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한결같은 쌀 보내기

양산시 삼호동 정상모 씨 “봉사 자체가 힘나고 즐거운 일”

등록 2007.11.20 11:30수정 2007.11.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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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째 묵묵히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정상모(왼쪽)씨. 서창동 노인회 박전수(오른쪽) 분회장과 함께. ⓒ 홍성현

35년째 묵묵히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정상모(왼쪽)씨. 서창동 노인회 박전수(오른쪽) 분회장과 함께. ⓒ 홍성현

지난 13일 정상모(67, 양산시 삼호동)씨가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서창동주민센터에 20kg들이 쌀 150포(585만원 상당)를 전달했다. 해마다 두 차례씩 어김없이 불우이웃돕기에 앞장서온 정 씨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웃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듬직한 체구로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정 씨가 이웃사랑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벌써 35년째다. 1972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소년소녀가장, 장애인시설, 노인시설 등에 쌀과 성금을 전달해 왔다. 지금까지 정 씨가 나눠준 쌀과 성금을 모으면 2억원이 넘는다.


어릴 적 먹을 것이 없어 겪었던 배고픔의 고통이 지금의 봉사활동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정씨는 해병대 112기 출신이다. 현재 해병대전우회 고문이기도 한 그는 ‘앞으로 할 일은 불우이웃돕기와 봉사활동’이라는 신념으로 똘똘 뭉쳐 있다.

 

정 씨는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며 “한번 시작한 봉사활동도 영원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쌀 전달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지키는 든든한 할아버지 역할도 해왔다. 지금은 비록 건강이 나빠져 못하고 있지만 지난 15년간 양산시 서창초등학교 앞에서 매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나와 교통정리를 해왔다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아름다운 삶은 살던 그에게 2004년 느닷없이 심근경색이 찾아왔다. 갑자기 쓰러진 그는 서울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의 오랜 입원 끝에 심장박동기에 의지해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건강악화라는 시련도, 치료과정에서 4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 고통도 이웃사랑에 대한 그의 의지를 막지 못했다. 오히려 더 큰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됐다.

 

정 씨는 “하느님이 불우이웃돕기를 더 하라는 뜻으로 아직 안 데려갔나 보다”라며 “새로 주어진 인생에서 불우이웃돕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그는 경남도지사 표창과 양산시장 표창을 비롯해 각 단체에서 수많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 씨는 “상을 받는 것보다 봉사하는 그 자체가 힘이 나고 즐거운 일”이라며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 씨의 이런 활동은 지역사회에서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며 존경받고 있다. 서창동 노인회 박천수 분회장은 “정씨는 지역사회에 많은 도움을 주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며 "젊은 사람들의 본보기가 될 만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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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정상모씨가 양산시 서창동주민센터에 20kg들이 쌀 150포를 전달했다. ⓒ 홍성현

지난 13일 정상모씨가 양산시 서창동주민센터에 20kg들이 쌀 150포를 전달했다. ⓒ 홍성현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 207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11.20 11:30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 207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쌀 전달 #정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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