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독교' 비하는 목사들 책임...대통령 두둔 안돼"

[인터뷰] 노우호 목사 "현 정부 종교편향정책 비판받아 마땅"

등록 2008.09.01 18:15수정 2008.09.0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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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라하우스 원장이며 샤론교회 담임 노우호 목사는 평소 교회의 지나친 기복주의에 대해 비평을 하고있다. ⓒ 진민용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에 대해 불교계의 대정부 법회가 전국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이들은 국가 정책자료의 수정과 어청수 경찰청장의 경질, 그리고 친기독교적인 발언 중지 등을 요구하면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고심하면서도 딱히 어떤 방안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해서는 자칫 불심을 달래려다가 기독교인들의 역풍을 맞을까 우려되고, 잦은 대통령의 사과가 국정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또 어청수 경찰청장의 경질에 대해서도 집회의 강경대응 외에는 딱히 경질의 사유를 발견하지 못한다는 게 고민이다.


그러나 기독교계 내에서도 불교에 대한 지나친 차별 또는 친기독교적인 모양새를 그리 반기지는 않는다. 종교와 정치를 철저히 구별하여 국정을 잘 돌봐주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기독교계의 지도자들에게서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에스라하우스'의 노우호 목사가 입을 열었다. 노 목사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늘날 분위기가 마치 과거 왕정통치 시대로 돌아간 듯하다" 며 "현대는 민주정치시대로 대통령이 국민위에 군림해서는 안 되며 국민이 주인 노릇을 하는 시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목사는 또한 "기독교계는 현재 정부와 철저히 거리를 두어야 한다"면서 "자칫 기독교가 장로 대통령에게 붙어서 뭔가 이득을 얻으려고 한다면 이는 매우 유치한 발상이자, 국가적인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인터뷰는 서면으로 이뤄졌으면 지난 주말 이메일로 질문을 보내 1일 오전 답장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의 취임 6개월을 어떻게 평가 하는가.
"먼저 기본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모든 권세는 위로부터 주어진 것이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권세가 위로부터 누구에게 주어진 것인지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과거 데오크라시(Theocracy), 즉 신권통치시대라 하여 구약시대 사사시대와 같은 시대는 하나님이 직접 통치했고, 뒤 이은 왕정통치 시대는 모든 권위와 권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왕에게 주어졌고, 이 때는 모든 국민이 왕에게 복종해야 하는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민정통치 시대, 이른바 데모크라시(Democracy) 즉 민주주의 시대다.

민주주의 시대의 모든 권세와 권위는 하나님께로부터 대통령이나 특정 지도자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주어져 있고 국민으로부터 나오게 되는 권위에 대통령이 복종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이야말로 모든 권세가 위로부터 즉 하나님께로부터 국민에게 주어진 것으로 알고 자기보다 위에 있는 국민의 말을 청종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왕정시대에 살고 있는 줄 알고 있다. 즉 주인 되는 국민들이 아직도 의식 속에 왕정치하에 살고 있을 때와 같이 노예적인 근성과 습성이 몸에 배어 있어서 대통령을 황제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주인노릇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공직자들이 거들먹거리고 국회의원들이 주인 되는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

또 언론들은 항상 국민의 편에 서서 권력을 감시해야 하지만, 오늘날 일부 언론들은 국민들을 무시하고 대통령과 권력의 편에서 떠드는 것을 보면 우리 국민들이 정말로 정신을 차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 아직도 상당수는 자신들이 주인이라는 것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 것 같이 보인다. 

심지어 기독교인들까지, 아니 목회자들까지도 아직까지 인식이 되지 않는 것같이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온 국민이 이러한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세월이 필요하다. 우선 우리 그리스도인들, 특히 목회자들부터 국민들과 성도들을 일깨워 국민의 주권을 지킬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의 종교편향에 대해 불교계와 일부 시민단체가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이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시며, 향후 이명박 대통령이 불교계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보나.
"기독교인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조심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대통령이 지나치게 기독교인들을 중용해서는 안 된다.

둘째, 교회가 대통령 편에 서서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권위가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만약 교회가 대통령 편에 서서 대통령을 두둔하는 유치한 소리를 함부로 하다가는 대통령과 교회가 동반 추락할 수 있다.

교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을 받으려면 대통령이 잘 못을 저질렀을 때 교회가 먼저 대통령에게 고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엄연하게 잘 못을 저질러 놓고는 구구하게 변명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해대고 교회는 그러한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게 되면 국민들은 교회를 멸시하게 될 것이다.

셋째, 기독교 언론인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세상 언론보다는 기독교 언론이 좀 더 예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엄연히 잘 못했는데도 어떤 언론이 이에 대하여 침묵하고 있거나 심지어 그러한 정권 편에 서서 두둔하고 있다면 그러한 언론은 이미 어용언론이거나 타락한 언론으로 전락한 것이다.

