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피로 그려진 피카소 그림들

[리뷰] 서울연극제 개막작 <피카소의 여인들>

등록 2009.04.22 10:59수정 2009.04.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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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제 개막작 <피카소의 여인들> 제30회 서울연극제 개막작으로 4월 16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브라이언 맥아베라 작, 폴 게링턴 연출의 <피카소의 여인들> 피카소와 함께 했던 여인들 중 4명의 모놀로그 드라마로 구성되었다. ⓒ 문성식

▲ 서울연극제 개막작 <피카소의 여인들> 제30회 서울연극제 개막작으로 4월 16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브라이언 맥아베라 작, 폴 게링턴 연출의 <피카소의 여인들> 피카소와 함께 했던 여인들 중 4명의 모놀로그 드라마로 구성되었다. ⓒ 문성식

 

역시 개막작다웠다. 서울연극제 개막작으로 지난 4월 16일부터 이번 주말인 26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피카소의 여인들>은 마치 잘 차려놓은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처럼 깔끔하고 맛깔스러웠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무대와 조명, 의상까지 빈틈이 없어 보였다. 즉흥변주로 연주되는 피아노 연주도 드라마의 묘미를 더해 주었다. 다만 모놀로그 드라마의 내면 깊은 심리 묘사 연기의 맛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관객이라면 공연 내내 졸지도 모르겠다. 그런 관객이 바로 내 옆에 있었다.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은 피카소의 생애에서 만났던 수많은 여성들 중 가장 깊은 관계를 맺었던 4명의 여인들이 각자 피카소와의 인연과 에피소드들를 관객들에게 털어놓는 모놀로그 형태를 취하고 있다.

 

브라이언 멕아베라 작, 폴 게링턴 연출인 <피카소의 여인들>은 원래 지난 2000년 에든버러페스티벌 초연 때 총 8명이 각각 다른 극장에서 1명씩 모놀로그를 하는 개별적인 작품들의 시리즈였던데 반해 이번에는 재클린 로크(김성녀), 프랑소와즈 질로(배해선), 마리떼라스 발터(이태린), 그리고 올가 코클로바(서이숙) 이렇게 4명의 여성이 한 작품에서 각각의 모놀로그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피카소와 함께 했던 여인들의 일화들을 통해 피카소가 그의 작품 활동을 함에 있어서 그 주위의 여인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고 또 피카소는 그 여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극중 프랑소와즈 질로라는 여인의 표현처럼 "피카소는 여인들의 피로 그림을 그린다"라는 짧은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즉, 피카소가 그와 함께 했던 여성들과의 사랑을 재료로 하여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킨 데 반해 그 여성들이 맞이한 결말들은 거의 하나같이 자살을 하거나 정신이상이 되는 등 비극적이었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모두 여성들의 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 내용들을 4인 4색, 4명의 여성들이 각각 다른 성격으로 인해 다른 에피소드들로 펼쳐내는 것이다.

 

우리가 대단하게 평가하는 피카소의 작품들이 하나같이 여인들의 피로 얼룩져 있다니! 이런 내막들을 알고나서 다시 피카소의 그림들을 보게 된다면 관객들은 과연 어떤 느낌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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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여인들 맨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마리떼라즈(이태린), 프랑소와즈(배해선), 재클린(김성녀), 올가(서이숙) ⓒ 문성식

▲ 피카소의 여인들 맨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마리떼라즈(이태린), 프랑소와즈(배해선), 재클린(김성녀), 올가(서이숙) ⓒ 문성식

#피카소의 여인들 #서울연극제 #폴 게링턴 #김성녀 #배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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