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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하기 도착하고 있다. 차에서 내린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어깨를 두 번 툭툭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하기 도착하고 있다. 차에서 내린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어깨를 두 번 툭툭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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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지난 대선 실패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본다. 첫 번째는 부동산 폭등과 두 번째 이재명 후보의 가정사와 대장동 논란이다. 문재인 정부는 외교, 국방, 복지, 문화 등에선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 초기 부실한 대응을 제외하면 코로나19도 임기 내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는 뼈아프다. '벼락 거지'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아파트 값은 폭등했고 이는 문정부의 다른 모든 정책의 긍정적 이슈를 덮었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복잡한 가정사와 도덕성 논란, 대장동 논란도 사실 여부를 떠나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이었을 테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후 6개월이 지났다. 경제지표는 좋지 않다. 무역은 연일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무역 규모가 큰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달러 대비 환율은 1,400원을 넘나든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두 차례 보여준 외교도 불안하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서 보여준 조문 빠진 외교 논란, '바이든 날리면'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비속어 논란은 전 국민이 듣기 평가를 할 정도가 되었다. 

다만 윤석열 정권은 이전 정권과 다른 점이 하나는 있다고 본다. 국민과 야당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전 정권은 최소한 야당이나 국민의 시선을 살폈던 것 같다.
 
지난 8월 29일 오후 당시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인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최고위원, 박홍근 원내대표, 박성준 대변인, 김두관 의원이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신임 대표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8월 29일 오후 당시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인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최고위원, 박홍근 원내대표, 박성준 대변인, 김두관 의원이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신임 대표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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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좋아, 빠르게 가'라는 말이 대중 사이 농담처럼 회자되듯이, 윤석열 정권은 국민의 시선이나 야당의 비판엔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시행령 개정을 통한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와 '검수원복'이 대표적이다. 국회를 무시하고 시행령을 통한 꼼수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는다.  

그렇다보니 국민들이 정권의 실수나 일부 편향적인 정책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농단을 벌인 최순실의 태블릿과 유사한 사건들이 알려져도 사람들은 전처럼 분노하지 않는 듯하다. 서서히 달궈지는 솥에서 개구리가 죽어가듯이, 부조리한 상황을 문제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발 전문가를 쓰세요."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 비서관은 지난 9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뮨재인 전 대통령과 민방위복을 입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을 올리며 "용산의 비서관들은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지 말라. 대한민국 대통령이다"며 "제발 프로페셔널(전문가)을 쓰시라"고 했다. 생각해볼만한 얘기다.

관련해 유시민 작가는 지난 8월 16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마치 '도자기 박물관에 코끼리가 들어간 상황'으로 비유했다.

그는 "독일 유학 시절 독일 사람들이 잘 쓰던 표현 중에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라는 표현이 있었다"라면서, "옛날부터 있던 걸 딱 도자기 박물관에 전시해놨는데 코끼리가 들어왔다고 생각해보라" "코끼리가 한 번 돌 때마다 도자기가 아작 난다, 그 비슷한 상황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코끼리가 도자기를 때려 부수려고 들어온 건 아니다. 잘못된 만남"이라고 했다.

코끼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몸을 흔들수록 도자기 박물관 안의 도자기들은 부서진다. 박물관에 코끼리를 넣은 조력자들은,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아마추어라는 얘기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간 코끼리'로 인해 박물관에 있던 도자기들이 깨져 나가고 있다고 나는 느낀다. 외교, 국방, 서민 복지 예산 축소, 공기업 민영화 논란, 도자기 박물관의 크고 작은 도자기들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박물관 안에서 숱한 도자기들은 무사할 수 있을까?

반복되는 대형 참사를 막으려면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세월호, 그리고 이번 10.29 참사 같은 대형 참사가 유독 보수가 정권을 잡았을 때 발생했다. 왜 그럴까? 정책의 철학과 기조가 중요하다고 본다. 보수정권의 철학과 정책에서 인간은 대개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인간이 수단으로 인식될 때, 대형 참사들은 어김없이 벌어졌다.

인사가 만사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출신 인사가 아니라 각 분야에 검증된 전문가를 써야 한다. 필요하다면 야당 인사도 영입해야 한다. 대통령도 공부를 해야 한다. '부대 열중쉬어'라는, 군대 사열 시 필요한 절차 하나도 제대로 기억 못 하는 대통령을 보는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청년 정당·시민단체 17개가 모인 '이태원참사 청년추모행동'은 참사 후 첫 주말인 5일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모여 국화와 함께 "6:34 우리에게 국가는 없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대통령 집무실 부근의 전쟁기념관까지 침묵 시위를 벌였다.
 청년 정당·시민단체 17개가 모인 '이태원참사 청년추모행동'은 참사 후 첫 주말인 5일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모여 국화와 함께 "6:34 우리에게 국가는 없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대통령 집무실 부근의 전쟁기념관까지 침묵 시위를 벌였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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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선진국 체험'으로만 끝나선 안 된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은 외교, 문화, 경제, 국방 등 모든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 나는 생각한다. 중요한 사실은 우리 내부에서 대한민국이 선진국임을 자각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다시 뒷걸음을 치는 형국이기도 하다. 선진국 체험으로만 끝나기엔 그게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사랑, 낭만은 삶의 목적인 거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대사처럼, 정치 또한 국민들의 삶의 수단이 아닌 목적을 위해서 기획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인철 시민기자의 네이버 블로그와 다음 브런치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3프로, #유투브, #윤석열,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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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 시민기자입니다. 진보적 문학단체 리얼리스트100회원이며 제14회 전태일 문학상(소설)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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