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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자신의 나약한 모습 때문에 가슴 시릴 때가 있다. 하지만 울퉁불퉁 못난 나도 부정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이다. 올해는 이런 못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진정한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보자. 양산도서관 독서치료동호회와 함께.

 

양산도서관 독서치료동호회 '사람풍경'(회장 유양자)은 2005년 9월 양산도서관 독서치료 평생학습강좌를 들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동호회로 현재 8명의 회원이 독서치료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그림이 있고 향취가 있고 그림자가 있잖아요. 그것들이 모여 한 사람의 풍경이 되고 그 풍경이 모여 세상이 되는 거죠. 자신의 풍경을 인정할 때 상대방의 풍경도 인정할 수 있고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거예요.”

 

소설가 김형경의 심리여행에세이 <사람풍경>에서 따온 동호회 이름은 이들이 독서치료를 통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못난 나를 인정하기

 

회원들이 맨 처음 독서치료를 시작하게 된 것은 단지 아이들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다고 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성장통을 앓을 때 힘이 되고 싶어 시작한 독서치료가 알고 보니 자신을 치료하는 과정이었다고.

 

유양자(41) 회장은 “독서치료가 처음엔 책을 읽고 아이에게 맞는 상황을 찾아서 조언을 해주는 건지 알았어요. 하지만 강의를 받다보니 아이보다 나 자신이 상처가 더 많았고 못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죠”라며 끊임없이 자신을 달래고 어루만지고 있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직장동료를 한없이 시샘했던 모습, 교양 있고 아름답고 완벽한 사람이고 싶지만 모자라고 비인격적이고 삐뚤어진 자신의 모습과 마주칠 때의 불편함. 사람풍경 회원들은 이렇게 울퉁불퉁 모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 깊숙한 서랍 속에 감추고 살아가죠. 감추고 싶은 콤플렉스와 신체적 빈약함, 성격의 네모남을 삐딱하게 들어내며 되레 다른 사람에게 쏟아 붙이고 그 사람을 몰아붙이죠. 알고 보면 그게 내 모습인데도 말이에요.”

 

마음의 감기 치료하기

 

사람풍경 회원들은 이런 못난 나를 다른 사람에게 발가벗듯 털어놓으면서 자신을 찾고 있다. 일주일에 2권의 책을 정한 뒤 그 책을 읽고 회원들 앞에서 자신의 부끄러운 경험을 말하며 울고 소리치는 과정은 마치 고해성사와 같다.

 

조경자(39) 회원은 “못난 나로 인해 가슴 아픈 건 마치 마음의 감기를 앓는 것과 같아요. 치유서를 읽고 회원들 앞에 털어놓으면서 스스로 감기를 치유하는 거죠.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면서도 평생 따라다니는 병이듯 마음의 감기도 평생 관리하면서 면역력을 길러야 해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상처를 가지고 부정적인 나와 긍정적인 나 모두를 인정하고 같이 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삐딱하게 보이던 세상도 밝게 보이기 시작한다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나와 다른 상대방도 그 모습 그대로 인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사람풍경 회원들은 독서치료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굴레에서 벗어나고 편히 자신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살림살이와 자녀교육에 지쳐 자신을 잃어버린 주부들에게 두 권의 책을 추천했다. 바로 김형경의 심리에세이 <사람풍경>과 엘리자베스 퀴블러의 <인생수업>이다.

 

<사람풍경>은  작가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 내면에 내재한 감정을 사색하게 하는 책이다. <인생수업>은 20세기 최고 정신의학자이자 호스피스 운동가였던 저자가 죽음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인터뷰한 뒤 삶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정리한 책이다. 두 책 모두 못난 나를 인정하고 자신을 되돌아본 뒤 웃을 수 있게 도와준다.

 

사람풍경 회원들은 “시간이 없더라도 독서치료 도서를 읽어보세요. 처음엔 못난 나를 인정하기 힘들겠지만 그 과정을 넘으면 이전과는 세상이 달리 보인답니다. 모든 사람들이 상처 입은 나를 치료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길 바래요”라고 말한다.

 

이제 나로 인해 아팠던 기억은 훌훌 털어버리고 독서치료 도서를 읽고 활짝 웃어보는 것은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 216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독서치료, #사람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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