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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 모인 이들이 함께 외치고 있다.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 모인 이들이 함께 외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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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의 대표적 번화가인 한일극장 앞에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구호를 함께 외치고 있다.
 대구 동성로의 대표적 번화가인 한일극장 앞에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구호를 함께 외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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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생명이다!"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한다!"
"오염수 방류 옹호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지난 2일 화요일 오후 5시 대구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아래 대백) 앞. 일군이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외치자 대구백화점 앞이 쩌렁쩌렁 울렸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 같이 얼굴에 탈을 썼다. 그것도 물고기 탈을.

이들은 대구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로 전 세계가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강행하고 있는 일본을 규탄하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으로 하여금 해양투기를 즉각 중단해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모여 함께 외친 것이다.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구시민공동행동'과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소속 단체 활동가와 그 회원 등으로 구성된 이들 행진단은 매주 화요일 오후 5시에 대백 앞에 모여서 동성로 일대를 함께 행진하면서 핵오염수 문제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대구에서도 있다는 것을 알린다. 지난 3월 19일부터 시작한 이 행진은 이번이 3차다. 
 
물고기 탈을 쓰고 피켓을 든 채 함께 외치면서 행진하고 있는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구시민공동행동' 단원들.
 물고기 탈을 쓰고 피켓을 든 채 함께 외치면서 행진하고 있는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구시민공동행동' 단원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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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전 지구적인 핵 테러를 즉각 중단하라"

지난 3월 17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4차 해양투기를 종료했다. 지난 2월 28일부터 17일까지 약 7800t의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했으며, 작년 8월 24일 1차 해양투기 투기 이후 현재까지 처분된 핵 오염수는 3만1200t이다.

정부는 지난 3월 18일 후쿠시마 오염수 일일 브리핑에서 "올해 4월 시작하는 2024 회계연도(24.04~25.03)에는 총 7차례에 걸쳐 해양투기가 예정되어 있으며, 이번 5차 해양투기 개시는 4월 하순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등은 '일본 정부가 바다에 버리는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에 여러 방사성 물질이 잔류하며, 요오드129, 스트론튬90, 루테늄106, 테크네튬99, 세슘137, 플루토늄239 등이 대표적'이라고 주장한다. 일본 정부는 이를 정화한 후 물로 희석해서 버린다고 하지만, 문제는 이들 방사성 물질의 종류와 총량을 밝힌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월 19일 자 논평에서 "일본 정부는 ALPS(다핵종제거설비)로 정화한다고 하지만 이 설비 또한 모든 방사성 물질을 완벽히 제거하지 못하며, 또 정화한다고 해도 방사성 물질이 얼마나 잔류할지 모른다. 정보의 폐쇄성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네 차례나 이어진 오염수 안에 어떤 핵종이 얼마만큼 방출되었는지 기본적인 정보마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출 회차를 높일수록 오염수 방사성 물질 농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도쿄전력의 4차 해양투기 방사성 오염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삼중수소는 17만Bq/L로 지금까지 버려진 오염수 중 최고의 농도를 보이고 있다. 해양투기 초기에는 농도가 낮은 오염수를 버렸다면, 해양투기가 진행될수록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높은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 동성로 일대를 행진하면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외치고 있는 행진단
 대구 동성로 일대를 행진하면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외치고 있는 행진단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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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오염수로 바다 생태와 환경오염이 어떻게 진행될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으며,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이 바다 미세플라스틱이나 중금속 등과 결합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새로운 오염원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생물 농축'에 의해서 큰 물고기 몸속으로 방사성 물질이 더욱 농축되고, 그 물고기를 사람이 먹어 방사성 물질이 사람 몸속에 고스란히 농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염수 방류 옹호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한편, 현재 후쿠시마 사고 원전 1, 2, 3호기에는 녹아내린 핵연료(데브리)가 약 880톤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폐로를 위해 오염수 해양투기가 불가피하다고 말하는 일본 정부지만, 현재까지 데브리에 접근도 못 하는 상황에서 30~40년 해양 방출은커녕, 해양투기가 10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방사성에 있어 안전 기준은 0(Zero)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환경단체들에서는 "일본 정부는 지금이라도 즉각 오염수 해양투기를 중단하고, 육상 장기 보관을 실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것이 지구와 인류 그리고 생태계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역시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주권국으로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위한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 이상 일본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돈을 써서도 안 될 것이고, 일본 정부를 옹호하고 있어서는 더욱 안 될 것이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란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구 중앙파출소 앞 광장에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외치고 있는 행진단.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구 중앙파출소 앞 광장에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외치고 있는 행진단.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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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대구환경운동연합 박호석 대표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일본 핵오염수 방류 문제야말로 민생이다.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을 우리 국민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외면하는 것을 넘어 일본의 입장에 서 있는 윤석열 정부는 그래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문제 하나만으로도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외면하는 정권으로서 탄핵 대상이라 생각한다."

이날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는 "바다는 생명이다,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한다, 오염수 방류 옹호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는 구호가 1시간 동안 이어졌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태그:#후쿠시마, #핵오염수, #일본정부, #윤석열정부, #해양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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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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