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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오늘 '어린이 교통 안전' 가요."

토요일과 공휴일만 되면 막둥이 입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입니다. 어린이집 다닐 때부터 갔으니 7~8년이 넘었으면 질릴 법도 한데 막둥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할머니 집을 갈 때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국도 2호선을 이용하면 쉽게 갈 수 있어 가자며 떼를 쓸 때도있습니다. 정말 집요합니다. 결국 지난 19일 노무현 대통령 추모사진전을 관람하고 나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많아 앉아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어린이 교통안전이 뭐라고

"김 막둥 사람이 많다. 어떻게할까?"
"조금 기다리면 되잖아요. 4인용이 하나 있는데 저것 타면 안 될까?"

"싫어요. 나는 1인용 타고 싶어요."
"1인용은 너무 많고, 그럼 2인용 타자. 아빠하고 타면 되잖아?"

"알았어요. 그래도 나 혼자 타고 싶어요."
"2인용을 너 혼자 타겠다고? 그것은 안 돼지."

"아빠 나 혼자 타고 싶단 말이예요."
"알았다 알았어. 혼자 타라. 조심해야 한다."

오래만에 어린이 교통안전에 온 막둥이 신났습니다.
 오래만에 어린이 교통안전에 온 막둥이 신났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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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만에 어린이 교통안전에 온 막둥이는 신이 났습니다
 오래만에 어린이 교통안전에 온 막둥이는 신이 났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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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만에 어린이 교통안전에 온 막둥이는 신이 났습니다. 어떤 때는 과속까지 합니다. 얼마나 기다렸으면 저럴까?라는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교통질서를 많이 배웠는지 빨간불에는 멈춤입니다. 그리고 횡단보도에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지나가지 않고 '일단멈춤'입니다.

막둥이는 빨간불에는 무조건 멈춤

"막둥이 빨간불이라고 멈췄네"
"빨간불에는 서는 것 당연한거예요."

"그래 빨간불에는 서야지."
"횡단보도 앞에서는 무조건 일단멈춤이예요."
"와 막둥이 교통안전 의식이 최고다 최고!"

빨간불에는 멈춤
 빨간불에는 멈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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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가 빨간 불이지만 일단멈춤입니다.
 횡단보도가 빨간 불이지만 일단멈춤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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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부끄럽습니다. 차를 운전하다면 보면 횡당보도에 초록불이 들어와도 사람이 없으면 우회전을 합니다. 1초라도 더 빨리가기 위해서입니다. 막둥이에게는 교통질서를 잘 지켜야 한다고 하면서 아빠는 몰래 어깁니다. 학교에 잘 배웠는지, 어린이 교통안전에 와서 지난 8년간 배운 것이 몸에 배여 그런 것인지 몰라도, 교통안전 의식 하나는 몸에 배였습니다.

사고가 발생했어요. 앞차와 안전거리 반드시 지켜야 해요

그런데 그 때 "어어어"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막둥인줄 알았는데 다른 아이들이었습니다. 만약 진짜 자동차였다면 큰 일 날뻔했습니다. 아마 그 어린이는 귀중한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재미있고, 신난다고 빨리 달렸다가는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고가 발생했어요. 앞차와 안전거리 반드시 지켜야 해요
 사고가 발생했어요. 앞차와 안전거리 반드시 지켜야 해요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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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아이들이 많다보니 차가 밀리기까지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나 교통체증이 문제입니다. 신나게 달리는지 못해도 차가 밀리지는 않아야 하는데 아이들이 교통안전을 배우는 곳에서도 밀리니, 어른이 되어 차가 밀릴 때 오늘을 경험삼아 기다리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라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 벌써부터 교통체증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교통질서와 교통안전, 어릴 적부터 온몸으로 배워야

어린이 교통안전에도 교통체증입니다.
 어린이 교통안전에도 교통체증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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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이 소원을 풀었습니다. 아마 한 달 정도는 가자고 말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름방학을 하면 가자고 조를 것인데, 한 번쯤 못이기는 척 하고 가겠지요. 갈 때마다 조금씩 교통질서를 배웁니다. 놀고 즐기면서 배우는 교통안전입니다. 신호등과 중앙선 그리고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으면 반드시 사고가 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은 머리만 아니라 몸으로 직접 익히는 것 정말 중요합니다. 어른이 되어서 경험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태그:#교통안전, #막둥이, #교통신호, #교통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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