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극 '봉수엄마, 호연재를 만나다'

'극단 좋다' 양성평등의 김호연재 마당극으로 올려

등록 2007.09.30 10:56수정 2007.09.3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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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재 마당극 "봉수 엄마, 호연재를 만나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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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재 호연재가 서신을 쓰고 있다 ⓒ 장승현


'극단 좋다'가 김호연재의 삶을 담은 마당극 '봉수 엄마, 호연재를 만나다'를 29일, 대전 유성문화원 앞마당에서 공연했다.

조선 중기 문사이자 학자인 김호연재(1681~1722)는 타고난 문제와 호방함으로 당시 '여성'이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성취의식으로 현대 여성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김호연재와 신사임당의 차이를 묻자 유성문화원의 김경량씨는 "김호연재는 삶 자체를 주목해야 하고 개인적인 능력과 호탕함, 주체화된 삶이 다르다"며 "신사임당은 출세한 자식, 집안을 바탕으로 모성과 누구의 어머니상으로 굳어진 가부장적인 구조로 포장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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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재 호연재가 하인들과 호탕하게 술을 마시고 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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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재 김호연재 분 김인경씨 ⓒ 장승현


마당극 '봉수 엄마, 호연재를 만나다'의 줄거리는 이렇다.

문화답사를 따라 나섰던 봉수 엄마가 일행과 떨어져 낮잠을 자던 도중, 삼백년 전 김호연재가 살던 시대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행랑 어멈으로 일하며, 당대의 여류시인이었던 호연재를 만난다. 형제들과 우애가 깊어 수시로 서신을 주고 받던 모습과 집안의 대소사를 관장하며 일꾼들과 스스럼없이 술을 나누며 풍류를 즐기던 풍경, 가까운 친지가 염병에 걸렸을 때 거리낌없이 그곳으로 가서 시신을 수습하고, 주위 환자들을 구완하는 호연재의 장면들이 펼쳐진다. 당당한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호연재를 보면서 봉수 엄마는 남편에 의존한 삶을 사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게 되는데...

'극단 좋다'는 대전 동물원 뒤 폐교(중구 어남동)를 얻어 연습실 겸 사무실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단원은 7명으로 1년에 공연을 100회 이상 다니는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극단이다. 1년에 10여편의 창작품을 낼 정도로 내실이 튼튼한 극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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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재 혅대판 봉수엄마가 하인들과 어울리고 있다 ⓒ 장승현


'극단 좋다'의 김인경(41)씨는 "첫 공연 때는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며 "마당극은 관객들과 하나 되는 일이기에 관객들이 함께 참여해야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호연재는)어느 시대에 어느 상황에서 살았어도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고 싶은 대로 살았던 여인이다"며 "강인함과 여린 감수성이 어려움을 버티는데 힘이 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 마당극을 함께 본 김제영 소설가는 "문화원이 옛날 군사정권 때의 나팔수 노릇만 한 곳 인줄 알았는데 문화원이 좋은 일을 많이 한다"며 "이조 시대 이야기인 김호연재의 삶을 현대와 조화를 맞춰 휴대폰, 라면 등 시대를 뛰어넘는 소재를 써먹어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세종뉴스(www.sje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호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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