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해고 통보를 받은 경비노동자 A 씨는 서산경비노동자협의회 공동대표로 아파트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해고 통보를 받은 경비노동자 A 씨는 서산경비노동자협의회 공동대표로 아파트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내년에도 이 아파트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충남 서산의 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원을 감축하기로 해 논란이다.

이 아파트 대표 회의는 지난달 25일 경비원 감축안을 의결하고 총 8명 가운데 3명에게 이달 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 가운데 1명은 환경미화원으로 전환해 사실상 2명이 해고된 것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경비노동자 A씨는 서산경비노동자협의회 공동대표로 아파트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김태흠 지사의 서산방문 당시 "아파트 갑질 문화와 초단기 계약 등 경비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발언했다. 

당시 이 발언은 A씨가 근무하는 아파트가 갑질했다고 잘못 알려지면서 관리소장 등과 갈등이 있었지만,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A씨 발언 취지가 잘못 알려졌다며 중재에 나서 일단락됐다.

이후 아파트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경비노동자 8명은 입사 일자만 있고 퇴직 일자는 없는 사실상 무기계약직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들이 계약서를 작성하자 용역업체는 최근 이달 말까지 업무기간을 명시한 계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당시 경비노동자들은 '계약 기간 이후 별다른 일이 없으면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용역 업체의 말을 믿고, 이달 말 퇴직 일자가 기재된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비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개선한다"며 관리업체가 경비노동자 감축안을 제출했다. 참석자 6명은 전원 찬성으로 이를 의결했다.

경비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사라진 것이다. A 씨는 60대 중반으로 아파트 경비원 중 가장 나이가 젊다.

해고 경비노동자 중 한 명인 A 씨는 22일 기자와 통화에서 "지난 7월 도지사 앞 발언 때문에 해고 된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억울한 심정으로 이 문제에 대해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와 협의할 예정"이라며 심정을 전했다.

신현웅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은 "지난 7월 일단락됐던 일로 경비노동자를 해고해 보복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관리업체는 불법 초단기 계약으로 노동자를 사지로 몰아넣었다"라며 "입주자대표자회가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서산비정규직지원센터는 당초 쓴 계약서를 파기하고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한 것 등에 불법 소지가 있다고 봤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B회장은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회적 약자와 함께 가는 것이 맞다"면서도 "아파트 정문과 후문 자동화 시스템 설치와 경비 임무에 전념하고 처우개선을 위해 위탁관리 업체에서 (감축안을) 제안해 의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3명의 조정안이었지만 1명은 아파트 환경관리원 전환 배치를 위탁업체에 요청해 (결과적으로) 2명이 해고된 것으로 전달받았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역시 "최대한 한 명의 경비원이라도 더 고용하려 했다"면서도 "용역업체에서 인원 감축 제안을 해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의결된 사항이다. 지난 7월의 발언은 모른다. 보복 해고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경비노동자 해고에 대해 고용노동부 진정과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태그:#서산시, #경비노동자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