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사위 "내게는 4억원은 큰 돈이 아니다"

등록 2009.04.24 11:07수정 2009.04.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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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로 지난달 검찰 조사를 받은 조현범(36)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지난 3월 검찰 조사에서 "왜 '엔디코프' 같은 작은 회사에 4억여 원이라는 큰돈을 투자했느냐"는 질문에 "죄송하지만, 저한테는 별로 큰돈 아니거든요"라고 말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고 보도했다.

조현범 부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셋째 사위다. 4억 원이 큰 돈이 아니라는 대통령 사위 말을 듣고 88만 원 세대가 떠올랐다. 이들이 4억 원을 모으려면 몇 년이 걸릴까? 이자를 계산하지 않고, 산술적 계산으로 하면 41년 모으니 3억9688만 원이다. 40년 직장 생활은 힘든 시대이다. 그러니 88만 원짜리 인생은 평생 손에 만질 수 없는 돈이다.

물론 대기업 부사장에게는 4억 원이 큰 돈이 아니라 푼돈으로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한달에 88만 원 벌기도 힘들고, 몇 개월짜리 인턴도 되기 힘든 시대이다. 그리고 조 부사장 개인에게는 장인이자. 공적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이 보이는 행보를 아는 사람이라면 4억 원이 큰 돈이 아니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임금삭감을 통하여 고통분담에 나서자고 했다. 기업들은 '기업프랜들리' 대통령 말을 듣고 즉각 반응에 나섰고, 너나 할 것이 임금삭감을 부르짖고 있다. 임금이 깎여도 대기업에 취업을 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 서민들 삶을 팍팍해지고 있다. 한 달에 4만5천 원짜리 학원비를 내지 못하는 부모, 70만 원, 2월 0원, 3월 100만 원이 월급 통장을 손에 든 쌍용자동차 노동자, 일당 5만 원도 안 되는 공사판 인부, 100만 원 받는 몇 개월짜리 인턴 어느 일지라 하나 제대로된 돈 벌이 하나 할 수 없는 직장들이다.

물론 범죄 혐의를 벗기 위해 4억 원은 큰 돈이 아니라고 했을 수 있다. 또 조 부사장에게 4억 원은 진짜 서민들의 4만 원밖에 안 되는 푼돈일 수 있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4만 원은 아이들 한 달 학원비이다.

범죄 혐의를 벗기 위해서든, 큰 돈이 아니든 분명한 것은 4억 원을 큰 돈이 아니라고 스스럼 없이 말하는 이 땅의 자본권력의 도덕성이 얼마나 파탄 지경인지 그대로 보여준 말임은 분명하다.


4억 원은 큰 돈이 아니라고 한 조현범 부사장도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고통분담을 하자고 직원들을 닥달할 것이다. 과연 그 말을 마음에서 진심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직원들이 얼마나 될까? 아니 조현범 부사장은 고통분담을 말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다.
#조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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