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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팬들은 '확실한 팀컬러' 원한다

[프로야구] 지엽적 개혁 아닌 확실한 개혁 필요해

07.10.16 18:09최종업데이트07.10.1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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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승 3무 68패(7위)

타율 .270(2위) 방어율 4.12(5위) 실책 82(최소 4위) 홈런 76(7위) 도루 67(6위)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부산팬들의 바람은 결국 올시즌에도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말았다.

 

어찌 보면 이 롯데팬들에 비하면 앞에 다뤘던 기아팬들의 안타까움은 '행복한 투정' 정도로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9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단 한번도 4위 이상을 가본 적이 없으며, 그나마 00년 준플레이오프(*덧붙이는 글 참고) 패배 이후로는 4강은 커녕 5할 승률조차 요원한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01~07간의 7시즌 동안 꼴찌가 4번, 7위가 2번이다. 이렇게 오랜기간 동안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못하기는 82~88년의 삼미/청보/태평양과 타이기록이며, 5할승률을 이렇게 오래 기록하지 못한 것은 롯데가 유일하다. 기아팬들의 마음이 '안타까움'이라면, 롯데팬들은 이제 '달관'의 경지로 들어선 이들도 있다. 올시즌 롯데의 가을야구를 막은 것은 무엇일까.

 

용두사미 07시즌

 

롯데의 출항은 최근 몇년중 가장 산뜻했다. 첫경기부터 6-0 완승을 거두는등 현대와의 수원 3연전을 싹쓸이하며 출발한 것이다. 이 후에도 젊은 선수들의 어이없는 실수로 패한 경기도 몇 있었으나, 순위권은 유지해 나갔기 때문에 '경험이 약'이라며 크게 괘념치 않는 분위기였다. 최향남 이상목이 기대에 못미치기는 했으나 손민한 염종석이 초반 연일 든든한 피칭을 보여주고 타선에서도 이대호 이외에도 이승화, 정보면 등 젊은 타자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5월4일에는 홈에서 이대호가 특급마무리 오승환에게 끝내기홈런을 날리기도 하는 등 초반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사직구장은 연일 2만 이상의 관중이 들어찼다. 게다가 임경완-최대성-카브레라는 롯데 역사상 없던 '필승계투'노릇을 하며 '올해야말로 '설레발'이 아니구나'하는 기대를 낳게 했다. '강병철 감독이 롯데에 3번째 우승을 가져다 줄지도?'하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일단 4강에 들어서기만 하면 어느 팀보다도 무서운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이 바로 롯데였기 때문에.

 

그렇게 순항하던 롯데에 이상징후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5월 18~20일 한화와의 홈3연전. 임경완 최대성 카브레라를 모두 투입하고도 연장에서 한화에 역전패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사직구장에 잔뜩 들어찬 관중들 앞에서 스윕당하는 수모를 겪었고, 시즌 처음으로 5할승률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광주 기아전에서도 필승계투를 투입하고도 연장에서 기아에게 역전패했다. 롯데의 2007시즌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다음주 홈에서 또다시 한화에게 스윕을 당하자, 롯데팬들의 분위기는 서서히 험악해지기 시작하더니 잠잠하던 강병철 감독에 대한 비난도 다시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장타력이 기대에 못미친 호세를 퇴출시키고 영입한 E.리오스(.231 2홈런 17타점)는 지난해의 존갈을 연상시키는 타격으로 팬들의 빈축을 샀으며, 단독견제를 받게 된 이대호는 점점 고단해져갔다. 부진하던 최향남이 모처럼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으나 손민한, 염종석이 부진하기 시작했다.

 

롯데는 6월 8, 9일 사직 현대전에서 2연패를 당하며 단 한번도 5할 승률로 올라서지 못했으나, 포스트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전반기가 끝나자마자 리오스를 04년 맹타를 휘둘렀던 페레즈로 교체했으며, 별 활약이 없던 박석진 손인호를 LG에 내주고 최만호, 최길성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하지만 페레즈는 더이상 03, 04년의 페레즈가 아니었고(.273 8홈런 28타점), 2최(崔)의 방망이는 허공만 갈랐다(최만호 .217 1홈런 5타점 볼넷1 삼진12/최길성(.170 1홈런 4타점).

 

그나마 전반기 부진하던 정수근, 김주찬이 살아나기 시작했으며, 미국에서 돌아온 송승준이 늦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지만 대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8월 28~30일 잠실 LG전에서 두 번의 끝내기 패배 등 3전패를 당하며 그나마 실낱같이 남아 있던 가을야구의 희망은 물거품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의 1등공신은 바로 자신들이 버린 손인호였다. 

