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음악 다운로드 '맹주' 애플에 거센 도전

DRM 프리 돌풍으로 디지털 음악시장 판세 바꾼다

등록 2008.04.23 10:40수정 2008.04.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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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MP3 다운로드 홈페이지 ⓒ 아마존닷컴


세계 최대의 인터넷 종합 쇼핑몰 아마존이 '아마존 MP3'로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 뛰어든 지 7개월 만에 이 시장의 맹주 애플의 아이튠즈를 크게 위협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9월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 늦깎이 신입생으로 첫 선을 보인 아마존은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Digital Right Management) 기술이 걸리지 않는 이른바 DRM 프리를 앞세워 단숨에 업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DRM 프리를 이용한 아마존의 급속한 성장은 앞으로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서 DRM 프리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오게 했다.

DRM 프리 음악 파일, 애플 200만 곡 vs 아마존 450만 곡

사실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 DRM 프리 음악을 처음 소개한 것은 아마존이 아니라 애플이다. 지난해 초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DRM 폐지를 제안한 것을 계기로 애플은 세계 4대 음반 회사 중 하나인 EMI와 함께 업계 최초로 DRM 프리 음악의 판매를 시작했다. 아이튠즈를 통해 비틀즈 노래를 제외한 EMI의 전체 음악 목록을 DRM 프리로 서비스하면서 DRM 프리 경쟁의 포문을 연 애플은 2007년 말까지 아이튠즈에서 제공하는 음악파일 50%를 DRM 프리로 적용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애플의 야심찬 계획은 세계 4대 음반 회사 중 EMI를 제외한 다른 3개 음반회사들의 반발로 불발로 그치고 말았다. 애플이 EMI의 DRM프리 파일만을 서비스하며 다른 음반사들과 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사이 아마존은 EMI는 물론 워너뮤직(Warnermusic), 소니BGM(Sony/BGM), 유니버셜뮤직(Universalmusic) 4대 음반사들과 잇달아 DRM 프리 음악 공급 계약을 맺고 재빨리 서비스를 시작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세계 주요 음반회사들이 DRM 프리 음악 서비스 회사로 애플보다 아마존을 선택한 이유는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너무 강해, 인터넷 음악 시장의 주도권이 애플에 넘어가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애플의 영향력을 견제할 목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애플의 시장 지배력이 점차 커질수록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유통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커지는 반면, 자신들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음반 회사들이 아마존을 통해 애플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조치로 보인다.

이러한 음반회사와 애플의 역학관계의 틈바구니에서 아마존의 MP3 스토어는 세계 4대 음반 회사의 음악 파일을 디지털 저작 관리 기술에 걸리지 않는 DRM 프리 파일로 제공하는 유일한 업체로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음악 파일의 수는 600만 곡으로 450만 곡을 보유하고 있는 아마존에 비해 앞서고 있지만, DRM 프리로 제공되는 음악 파일의 수는 애플이 200만 곡으로 450만 곡을 보유한 아마존보다 적다. 디지털 저작 관리 기술이 걸려 있는 DRM 음악 파일은 특정 MP3 플레이어에서만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DRM 프리 음악 파일은 모든 MP3 플레이어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쉽게 복제도 가능해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마존, 올해 DRM 프리 디지털 음악 파일 세계 진출 표명

아마존은 지난 연초에 그동안 미국 내에서만 제공해오던 DRM 프리 디지털 음악 파일 판매 서비스를 올해 안에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혀, 디지털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애플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작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아마존 디지털 음악 판매 부문 부사장인 빌 카르(Bill Carr)는 "그동안 전 세계 아마존 이용자들로부터 수천 건의 DRM 프리 음악 파일 관련 이메일을 받았다"며 거의 대부분의 이메일은 아마존 MP3 스토어의 해외 시장 서비스가 언제부터 가능한지를 묻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전 세계 아마존 이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아마존 MP3 스토어의 인터내셔널 서비스가 이미 자국어로 자체 아마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연내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MP3 스토어의 해외 시장 서비스 대상 나라로 캐나다,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중국, 일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아마존의 계획대로 DRM 프리 디지털 음악 서비스를 올해 안에 세계 시장으로 확대하게 되면, 디지털 음악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아마존은 애플에게 상당히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의 MP3 스토어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은 인터넷 웹페이지에서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애플은 아이튠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지만 아마존 MP3 스토어 서비스는 인터넷 웹페이지에서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용이한 접근성과 서비스 이용의 편리성으로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아마존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 유통업체를 십분 활용해 전 세계에 정기적으로 아마존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수많은 이용자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잠재적인 아마존 MP3 스토어의 이용자들로 아마존이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애플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DRM 프리 음악 파일 한 곡당 89센트 판매

많은 전문가들은 디지털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아마존이 애플에게 위협적인 경쟁상대로 부상하고 있다는 데 대체로 공감한다. 이러한 아마존의 급부상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DRM 프리가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한편, 아마존의 맹추격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애플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아이튠즈를 통해 자신들이 제공하고 있는 음악파일에서 DRM를 제거하는데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쟁을 통해 머지않은 미래에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DRM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두 회사의 경쟁으로 인해 디지털 음악 파일의 가격이 점차 하락해 DRM 프리 음악 파일이 한 곡당 89센트(한국 돈 약 9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인터넷에서 구입한 DRM 프리 음악을 MP3 플레이어를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고, CD에 저장해 소장도 할 수 있게 됐다. 애플과 아마존의 한 치의 양보 없는 뜨거운 경쟁이 소비자의 이익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반가울 따름이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미네소타 주립대학교 매스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기사는 미디어 미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진봉 기자는 미네소타 주립대학교 매스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기사는 미디어 미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DRM-FREE #아마존 #애플사 #MP3 #디지털 음악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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