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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간부 8명은 7월 1일, 오전 11시, 중앙노동위원회 규탄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해고됐다가 복직 판정받은 간부 3명에 대해 기간만 달리해 재해고한 영남대의료원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과 관련해 중앙노동위원회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을 뒤집어 정당한 해고로 판정했기 때문이다.

 

지방노동위, 두 번이나 "부당해고"...중앙노동위, "정당한 해고"

 

 

영남대의료원은 “2006년 7월 10일부터 2006년 12월 22일까지 무단결근 및 근무지 이탈, 의료원 내 불법집회 등을 통한 지속적인 업무방해, 폭력사태 가담, 의료원 및 개인의 명예훼손과 신용손상, 시설물 훼손, 업무 지시명령 거부 등의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며 이금출, 김지영, 정우만 3명을 해고했지만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들 3명에 대해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이에 영남대의료원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따라 2007년 7월 3일자로 이들을 복직조치했지만 복직조치 3개월만인 2007년 10월 26일, 2006년 12월 23일부터 2007년 4월 30일까지의 비위행위를 추가해 이들을 재해고했다.

 

해고됐다 복직한 조합원들을 기간만 달리해 재해고한 유례없는 영남대의료원의 징계해고사건에 대해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08년 2월 29일 또다시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을 뒤집어 정당한 해고라고 판정했다.

 

 

1일 중앙노동위원회 앞에서 낮 12시부터 열린 투쟁선포식에서 이원정 영남대의료원지부 비상대책위원장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사형선고와 같은 판정문을 받았다. 2007년 5월과 12월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영남대의료원으로부터 해고된 조합원에 대해 부당해고 판정을 했지만 똑같은 사실을 두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뒤집었다”며 “노동자의 고충을 이해하고 보듬어야 할 중앙노동위원회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와 정반대의 판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그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중앙노동위원회 판정문은 났지만 중앙위원회가 또 다시 노동자에게 불합리한 판정을 계속하면 노동자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음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며 “중앙노동위원회가 또 다시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용문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중앙노동위원회는 정말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문을 연 뒤, “우리나라 지방노동위원회 중 가장 보수적이라고 하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부당해고’라는 판정을 두 번이나 했는데 중앙노동위원회가 그 판정을 뒤집었다”며 “정부와 자본에 편승해 노동자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노동조합은 헌법에 보장돼 있는 3가지 권리(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를 행사한 것뿐인데 영남대의료원은 이런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지 않았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민주노조 사수’라는 소박한 바람을 가지고 투쟁해 온 노동자를 부당해고 한 영남대의료원에 굉장히 큰 힘을 보태준 것”이라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우리 편을 들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공정한 판결을 내려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대의료원에서 12년 동안 근무해 온 간호사”라고 소개한 김지영 영남대의료원지부 의료부장은 “말기암 환자가 있는 병동에서 일하면서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인력을 더욱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영남대의료원에 요구해 쟁취했다. 이처럼 노동조합은 그 동안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투쟁해 왔다”며 “그러나 영남대의료원은 이런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을 못마땅해 하며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했고 두 번씩이나 부당하게 해고했다. 나 또한 해고됐다. 그 결과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번에 사형선고를 내렸지만 끝까지 복직하기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20년 간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역사는 발전한다고 믿어 왔지만 지난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을 보고 역사가 거꾸로도 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역시 이명박 대통령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부터 많은 논란을 만들어 왔지만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그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촛불을 들고 다시 일어서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 촛불이 언제 중앙노동위원회를 뒤덮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영남대의료원장인 심민철 원장은 현재 보건의료산업 사용자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지만 현재 산별중앙교섭이 9차까지 열렸는데도 진행되고 있는 게 없다”며 “이는 영남대의료원지부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산업 2008년 산별중앙교섭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보건의료노조는 민주노총과 함께 투쟁해 노동자가 반드시 이긴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문이 나오자마자 6월 16일 성명서를 통해, “이명박 정권이 등장한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명백한 부당해고조차도 정당한 해고로 인정하고, 사용자측의 노조활동 탄압에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급격하게 보수화, 친기업화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명박 정권의 친기업반노동정책에 편승해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사용자측의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는 눈감아주면서, 악랄한 노조탄압에 맞서 민주노조를 지키려는 노동자들의 피눈물어린 투쟁에 철퇴를 가한다면, 우리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역사적 죄악행위에 맞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 #중앙노동위원회, #경북지방노동위원회,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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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부터 노원에 살고, 20살 때부터 함께 사는 세상과 마을을 위해 글쓰고 말하고 행동하고 음악도 하는 활동가 박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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