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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고 발표한 뒤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고 발표한 뒤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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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 네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뒤 인상 폭이 줄어든 것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이 있다는 판단이다. 

14일(미국 동부시각) 13~14일 연준은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종전 3.75∼4.00%에서 0.50%포인트 올린 4.25∼4.50%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불러온 '제로 금리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후 올해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오를 대로 오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기준금리 인상에도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 6월부터 7, 9, 11월에 걸쳐 네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유례없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연준의 극약처방은 소비자물가를 낮추며 서서히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 11월의 CPI가 전년 같은 달보다 7.1%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시장에선 7.3% 상승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가 더 있었다고 확인된 것이다.  

금리인상은 계속된다

더 나아가 시장 일각에서는 내년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꺾고 거꾸로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최근 미국 국채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강력한 '경기침체 신호'로 읽힌다.

심지어 이날 연준은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9월 전망치(1.2%)보다 오히려 0.7%p가 낮아진 수치다. 내년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은 각각 3.1%, 4.6%로 예상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준은 금리인하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경제전망(SEP)에도 2023년중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현재 연준의 초점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돌아갈 수 있도록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또 "(미국 경제가) 0.5% 성장을 하기 때문에 경기침체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세를 훨씬 밑도는 느린 성장이지만 '플러스(+)'인 가운데 노동시장 상황이 약간 둔화(softening)되고 실업률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발표된 경제전망에서 FOMC는 내년도 최종 금리를 5.1%로 예상했다. 지난 9월 전망치(4.6%)보다 오히려 0.5%포인트가 올랐다.

점도표에서도 연준 위원 10명은 내년 기준금리가 5.00~5.25%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 시점보다 0.75%포인트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른 5명은 5.25~5.50%를, 또다른 2명은 5.50~5.75% 수준이 바람직하다고 내다봤다. 나머지 두 명만이 4.75~5.00% 수준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더 커진 한미 금리차

이날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종전보다 더 커졌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25%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금리차가 최대 1.25%p까지 커졌다. 한미 기준금리 차가 커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안정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15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 정부의 시장안정조치 등으로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향후 주요국 물가, 경기둔화 흐름 및 통화긴축 속도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추 부총리는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총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탈콜(펀드자금 요청)을 내년 1월 중 완료할 계획"이라며 "내년 초부터 5조원 규모의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해 기업들의 원활한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자 보증규모를 5조원 추가 확대한 데 이어 5조원 규모의 미분양 PF 대출보증도 내년 1월 1일부터 즉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태그:#기준금리, #미국, #한국은행, #연방준비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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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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