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다만 좀 안타까운 것은... 과거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삼십 몇 년간 우리 헌정사의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온 것이 어제부로 무너졌기 때문에 아마 앞으로는 정치 상황에 따라서 대통령 시정연설에 국회의원들이 불참하는 이런 일들이 종종 생기지 않겠나 싶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더불어민주당의 전면 불참으로 '반쪽짜리' 시정연설이 된 것에 대해 짧은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26일 오전 8시 56분께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어제(25일) 비어 있는 국회가 분열의 정치를 상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고 정국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치라고 하는 것은 늘 살아 있는 그런 생명체와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그것은 결국 대통령뿐만이 아니라 국회의 국민 신뢰가 더 약해지는 것이 아니냐, 국회를 위해서도 이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면서 "그래서 좋은 관행은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 있더라도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경제와 안보가 녹록지 않아도 하늘은 맑다"라고 대기중인 취재진을 향해 인사말을 꺼낸 뒤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639조 원의 정부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시정연설을 했다"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먼저 시정연설 내용에 대해 "국민의 혈세를 어떻게 쓸 것인지 국회와 국민, 국내외 시장에 알리고 건전재정 기조로 금융 안정을 꾀한다는 정부의 확고한 정책 방향을 국내외 시장에 알림으로써 국제 신용도를 확고하게 구축한다는 그런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국회를 향해 "(국회) 의원들님께서 전부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법정 시한 내에 예산안 심사를 마쳐서 취약계층 지원과 국가 발전과 번영에 필요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당부했다. 

곧바로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시정연설에서 야당과의 협치라는 말이 사용되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대통령이 생각하는 협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나오자 윤 대통령은 "어제 시정연설에서 '야당'이라는 말을 안 썼지만, 국회의 협력이 필요하고 협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 강조했다"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시각)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관련 "한국과 유럽의 우려에 대해 많이 들었고, 우리는 분명히 그들을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법에 쓰인 대로 시행해야 된다. 입법은 그런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일반적인 입장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좀 더 지켜보시죠"라고 짧게 답할 뿐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날 평소보다 짧은 모두발언에 이어 세 가지 질문을 받은 윤 대통령이 몸을 돌려 승강기로 향하려고 하던 찰나, 취재진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큰목소리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요구한 대장동 특검에 대해 대통령의 정확한 입장을 갖고 계신지 말씀 부탁드린다'고 추가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윤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오늘 하루 잘 보내시고, 거기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이 입장을 다 냈다"고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는 승강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태그:#윤석열, #출근길 문답, #시정연설, #대장동 특검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