직 부족해

 

독감 감염치료제인 '타미플루(성분명 Oseltamivir), 릴렌자(성분명 Zanamivir)'는 인간 독감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강 교수는 "지난해 조류독감에서도 효과를 보여 이번 돼지독감에서도 확실하게 증명이 된 바는 없으나 돼지독감 발병 48시간 내 투약하면 사망률을 낮추는 등의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독감치료제로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를 250만 명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비록 독감의 경우 예방접종을 통해 그 발병을 막고 있지만, 보통 독감 예방 접종은 연말에 새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투약하는 것으로 이번과 같이 갑자기 번지는 변종 돼지독감에는 아무런 효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이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도 27일 "치료제(백신)는 현재 250만 명분(전 인구의 5%) 있지만 좀 불안하다고 본다. 전 인구의 20%는 돼야 한다"면서 "예산 당국에 추가로 250만명분 살 돈을 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조류독감에 이어 올해 발생한 돼지독감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적절한 선제적 대응으로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돼지독감의 국내 상륙이 무위로 끝나기를 바랍니다.

2009.04.27 19:11 ⓒ 2009 OhmyNews
#돼지독감 #돼지인플루엔자 #조류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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