 

강병철 감독, 그리고 프런트

 

부산팬들에 있어 강병철 감독은 애증이 교차하는 대상이다. 부산토박이로 롯데의 84, 92년 우승을 이끈 우승을 이끈 감독이지만, 최동원, 염종석의 생명과 바꾼 우승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았다. 어쨌든 강병철 감독은 그 두번의 극적인 역전우승으로 자신의 성가를 드높였다.

 

하지만 그 후의 행보를 보면 그를 명장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그는 그간 한화, SK의 감독을 맡았는데, 97년 이래로는 포스트시즌 진출은 커녕 5할승률을 기록한 시즌도 보이지 않는다. SK야 폐가가 되어버린 쌍방울을 재건시킨 팀이었으니 그렇다 쳐도, 최강멤버 빙그레를 이어받은 한화에서 5시즌 중 2시즌밖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것은 의문이 든다(물론 이영우, 송지만을 키워내는 등 공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래도 롯데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만년꼴찌팀을 5위까지 끌어올린 양상문(현 LG투수코치)을 해임시키고 강병철을 감독으로 발탁하였다.

 

하지만 그의 야구는 더이상 21세기에는 통하는 야구가 아니었다. 올시즌 롯데의 팀스탯은 위에서 보다시피 팀타율 2위, 팀방어율 5위, 최소실책 4위 등으로 과히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롯데의 투타에 확실한 리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대호(.335 29홈런 87타점), 손민한(13승 10패 3.34)이라는 어느 팀보다도 확실한 주축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그러고도 7위에 머물렀다는 것은 벤치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강병철 감독의 스타일은 '좋아보이는 공은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쳐라'이며. 실제로 강병철 감독은 90년대 그런 전략으로 상당한 재미를 보았다. 하지만 전력분석 체계가 훨씬 좋아진 현대야구에서는 그런 전략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롯데의 볼넷은 405개로 최저이며, 삼진은 780개로 제일 많다. 그러한 전술이 통하지 않으면 타자들에게 최대한 끈질긴 자세로 타격에 임하도록 해야 하는데, 강병철 감독이 선택한 전술은 번트였다. 물론 적절한 번트는 팀운영에 큰 도움이 되지만, 올시즌 강병철 감독의 번트시기는 많은 롯데팬들에게 지탄을 받았다. 번트에 별로 능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줄기차게 번트를 지시한 것이다.

 

또한 한발 늦은 투수교체 타이밍 역시 올시즌 롯데가 많은 경기를 지게 한 원인이 되었다. 예전부터 강병철 감독의 투수운용 특성은 '최소한 적은 투수를 쓰고 이기기'인데, 그것이 너무 지나치게 된 바람에 현대야구에서는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리고 포수기용 부문에서도, 최기문이라는 리드가 뛰어난 백업포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강민호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은 것도 선수기용에서의 문제를 드러내는 부분이었다. 초반에 좋았던 강민호가 막판으로 가면서 패배의 원인으로 많이 지목받은 것은 이러한 무리가 원인이었던 것이다. 올해 강민호의 포수 출장기록은 125경기로 8개구단 포수중 최다이다. LG의 조인성도 124경기에 나서는 무리를 하기는 했으나, 그것은 그 외에는 믿을만한 백업포수가 없었던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원인이었다.

 

