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포연 자욱한 이라크서 춤추고 술마시고"

<오마이뉴스> 보도 관련, 박근혜측 "이명박 '걸프전 해명' 사과해야"

등록 2007.07.24 19:29수정 2007.07.2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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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의 걸프전 관련 거짓 해명에 대해 박근혜 예비후보 측이 이 후보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선 TV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의 질문을 받고 "걸프전 당시 직원들을 안전하게 피신시켰다"고 답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취재결과 이 후보는 이라크 현장에 직접 들어가 직원들을 피신시킨 적이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이 후보가 직접 이라크로 찾아가 현지 파견 직원들을 철수시킨 건 80년대의 이란-이라크전쟁"이라고 해명했다.

박근혜측 "이명박, 공식 사과해야"

이와 관련해 박 후보 선대위의 이혜훈 대변인은 "이 후보는 TV 토론 답변이 허위사실이었음을 사실상 시인했지만 사과는 없었다"며 "토론회에서 박 후보를 허위사실로 같은 당의 후보나 공격하는 사람처럼 매도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 대변인은 "이 후보는 1991년 걸프전 당시 현대건설 회장으로서 처신에 대해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면 깨끗이 인정하고 국민 앞에 정직하게 답할 의무가 있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이 후보가 착각했다고 한 80년대 이란-이라크전 당시 이 후보의 처신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 대변인은 이 후보의 자서전인 <신화는 없다>의 한 대목(218~219쪽)을 거론하며 "책에 의하면 이 후보는 당시에도 현대 근로자들을 전쟁터에서 안전하게 피신시키지 않았다"며 "포격사정권안을 돌고, 40명이 넘는 근로자들을 모아놓고서 밤이 새도록 술을 마시고 춤을 췄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것이 전쟁이 터지면 근로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피신시켜야 하는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할 일인지 의문"이라며 "전투현장에서 부하 직원들을 모아놓고서 밤새 술을 마시고 춤추고 대취한 일을 영웅담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국민 전체의 생명을 맡길 것이냐"고 주장했다.

"포연이 자욱한 바그다드에서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저서 <신화는 없다>에 1982년 '바그다그 행적' 서술

다음은 이명박 후보의 저서 <신화는 없다>에 나오는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바그다드 행적을 발췌한 부분이다.

"정 회장과 나는 포연이 자욱한 이라크에 함께 들어갔다. 1982년 12월. (중략) 정 회장과 나는 바그다드에 도착해 옛친구들을 만났다. 그 '형제와 친구'들로부터 현대건설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를 약속받고, 포격사정권 안에 있는 현대건설 현장도 둘러보았다. (중략)

이라크를 떠나기 전날이었다. 현대건설의 각 현장 책임자들이 모두 바그다드에 모였다. 전쟁 중이었지만 여기저기서 술이란 술은 다 긁어모았다. 40여명이 넘는 현대 사나이들이 밤이 새도록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그야말로 대취했다. (중략)

정 회장은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출발 직전인 새벽 3시까지 정 회장과 사나이들은 술을 마셨다. (중략) 새벽 4시에 육로로 쿠웨이트로 향했다. 바그다드에서 바스라로 향하는 국경도로를 열시간 달려야 했는데, 그 지역이 전쟁이 가장 격렬한 곳이었다. 목숨을 내놓고 우리는 포연이 자욱한 사막을 달렸다."
#이명박 #박근혜 #걸프전 #거짓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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