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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교육부가 경상대(국립) 새 총장으로 '2순위 후보' 이상경 교수를 임용해 논란이다. 경상대 교수회(회장 노규진)는 '1순위 후보' 권순기 교수의 임용거부 사유를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권 교수는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립대학 총장은 교육부 장관이 임용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부는 지난 7일 경상대 10대 총장으로 이상경 교수를 임용했다고 발표했다. 이상경 총장은 이날부터 임기가 시작되었으며, 뒷날 보직인사를 하는 등 업무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경상대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 23일, 교수·직원·학생 대표들로 구성된 '정책평가단'과 '현장평가단'을 통해, 5명의 후보 가운데 권순기 교수와 이상경 교수를 총장 후보로 선정해 정부에 신청했다.

경남 진주 소재 경상대학교 표지석.
 경남 진주 소재 경상대학교 표지석.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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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교수회 "1순위 후보 배제된 사유 밝혀달라"

경상대 교수회는 9일 성명을 통해 "임용권자인 대통령이나 임용제청권자인 교육부장관이 특별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1순위를 배제하고 2순위자를 임용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교수회는 "총장임용후보자 선출과 관련해 우여곡절 끝에 구성원 의사가 반영된 간선제를 채택했다"며 "이는 대학의 자율적 권한에 기초한 것이며 따라서 선출 결과는 대학 구성원의 총의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수회는 "대학 본부가 규정상 후보자의 순위를 명시하지 않고 교육부에 임용제청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복수의 후보를 추천한 이상, 장관과 대통령에게 이에 대한 재량적 선택권이 있음도 사실"이라 말했다.

이어 "그러나 총장임용추천위가 결정한 '매우 우수', '우수'라는 표시에 대학 구성원의 선호도가 반영되어 있고, 따라서 장관과 대통령에게 재량적 선택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1순위(매우 우수)에게 특별한 하자가 있을 경우에 한해 2순위(우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수회는 "1순위자에게 충분히 납득할만한 하자가 없음에도 그를 탈락시켰다면, 이는 장관과 대통령의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며 "대통령의 국립대학 총장 임명권은 어디까지나 헌법이 보장하는 대학의 자율성과 교육공무원법이 보장하는 총장 임용에 있어 교원의 합의된 방식을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만 행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회는 "장관과 대통령이 학내 구성원 다수의 지지를 받은 1순위 임용후보자를 임용제청과 임용거부한 사유를 조속히 그리고 명명백백하게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총장 임용과 관련된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고 학내의 혼란을 방지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권순기 교수 "결코 승복할 수 없다"

권순기 교수도 이날 교수들한테 편지를 보내 총장 임명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권 교수는 정부에서 총장 임용 발표하기 전에 보낸 편지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사퇴'라고 보도했는데,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총장임용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서 자진사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학내 연구윤리 검증은 물론이고 교육부 인사혁신처를 거치는 검증 과정에서 소명을 해야할만한 어떤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9대 총장을 지낸 권 교수는 "지난 총장 임용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통과했다"며 "당시에는 충분한 조사를 거쳐 의문이 있는 부분은 저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검증을 하였으나 이번에는 두 달의 검증기간 동안 저에게 한 번도 검토를 요청하거나 소명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고위공직자로서 취임 직후부터 올 1월까지 매년 고위공직자 재산등록과 공개를 통해 재산의 변동사항(주식, 재산 포함)에 대해 철저한 관리와 검증을 받아 왔을 뿐더러 공직자 윤리 준수 여부(사외이사 겸직 여부 포함)에 대해서도 철저한 감시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10대 총장으로 임용받지 못한 것에 대해 도저히 수긍하지 못하며 결코 승복할 수 없다"며 "저 개인적인 문제로 총장 임용에서 탈락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이와 관련해 저와 관련된 불필요하고도 잘못된 소문이 하루 빨리 종식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락 이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다음으로 미루고 지금은 어떻게 하면 그동안 베풀어주신 여러분의 배려와 은혜에 보답할 수 있을지를 신중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태그:#경상대학교, #청와대, #교육부, #이상경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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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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