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명박산성'이 있다면 공주에는 '공산성'이 있다

백제시대 '공주' 지킨 공산성

등록 2008.06.12 09:15수정 2008.06.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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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명박산성’이라 불리는 컨테이너가 광화문 세종로에 세워졌다. 명박산성이 길 가운데에 자리 잡아봤자 국민들의 열망과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또 다른 산성은 천혜의 요새로 적군들의 의지를 꺾고 외적을 막아낼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공산성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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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 ⓒ 김한나

공산성 ⓒ 김한나
 

 공산성은 공주시 금성동과 산성동에 걸쳐 있는 공산(公山)에 축조된 고대 성곽이다. 산 전체가 성곽과 그 관련 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웅진성, 쌍수산성, 공산산성, 공주산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공산성은 1963년에 사적 제12호로 지정되었다.

 

 공주는 북쪽으로 차령산맥이 막고 있고, 금강이 띠를 두르며 흘러가고 있고, 동쪽으로는 계룡산이 뻗어 신라로부터 공주 일원을 방어해 주는 천혜의 요새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서해가 가로놓여 있고, 남쪽으로는 곡창인 호남평야를 끼고 있어 이 또한 명당이다.

 

금강을 이용한 방어선과 해운교통은 피난 수도로서의 지리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공산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강쪽으로 절벽에 가까운 급한 경사를 이루어 적군이 강을 건너 침략하기 어려운 산세일 뿐 아니라, 강의 깊이가 깊고 넓어 다가오는 적을 궤멸하기에 좋은 지리 요건을 잘 갖추고 있었다.

 

 당시 공주(웅진)가 백제의 왕도가 된 것은 고구려의 남진정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장수왕이 3만여 군사를 이끌어 내려왔고, 백제는 개로왕이 죽임을 당하는 굴욕 끝에 한성을 내주고 남하하게 된다. 개로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문주왕은 남하를 계속하다 공주 땅에 이르러 도읍을 정하게 된다.

 

 백제 문주왕 원년(475) 위례성에서 이곳으로 도읍을 옮겨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을 거쳐 성왕 16년(538)에 부여로 옮길 때까지 5대에 걸쳐 64년간 왕도를 지킨 이 공산성은 북으로 금강이 흐르는 해발 110m의 능선에 위치하는 천혜의 요새로서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 정도의 장방형을 이루고 있다.

 

성곽의 총 길이는 2,660m로 외성을 제외하면 2,193m가 되며, 토성과 석성으로 구분해 보면 토성은 735m, 석성은 1,925m로 석성이 전체 산성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산성은 능선과 계곡을 따라 쌓았으며 원래는 토성이었으나 조선 선조와 인조 때 대부분 현재와 같은 석성으로 개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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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 ⓒ 김한나

공산성 ⓒ 김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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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 ⓒ 김한나

공산성 ⓒ 김한나
 

 성 안에는 웅진도읍기로 추정되는 왕궁지를 비롯해, 고려시대 때 창건한 영은사, 조선시대 인조대왕이 이괄의 난을 피해 머물렀던 쌍수정과 사적비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산성의 성벽을 따라가면 진남루 공북루의 남북 문루와 암문, 치성, 고대, 장대, 수구문 등의 방어시설이 있으며, 이외에 쌍수정, 명국삼장비, 쌍수산성사적비, 영은사, 연지, 임류각지, 군창지, 만하루지 등이 남아 있다.

 

 그리고 공산성에서는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여름 우기만 제외하고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 ‘웅진성 수문병 근무교대식’이 열린다고 한다. 이 행사가 열리는 날에는 백제의상을 전시해 놓아 왕과 왕비의 옷을 입고 기념촬영을 할 수도 있으며 활쏘기와 투호놀이 등 전통오락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이번 주말 시간을 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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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 공산성 사진들을 영상으로 만들어 봄 ⓒ 김한나

▲ 공산성 공산성 사진들을 영상으로 만들어 봄 ⓒ 김한나
#공산성 #김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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