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에만 있는 낭만과 추억거리

등록 2007.06.11 10:31수정 2007.06.11 10:31
0
원고료로 응원
a

정동진 역사 ⓒ 변종만

강릉에서 남쪽으로 18㎞, 묵호에서 북쪽으로 20㎞ 지점의 바닷가에 위치한 마을이 정동진이다.

정동진은 조선시대부터 '한양(漢陽)의 광화문에서 정동쪽에 있는 나루터'로 알려졌고, 위도상으로도 서울 도봉산의 정동방향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역사나 지리적으로 중요하게 의미가 부여된 곳이지만 몇 년 전만해도 인근의 탄광지대가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으로 사양길을 걸으며 인구가 줄어들던 조그마한 어촌이었다.

정동진은 한국방송사를 다시 쓰게 할 만큼 시청률이 높았던 TV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청량리역에서 해돋이열차가 운행되는 등 누구나 한 번쯤은 다녀갔을 만큼 전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암울했던 80년대, 각기 다른 삶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살아온 흔적을 담은 <모래시계>가 이름 없는 바닷가였던 정동진과 간이역에 불과했던 정동진역에 관광객이 넘쳐나게 만들었다.

누가 뭐래도 정동진의 자랑은 소나무와 철길, 백사장과 바다가 어우러진 일출장면이다. 낭만과 추억을 실은 '밤 기차',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는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 드라마 모래시계의 자취가 묻어 있는 '고현정소나무', 부드러운 은빛 모래가 반짝이는 '백사장', 하늘과 맞닿아 더 푸른 '동해바다'는 정동진에만 있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전국 제일의 해돋이 장소로 정동진을 꼽는다.

a

낭만과 추억이 함께 하는 정동진역 풍경 1 ⓒ 변종만

a

낭만과 추억이 함께 하는 정동진역 풍경 2 ⓒ 변종만

a

낭만과 추억이 함께 하는 정동진역 풍경 3 ⓒ 변종만

a

낭만과 추억이 함께 하는 정동진역 풍경 4 ⓒ 변종만

정동진에는 '부~웅~ 울리는 뱃고동, 끼륵 끼륵 우는 갈매기, 철썩 철썩 치는 파도' 소리가 녹음기에서 하루 종일 들려온다. 500원을 내고 표를 끊어야 입장하는 정동진역에는 볼거리가 많다. 모래시계에서 혜린이 초조하게 기다리던 열차가 수시로 오가고, 외로워 보이는 소나무 뒤로 푸른 바다가 보이고, 정동진역의 표석과 정동진 시비 등이 사람들을 반긴다.

'모래시계 소나무, 정동진 시비, 정동진 표지석, 정동진 역사, 정동진 조형물, 정동진 웹카메라, 정동진 일출, 정동진 야경'이 정동진역 8경이다. 낭만과 추억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조형물에 남긴 낙서도 볼거리가 되는 이곳에서 신봉승의 시 '정동진'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벗이여,
바른 동쪽
정동진으로
떠오르는 저 우람한
아침해를 보았는가

큰 발원에서
작은 소망에 이르는
우리들 모든 번뇌를 씻어내는
저 불타는 태초의 햇살과
마주서는 기쁨을 아는가

벗이여
밝은 나루
정동진으로
밀려오는 저 푸른 파도가
억겁을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는가

처연한 몸짓
염원하는 몸부림을
마주서서 바라보는 이 환희가
우리 사는 보람임을
벗이여 정녕 아는가


가운데가 잘록한 유리그릇에 넣은 마른 모래가 아래로 떨어지게 해 시간을 재는 장치가 모래시계다. 정동진역에서 약 1km정도 떨어진 바닷가에 세계에서 가장 큰 밀레니엄 모래시계가 서있는 공원이 있다.

모래시계의 '등근모양은 시간의 영원성과 태양, 평행선의 기차레일은 영원한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고, '흘러내리는 모래와 쌓이는 모래가 시간의 연속성'을 의미하는 1년 주기의 이 모래시계가 새롭게 한해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정동진의 상징물로 기억된다.

a

모래시계와 12지신 조형물, 글자가 잘못된 안내판 ⓒ 변종만

a

정동진의 바닷가 풍경 ⓒ 변종만

둥근 시계의 가운데를 자세히 보면 모래가 조금씩 아래로 떨어지고, 표면에는 12띠를 상징하는 동물들이 그려져 있다. 모래시계 옆에 있는 안내판을 자세히 보면 '기차레일'이 '기차례일'로 잘못 쓰여 있다. 이곳을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글자를 읽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관광명소에서 발견한 옥의 티 때문에 씁쓸하다.

동물들의 발가락 수와 활동하는 시간을 원리로 시간신과 방위신을 나타낸 12지신의 조형물은 모래시계 옆과 백사장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는 곳이 해수욕장이지만 이곳은 해수욕객보다 먼 바다를 함께 바라보고 있는 연인들이 많다.

a

썬크루즈와 기차 때문에 더 아름다운 정동진 풍경 ⓒ 변종만

오른쪽 언덕의 정상에 기차와 범선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정동진의 풍경과 시원스레 펼쳐진 동해의 맑고 푸른 바다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썬크루즈다. 예술작품과 자연경관이 아름답게 조화된 이곳에 야외조각공원, 철도오솔길, 전망대, 기차카페, 범선카페, 장승공원, 참소리박물관 등의 부대시설이 있다.

7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하슬라아트월드·등명락가사·통일공원이 있고, 남쪽으로 심곡항과 금진항·촛대바위·죽서루·해신당·환선굴과 대금굴 등의 관광지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과 한교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과 한교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정동진 #모래시계 #정동진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일상은 물론 전국의 문화재와 관광지에 관한 사진과 여행기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감정위원 가슴 벌벌 떨게 만든 전설의 고문서
  2. 2 '윤석열 대통령 태도가...' KBS와 MBC의 엇갈린 평가
  3. 3 유시춘 탈탈 턴 고양지청의 경악할 특활비 오남용 실체
  4. 4 윤 대통령이 자화자찬 한 외교, 실상은 이렇다
  5. 5 "김건희 여사 접견 대기자들, 명품백 들고 서 있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