물론 올시즌 실패의 원인을 강병철 감독의 탓으로만 전적으로 돌릴 수는 없겠다. 강병철 감독보다도 거기에 맞춰주지 못한 선수들이 더 문제가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롯데 벤치는 선수의 특성을 파악하고 선수를 쓰지 못했다. 올시즌 득실마진 -68로 롯데의 -21보다 훨씬 형편없는 득실마진을 기록했으며 손민한 이대호같은 특출한 스타플레이어도 없는 LG가 롯데보다 앞설 수 있었던 것은, 벤치에서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프런트에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양상문 전임 감독이 만년 꼴찌팀을 재건시킨 공이 있기는 했지만, 선수단 분위기장악 실패 등 과오도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소한 롯데 자이언츠를 '색깔없는 팀'으로 만들지는 않으려 노력했던 감독이 바로 양상문 감독이었다. 그의 밑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유망주들도 많다. 그가 프런트의 맘에 차지 않았더라도 계약기간은 채워주고 해임했더라도 늦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롯데 프런트는 눈앞의 성과에만 급급해서 92년의 영광을 이끌었던 강병철, 99년의 부산야구 열풍을 이끌었던 호세, 그리고 가깝게는 04년 맹타를 휘둘렀던 페레즈 등을 무분별하게 영입했다. 이것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안일함, 좋게 해석해봐야 '예전에 통했으니 지금도 통하리라'는 정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해의 스토브리그를 보아도 롯데 프런트는 무언가 변화를 시도하려고 노력은 하는 것 같았다. 최향남, 박석진, 카브레라 등의 영입이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팀의 강약조차 파악하지 못한 지엽적인 변화일 뿐이었다. 롯데 프런트는 변해야 할 때와 변하지 말아야 할 때를 확실히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얼마 뒤에 LG편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지난해 꼴찌를 하고 나자 얼음물을 맞은 듯 분주히 뛰어다녔던 트윈스 프런트의 자세는 현 롯데 프런트에 어느 정도 귀감이 될만한 움직임이다. 그 전까지는 트윈스 프런트도 자이언츠 프런트마냥 핵심을 짚지 못하고 지엽적인 투자, 영입만 일삼는 프런트였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바뀐 것이다. 결국 05년 '확실한 대변혁의 찬스'를 잡았던 롯데는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다시 뚜렷한 팀컬러가 없는 팀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롯데의 7전8기를 위하여

 

어느 팀도 모든 것이 좋은 시즌, 모든 것이 나쁜 시즌을 보낸 해는 없을 것이다. 올해의 롯데도 그랬다. 비롯 롯데가 7시즌중에 6시즌을 꼴찌 혹은 두번째에서 헤매고 있어도, 롯데 팬들의 로열티는 절대 식지 않는다.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이 멀어져 가는 와중에서도 사직구장은 8월말까지 1만을 넘는 관중이 꾸준히 들어찼다. 다른 팀들은 가지지 못한 롯데만의 재산, 바로 부산팬들인 것이다.

 

그리고 위에도 말했듯이 팀의 중심은 확실하다. 올시즌 역시 칭찬보다는 비난을 많이 받은 롯데 야구팀이었지만, 손민한 이대호만은 비난에서 자유로웠다. 그리고 성적으로 나타나지 않아서 문제였지만, 팀 스탯에서 나타나듯이, 올해 롯데는 비교적 잘 치고, 잘 던지고, 잘 막았다. 다만, 그것을 잘 활용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게다가, 올해 미숙한 모습도 많이 보여줬지만, 롯데 선수단은 그 어느 팀보다도 젊다. 그리고 실제로 시즌 초반 사직구장의 열띤 분위기 등에 휩싸여 잦은 실수를 했던 그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 시즌 초반 팀실책부문 단독선수를 질주하던 롯데였으나, 시즌이 끝나고 나서는 최소실책 4위로 마감할 수 있었다.

 

특히 이승화(75게임 .301 1홈런 23타점 11도루) 정보명(119게임 .282 2홈런 45타점) 등 오랫동안 눈물젖은 빵을 먹던 선수들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다만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이승화는 올시즌 출장경기수에서 보듯 몸관리 면이 숙제로 남았으며, 정보명은 벤치작전수행능력 면에서 미숙한 면을 보였다. 그리고 손용석(44경기 24안타 .343 12타점)은 비록 경기출장수는 많지 않았지만, 21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승부처에서 겁없는 모습을 보여 롯데팬들을 기대에 차게 만들었다. 투수부문에서는 고졸 2년차 잠수함투수 배장호가 팬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전반기 준수한 모습을 보이던 임경완 최대성 카브레라 계투가 후반기에 붕괴하는 모습을 보이며 본격적으로 기용되기 시작한 배장호는 겁없는 피칭으로 43경기에 등판, 4승 4홀드 방어율 3.42의 짭짤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선수들은 더이상 젊음이 약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물론 그들은 아직 뛰어온 날보다 뛸 날이 많기 때문에 아직도 리스크는 크다. 하지만 그들이 동시에 풀타임 주전으로 발돋움하면 오래갈 수 있다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 다만 그들에게는 아직 세련미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올시즌 롯데의 팀 도루수를 보면 강병철 감독이 계속 번트를 고집한 이유도 전혀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센스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물론 뒤집어 생각하면 뛸 수 있는 선수가 있기는 한데 롯데 벤치에서 활용을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건 확실한건 그들이 '뛰어본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올겨울 롯데가 집중적으로 훈련해야 할 것은, '한 베이스 더 가는 기본기'일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항상 팀 도루수에서 최하위권이었던 SK가 올시즌 김성근감독이 부임하면서 뛰는 야구에 맛을 들이기 시작, 만년 중위권에서 정규리그 수위까지 치고 올라온 원인이 된 것만 봐도 뛰는 야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물론 뛰는 야구를 두려워하지 않는 벤치진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조건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젊은 선수들이 많아도, 올시즌의 기아나 롯데처럼 그들을 잘 써줄 벤치가 없다면 허사이다. 롯데 구단은 때마침 강병철감독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중이라고 한다.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칼럼인만큼 '아무개 감독을 데려오는 게 좋을 것이다'라는 말을 한다는 건 월권행위일 것이다. 모쪼록 새 감독은 LG의 김재박, SK의 김성근 감독 정도는 못되더라도, 선수들을 보는 혜안을 지니고 있으며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이이기를 부산팬들은 바라고 있다.

