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대표팀, 사라진 세트피스를 찾아라!

[아시안컵]득점력 빈곤 세트피스로 해결해야

07.07.23 08:29최종업데이트07.07.23 08:29
원고료로 응원
▲ 중거리슛과 함께 프리킥 능력이 있는 김두현의 발이 터져야 한다. 사진은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득점 후 세리머니 하는 장면.
ⓒ AFC
세트피스를 통한 득점이 한 차례라도 이어졌다면 승부차기까지 가는 상황은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2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8강에서 승부차기(4-2) 끝에 이란을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사라진 세트피스, 득점력 빈곤에 영향

▲ 김두현의 부재시 전담 키커로 나서는 이천수, 그의 발끝이 살아야 대표팀의 경기도 쉽게 풀린다
ⓒ AFC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피스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경기 주도권을 놓고 눈치를 보며 탐색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세트피스를 통한 득점의 중요성은 클 수밖에 없었다.

선발 출전한 선수들 중 한국에는 김진규(전남), 이천수(울산), 염기훈(전북) 등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킥 능력을 뽐낼 만한 인재였다. 교체 선수 중에는 김두현, 최성국(이상 성남)의 발이 으뜸이었다.

그러나 상대가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여 득점과는 연결되지 못했다. 공 다툼 중에 흘러나온 볼을 우리 소유로 만들어 공격 기회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도 만들지 못했다.

8강까지 네 경기를 치르는 동안 세트피스를 통한 직접 득점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간접적으로는 바레인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전반 4분 이천수의 프리킥을 수비가 잘못 거둬내 이를 재차 문전으로 연결한 것이 김두현의 발끝에 맞고 득점으로 이어진 것이 전부다.

오히려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전반 43분 중앙선에서 이어진 프리킥이 우리 수비라인의 오프사이드 함정을 교묘하게 뚫으면서 살만에게 동점골을 만들어주는 등 상대의 세트피스가 더 위협적이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완만한 가로지르기는 볼이 떠오르는 순간 상대가 이미 예측하게 된다"며 정교한 세트플레이가 이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올해 들어 대표팀은 지난 2월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33분 이천수가 절묘한 프리킥으로 1-0의 승리를 거둔 것이 유일하다.

세트피스의 부진은 득점력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 4강에 올라온 사우디아라비아(8득점 3실점), 이라크(6득점 2실점), 일본(9득점 4실점)에 비해 한국은 3득점 4실점에 그치고 있다.

세트피스 성공률을 높여라!

물론 열악한 잔디 사정과 오랜 시간 원정경기에서 오는 육체적 피로도가 선수들의 경기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밀집수비로 공간을 내주지 않아 득점하기 어려울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세트피스다.

세트피스의 유용성은 지난해 독일 월드컵을 봐도 알 수 있다. 대표팀은 토고와의 첫 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박지성이 상대에 걸려 넘어지며 얻은 프리킥을 이천수가 그대로 골문에 꽃아 넣어 월드컵 원정 경기 사상 첫 승을 이뤄내는 발판을 만들었다.

잉글랜드도 16강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다 데이비드 베컴의 프리킥 한 방으로 8강에 진출하는 영광을 얻었다.

4강에 진출한 한국에 세트피스의 중요성은 상대팀이 이라크라는 점에서 더욱 높아진다. 골키퍼의 '혼신 연기'로 축구팬들의 머릿속에 기억되는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준결승 경기를 되짚어 보면 알 수 있다.

0-1로 뒤지고 한국은 후반 종료가 다가오면서 공격에 열을 올렸지만 조금만 부딪혀도 쓰러져 시간을 끄는 이라크 선수들을 당해내지 못했다. 세트피스를 얻어도 밀집수비로 대항한 이라크의 투혼에 결승 진출은 좌절됐다.

이러한 흐름은 오는 25일 열리는 준결승에서도 충분히 재연될 수 있다. 이라크보다 하루를 덜 쉬고 회복이 덜된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는 대표팀에게 세트피스는 가뭄에 만난 단비와 같다. 남은 시간 동안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대표팀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2007-07-23 08:29 ⓒ 2007 OhmyNews
아시안컵 김두현 세트피스 이라크 이천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