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직폭행으로 재산과 명예 날린 '모범' 경찰관

서울중앙지법 "징역 6월 선고유예…8500만 원 주고 합의한 점 등 참작"

등록 2009.04.16 17:13수정 2009.04.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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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 혐의로 체포한 지체장애인을 폭행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경찰관에게 법원이 거액의 합의금을 주고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 경찰관은 표창을 10회 받았을 정도로 모범 경찰관이었는데, 여죄를 캐기 위해 무리하게 수사하다가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에게 합의금 8500만원을 건네고, 또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아 재산과 명예를 날리게 됐다.

선고유예는 범죄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범죄인에 대해 일정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특정한 범죄 없이 경과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서울 00경찰서 소속 경찰관 김OO(45) 경사는 지난해 9월 28일 절도 혐의로 지구대에 임의동행한 서OO(43)씨가 약 30분간 자신의 인적사항을 제대로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 지명수배자이거나 더 큰 범행을 숨기기 위해 인적사항을 일부러 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김 경사는 겁을 줘 인적사항을 알아내겠다고 마음먹고, 발로 수차례에 걸쳐 서씨를 폭행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

이로 인해 김 경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제28형사부(재판장 김기정 부장판사)는 징역 6월에 선고유예 판결을 내린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범행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경찰공무원으로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위임받은 피고인이 절도 혐의로 조사받던 피해자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것으로써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범행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피고인이 피해자가 여죄가 드러날까 두려워 일부러 자신의 인적사항을 숨기고 있다고 잘못 생각한 나머지 무리하게 조사를 하려다 발생한 것으로서 범행 동기와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 등이 85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합의금을 지급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피고인이 18년간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10회 표창을 받는 등 모범적 근무태도로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해 온 점, 이 사건으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외에 징계를 받은 사실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개전의 정상이 현저하다고 보여 선고유예한다"고 판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에도 실렸습니다.
#독직폭행 #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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