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절반 "교사가 모욕감 주는 말 자주 한다"

전교조 경남지부, '학생의 날' 맞아 마산·창원지역 중·고교생 설문조사

등록 2007.11.02 13:44수정 2007.11.0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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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생 절반 정도는 “교사가 학생에게 모욕감을 주는 말을 자주 한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지난 10월 19~25일 사이 마산·창원지역 학생 404명(중학생 134명, 전문계 고 130명, 일반계 고 1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제78주년 학생의 날’을 하루 앞둔 2일 발표했다.

 

학교에서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체벌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46.6%였으며, 특히 전문계 고교생 67.9%가 ‘그렇다’고 답해 중학생과 일반계 고교생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말을 자주 하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는 응답률은 49.3%였다.

 

“교칙에 학생의 권리를 잘 반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65.8% 학생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칙이나 학생 관련 규정을 만드는데 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한다”는 부정적 답변이 63.3%였다.

 

'자살 충동 느낀 적 있나'에 28% '그렇다'

 

“소지품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는 답변은 66.3%였고, 전문계 고교생 응답율은 77.7%로 높은 편이었다. 두발이나 복장이 불량한 이유로 체벌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57.7%인데 반해 일반계 고교생 비율은 65%로 높은 편이었다.

 

“학교에서 벌이나 징계를 받을 때 선도협의회 등에서 자신을 변호할 기회 등 절차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모른다’는 대답은 86.9%였다. 이 질문에 일반계 고교생의 응답은 94.3%로 높게 나타났다.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28%의 학생이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여학생 응답율은 34.9%로 높은 편이었다. “어떤 이유로 자살충동반응을 보였는가”라는 질문에 ‘성적문제’라고 답변한 학생이 34.5%로 가장 많았다.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협약의 내용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95.3%의 학생이 ‘모른다’고 답했으며, “학생이 잘못 했을 때 교육적인 차원에서 ‘체벌’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63.3%로 의외로 높았다.

 

“학생들은 자기 권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64.3%로 나타났지만, 의사 결정권과 참여권을 활용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판단 비율은 52%로 나타났다.

 

학생의 인격 침해로 생각하는 요소(개별 답변)에는 ▲‘두발․복장 규정’에 96.2%, ▲‘체벌’에 66.9%, ▲‘학생회에 예산 결정권이 없다’에 64.7%, ▲‘생활 규정 개정 시 학생 의견 미반영’에 57.1%, ▲‘소지품 검사’에 54.3%의 응답율을 보였다.

 

학생인권과 관련하여 교사의 행동 가운데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 문항에서는 교사들의 ▲‘거친말’에 27.7%, ▲‘핸드폰 시용 금지’에 23%, ▲‘체벌금지’에 11.6%, ▲‘학업성적으로 무시하는 태도’에 10.6% 비율을 보였다.

 

청소년의 권리를 신장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어리다고 청소년을 무시하는 어른’에 35.4%, ▲‘입시위주의 교육환경 개선’에 22.5%, ▲‘청소년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 마련’에 20.8%가 대답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UN아동․ 청소년 협약(제12조)에는 ‘어른이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릴 때 우리에겐 우리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리고 어른은 우리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며 “그러나 우리 교육현실은 입시 중심의 치열한 경쟁논리에 휘둘려 학생인권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우리가 주인’, 진주·마산·창원·사천 등 다양한 행사

 

전교조 경남지부는 학생의 날을 맞아 “학생인권, 교육주권, 우리가 주인다”는 제목으로 다양한 행사를 연다.

 

전교조 진주중등·사립지회는 3일 오후 1시 진주산업대 실내공연장과 야외마당에서 "제78돌 학생독립운동기념일 맞이 2007 진주 교사․학생 대동한마당 ‘희망 1318’" 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는 ‘우리의 권리 당당하게’와 ‘우리가 만드는 참세상’, ‘더 큰 하나를 위해’(통일 사진전), ‘신나는 메이크업 나를 꾸며라’(진주국제대 미용예술과), ‘학생독립운동 체험 마당’, ‘우리 모습 사진공모전’, ‘우리들의 건강과 바른 먹을거리’ 등의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또 박경화 창원신월중 교사가 “우리 서로 소통하는 마당“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우리 서로 어깨걸고 희망1318“이란 제목으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전교조 창원중등지회도 같은 날 오후 2시 창원전문대에서 “학생의 날 기념 창원 청소년 한얼제와 참교육 한마당” 행사를 연다. 인권퀴즈와 백일장, ‘디카와 함께 하는 학생인권’, ‘서명운동’, ‘만화 완성하기’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전교조 마산중등지회도 같은 날 오후 2시 경남대 1018민주공원에서 같은 행사를 연다. 만화벽화 그리기와 ‘우리가 바라는 학교·사회는요’ 전시, 인권 자료 전시, 영화 “별별 이야기”(국가인권위원회 부산지부) 상영 등이 열린다.

 

사천지회도 3일 오후 4시 사천시종합사회복기관에서 ‘개막식 길놀이’와 ‘사물놀이’ ‘촌극’ ‘우리들의 생각 설문’ 등의 행사를 열고, 산청지회는 오는 17일 진주 롯데시네마에서 “얘들아~ 우리의 날이다”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연다.

2007.11.02 13:44 ⓒ 2007 OhmyNews
#학생의 날 #체벌 #중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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