또 불교계가 들고 일어나는 것 또한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들이 그렇게 민감한 반응을 일으킬 만한 원인은 없었다고 본다. 불교인들 또한 석가모니의 가르침대로 그러한 세속적인 집념에서 초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뉴라이트 회원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뉴라이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며, 또 이들의 친 이명박 정부와의 관계형성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어떠한 단체든지 정권에 유착되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그것이 시민단체든지 기독교 단체든지 경제단체든지. 정권과 유착되면 그 순수성을 망각할 위험이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또 '뉴라이트'라는 말 자체가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이제 와서 무슨 '새로운 빛'을 만들어 어떻게 연합해서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들이 대통령을 어떻게 도울지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지금까지의 태도로 봐서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기왕이면 대통령을 잘 도와서 제발 국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떤 정권이 정직하고 성실하다 할지라도 교회는 정권의 편에 서서는 안 된다. 교회나 어떤 종교가 정권에 가까이 하는 모습은 세인들의 눈에 결코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교회 지도자들이 인식해야 한다. 어떤 정권이든지 국민전체의 지지를 받는 정권이란 있을 수가 없다. 따라서 종교가 어떤 정권 편에 서게 되면 국민들 중에 그 정권의 반대편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지금의 기독교가 한나라당 편에 선다든지 아니면 대통령이 기독교인이라고 대통령 편에 서서 뭐라고 떠들게 되면 이 정부나 여당, 그리고 기독교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 70% 내지 80%가 기독교를 욕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기독교를 정부 이하의 단체로 취급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교회가 정권을 편들어 떠들어 대는 행위는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뉴라이트 운동이라든지 기독교 정당이라든지 결과는 다 마찬가지다. 교회는 땅에 있는 하나님의 나라 기관이다. 모름지기 교회는 정권을 초연하여 정부에 고언을 하는 위치에 남아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기독교가 '개독교'라는 비하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데, 그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며 오늘날의 기독교가 세상과 어떻게 소통해야 한다고 보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써 참으로 부끄럽다. 교회가 이렇게까지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게 된 원인을 몇 가지 생각해 본다. 지난 2000년 동안 기독교의 신학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목회자들이 신학을 하지만 성경을 거의 배우지 못하고 졸업을 한다. 그 결과로 목회자들이 성도들의 마음속에 진리를 심어주지 못했다.

많은 목회자들이 기복주의와 신비주의 교회성장주의 목회성공주의에 물들어 있어서 지금은 종파형 교회의 온갖 부조리를 다 보여주고 있다. 예수교도 아니고 기독교도 아니고 거의 목사교와 같은 모습으로 전락했다. 작금의 우리 기독교가 사회에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 것이 없었다. 집회문화를 비롯하여 기독교 문화가 품위가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아마도 길 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 한결같은 대답을 듣게 될 것이다. 세속적이고 이기적이며 품위 없는 종교를 꼽으라면 기독교를 들게 될 것이다. 교회는 마땅히 좀 더 조용하고 경건해야 하고, 영원토록 권력의 편에 서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일반인들이 교회에 대한 비판을 할 때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십일조와 헌금에 대한 것인데, 성경에서 말하는 십일조와 헌금의 개념은 무엇이며, 오늘날 교회가 과연 성경에 입각한 헌금정신을 따르고 있는지 어떻게 평가하나.
"십일조(十一條, Tithe)는 히브리어(maaser), 헬라어 dekate, 영어 Tithe로 하나님께 드리는, 수입의 십분의 일. 원어의 뜻은 '십분의 일'이다. 농산물, 가축, 전리품 기타의 소유의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드리는 관습은 고대부터 행해져 왔다. 토지의 소유주이신 하나님께 헌물을 하는 것은 땅의 소산을 주신데 대한 감사와 동시에, 다음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뜻도 포함되어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왜 십분의 일의 비율이 택해졌는지, 그 이유는 분명치가 않다. 아브라함이 전리품의 십분의 일을 살렘왕 멜기세덱에게 주고(창14:20), 야곱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소유의 십분의 일을 드릴 것을 서약한 것도, 이 습관에 의한 것이었다(창 28:22). 나중에 이스라엘에 있어서 레위 지파는 종교적 봉사 위해 성별되고, 토지를 소유하는 대신에 십분의 일이 그들의 소득으로 되었다(민 18:21).

마카비시대에는 모세율법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십일조에 대한 언급도 있다(마카 3:49). 신약시대에는 바리새인은 십일조의 이행을 자랑했다(눅 18:12). 그들은 성서에 지정되어 있지 않는 농작물에 대해서까지 십일조를 드렸다(마 23:23,눅 11:42). 히 7:4에는 레위인의 선조인 아브라함이 그리스도의 예표가 되는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드린 사실을 들어, 그리스도의 제사장권이 레위적 제사장권보다 승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신약에서는 전체로 보아 이 율법은 표면에 나와 있지 않다.

헌납이라는 점에서는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제물)로 드리라]는 전체성헌(全體聖獻)으로서 심화(深化)되고(롬 12:1), 그 쓰는 방도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생활하는 헌신자의 급여와 자선의 2면(二面)을 포함한 것으로서, 모세의 율법의 지시에 따르고 있다.

십일조는 종교를 생계로 살아가는 사명자들을 위한 수단

십일조의 정신, 물질 자체 뿐 아니라 인과 의와 신을 포함한 믿음의 균형잡이로 신약 시대에도 생업을 갖지 않고 거룩한 일에만 헌신된 사람들이 있다. 목사들과 전도사들, 선교사들이 그렇고 그 외에도 교회 사무원 운전기사 등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위하여 아무런 직업을 갖지 않고 하나님의 집에서 일하는 분들이 있다.

십일조는 율법에 의해서만 드리는 것이 아니라 율법이 오기 오래 전부터 있었던 제도다. 율법 이전에 아브라함이 십일조를 멜기세덱이라는 제사장에게 바쳤다. 아브라함이 멜기세덱 제사장에게 십일조를 드렸던 것처럼 오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처럼 믿음을 가진 우리가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 예수님 즉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 영원한 대 제사장이 되시는 예수님께 십일조를 드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십일조를 드리게 되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이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수납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헌신한 사역자들을 위하여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십일조를 폐하라 하신 일이 없었다.

다음 성경 구절을 보고,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것은 무엇이며, 저것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면 간단하게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 23:23)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바 의와 인과 신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

(노우호 목사는 경남 마산 샤론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경남 산청군에 위치한 '에스라하우스' 원장으로 30년 이상을 매월 정기적으로 '성경통독' 집회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CTS를 통해 '성경의 힘'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종교편향 #개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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