 

하지만 벤치만 바꿔서는 부족하다. 롯데가 더욱 더 강팀으로 거듭나려면 롯데의 근본적인 전력문제를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 올시즌, 아니 어찌보면 고질적인 롯데의 문제는 이대호를 받쳐줄 만한 타자가 없다는 것이었다. 위에 썼던 젊은 선수들은 다들 롯데의 미래 전력들이지만, 장타력에서는 하나같이 부족한 모습들이다. 리오스, 페레즈 등도 모두 실패로 끝났는데, 부산팬들은 '이미 그들의 실패는 예감했던 일'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발로 뛰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비디오 혹은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에서 선수를 스카웃했다는 것이다. 직접 발로 뛰면서 선수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필요한 곳에는 과감하게 '질러야' 살 수 있다. 지금까지 롯데가 했던 투자라고는, 그나마 팬 등쌀에 밀려서 할 수 없이 했던 정수근, 이상목의 동시 영입 정도가 전부였으며, 그나마도 실패로 끝났다. 프로팀이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물론 투자의 리스크가 크기는 하다. 하지만 충분히 심사숙고해보고 회의해본 끝에 한 투자라면 비록 실패하더라도 비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팬들이 롯데 구단에 바라는 것은 의외로 단순하다. '연구하고 실천하는 자세'인 것이다.

 

롯데는 여러번 말했듯이 7시즌째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칠전팔기(七轉八起)'라는 한문숙어도 있듯이, 그 정도의 실패는 일어날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은 아니다. 비록 일곱 번 넘어졌지만, 부산 팬들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롯데 고마 그래 야구할라믄 때려치라. 내가 롯데 야구 함만 더 보믄 성을 간다'라고 수백번 말하면서도 다음 날이 되면 사직구장, 혹은 잠실구장에 와서 부산갈매기를 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부산 팬들이다. 그리고 올시즌처럼 '잘 치고 잘 던지기만' 한다면, 하늘은 롯데에게 두 번의 불운은 주지 않을 것이다. 비록 몇 년의 시즌을 실패로 보낸 롯데이지만, 그들은 이처럼 많은 재산을 지닌 팀이다. 이 정도만 되어도 내년시즌 7전8기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재산들을 잘 이용하는 벤치의 자세, 그리고 구멍난 곳은 과감히 수리할 수 있는 프런트의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예전과 같이 수리해야 할 곳은 놔두고 엉뚱한 곳을 수리하는 과오는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올시즌과 같이 '잘 하긴 하는데 색깔이 없는 야구'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2008의 10월에는 과연 사직구장이 '부산갈매기'의 함성으로 가득찰 수 있을 것인가. 자이언츠 팬들은 기다리고 있다. 롯데로 인해 금정산이 요동치고, 해운대 물결이 그들에게 박수쳐줄 날을.

덧붙이는 글 | 참고

* 2000년 시즌은 양대리그제로, 롯데는 매직리그 2위를 기록했으나, 드림리그 3위팀인 삼성의 승률이 더 높아 준플레이오프가 열리게 되었다. 결국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패했고, 이는 한국프로야구사상 유일한 '5위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되고 있다.

2007.10.16 18:09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참고

* 2000년 시즌은 양대리그제로, 롯데는 매직리그 2위를 기록했으나, 드림리그 3위팀인 삼성의 승률이 더 높아 준플레이오프가 열리게 되었다. 결국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패했고, 이는 한국프로야구사상 유일한 '5위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되고 있다.
롯데 이대호 손민한 강병철 사직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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