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도 챔피언 돼야죠"

전 프로복싱 한국챔피언 서영섭씨의 이웃사랑

등록 2008.10.24 15:01수정 2008.10.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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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무역업을 하며 목포복지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서영섭씨. 7년 전부터 이웃사랑을 실천해 오고 있다. ⓒ 이돈삼


“어려운 환경에 있는 분들에게 작은 힘이나 되면 좋겠습니다. 이웃돕기로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습니다.”


프로 복싱 전 한국 웰터급 챔피언으로 현재 경기도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서영섭(48)씨의 말이다. 목포복지재단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가 7년 전부터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어 화제다.

노인시설에서 시작된 그의 선행은 아동시설, 저소득주민, 가정쉼터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는 틀니를 해주고, 소년소녀가장에게는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가정폭력으로부터 피해 입은 여성을 돕는데도 나서고 있다.

그의 이런 활동은 탯자리인 목포에 국한되지 않는다. 부산 송도에 있는 천사의 집, 전남 고흥 소록도 등 전국 10여개 시설에도 해마다 생활필수품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국군 장병들을 위해 7군단에 라면 등을 기탁하기도 했다.

그는 두 달에 한번 꼴로 목포에서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 이 일만큼은 언제나 만사를 제쳐놓고 한다.

“이때가 가장 기분 좋습니다. 포근해 하는 노인들의 미소가 다가올 땐 세상을 다 얻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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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섭 씨의 이웃사랑은 고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으로는 무료 급식소도 세울 계획이다.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 이돈삼


서씨가 이처럼 봉사활동에 열정을 쏟는 이유는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아픔을 후배들만이라도 겪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다.

“부잣집에서 태어났어요. 어린시절도 여유 있게 보냈죠. 그런데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업 실패와 그에 따른 충격으로 아버지가 세상을 등졌습니다. 국민학교 졸업과 동시에 생활전선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나이 14세 되던 해였다. 무작정 상경한 그는 서울 용산시장에서 버리진 나무상자를 모아서 재생해 파는 일로 생계를 꾸리기 시작했다. 그 이후 시쳇말로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다. 권투도 이 때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울분을 달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는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한때 프로 복싱 한국 웰터급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나름대로 사업 밑천이 생기자 음식점을 시작했다. 이를 발판삼아 유통업, 부동산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4년 전부터선 농수산물과 관련된 무역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 그러자 자신의 어려웠던 어린시절과 15년 동안 중풍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간절했다. 아동시설과 노인복지 시설을 찾아 나눔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초기에는 오해를 많이 받았죠. 혹시 다른 뜻이 있지 않냐 하는 것이죠. 그런 것 전혀 없어요. 가방 끈도 짧은 제가 무슨 욕심이 있겠습니까? 단지 어려운 사람들을 십시일반 도와주고 싶은 게 저의 순수한 마음입니다.”

경기도에서 사업을 하고 생활을 하면서 궂이 목포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애향심’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을 그리고 또 봉사활동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의 꿈은 갈 곳 없는 노숙자들에게 따뜻한 한 끼 식사라도 대접하는 것이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탯자리인 목포에 무료급식소도 세울 계획이다. 서 씨는 “저의 작은 마음이 어렵고 힘들게 사는 이들에게 미미하나마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영섭 #목포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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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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