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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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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주는 삼겹살 1인분은 200그램이다. 이곳의 삼겹살 한 점은 20그램으로 정량을 주는 셈이다.
단돈 1000원에 맛본 삼겹살 한쌈은 상상 그 이상의 맛이다.
 단돈 1000원에 맛본 삼겹살 한쌈은 상상 그 이상의 맛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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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겹살을

구울 테니

너는
쌈을 싸거라!

소주 한 잔 하겠느냐
그럼 오백원!

나는 삼겹살을 구울테니 너는 쌈을 싸거라! 소주 한잔 하겠느냐그럼 오백원!
 나는 삼겹살을 구울테니 너는 쌈을 싸거라! 소주 한잔 하겠느냐그럼 오백원!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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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아이디어가 참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 많고 많은 맛집과 길거리음식이 있지만 이렇듯 반짝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기는 쉽지 않을 터.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줄을 섰다. 우아한 쌈을 맛보기 위함이다. 상추, 치커리, 케일 등 다양한 쌈채가 신선하다. 소스도 취향대로 골라먹을 수 있게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마늘과 풋고추, 양파도 있다. 쌈에 들어가는 양념과 재료는 다 준비되어 있다.

손님이 우연히 건네준 삼겹살 한쌈... 고깃집에서 길거리음식으로

주인아주머니가 돌판에서 토치불로 삼겹살을 노릇하게 구워낸다.
 주인아주머니가 돌판에서 토치불로 삼겹살을 노릇하게 구워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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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자신의 취향대로 갖가지 채소를 골라 양념을 얹고 콩가루도 뿌리고 삼겹살이 익기를 기다린다. 주인아주머니가 돌판에서 토치불로 삼겹살을 노릇하게 구워낸다. 잘 구워진 삼겹살을 딱 한 점 가위로 잘라 쌈에 올려준다.

한입 먹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입안에서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삼겹살 쌈이 이리 맛있었나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함께 한 지인 역시 탄성을 자아냈다. 정말 맛있다며 좋아한다. 유기농 쌈과 삼겹살 한 점의 조화가 오늘따라 참 경이롭다.

쌈에 들어가는 양념과 재료가 다 준비되어 있다.
 쌈에 들어가는 양념과 재료가 다 준비되어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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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취향대로 갖가지 채소를 골라 양념을 얹고 콩가루도 뿌리고 삼겹살이 익기를 기다린다.
 자신의 취향대로 갖가지 채소를 골라 양념을 얹고 콩가루도 뿌리고 삼겹살이 익기를 기다린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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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쌈과 삼겹살 한 점의 조화가 오늘따라 참 경이롭다.
 유기농 쌈과 삼겹살 한 점의 조화가 오늘따라 참 경이롭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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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쌈에 단돈 1000원이다. 주인아주머니는 남편이 고깃집을 운영하는데 그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이따금씩 삼겹살 한 쌈씩 먹었을 때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이걸로 장사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근처에 있던 주인아저씨의 부친(63. 선종철)이 설명을 덧붙였다.

"아들이 고깃집을 해요. 그런데 가게에서 아는 손님들이 가끔 쌈을 건네주는 걸 먹었는데 그렇게 맛있더래요. 그래서 이곳에 삼겹살 한쌈 가게를 열었답니다."

고깃집에서 길거리음식으로 나온 삼겹살 쌈의 맛은 기대 이상이다. 상상 그 이상의 맛으로 다가온다. 사소한 생각의 차이가 이렇듯 큰 이변을 낳았다.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주는 삼겹살 1인분은 200그램이다. 이곳의 삼겹살 한 점은 20그램으로 정량을 주는 셈이다. 200그램 1인분에 삼겹살이 10점이니 말이다.

신선한 유기농 쌈채와 어우러진 삼겹살 한쌈이 너무 맛있다. 음식은 첫 숟가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기를 먹을 때는 첫 번째 싸먹는 한쌈이 가장 맛있다. 삼겹살 한 점으로 만든 우아한 쌈이 이내 다시 먹고파진다. 길거리에서 줄서서 먹었던 그 한쌈이 오래도록 기억될 듯싶다.

길거리에서 줄서서 먹었던 그 한쌈이 오래도록 기억될 듯싶다.
 길거리에서 줄서서 먹었던 그 한쌈이 오래도록 기억될 듯싶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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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우아한 쌈, #1913송정역시장, #삼겹살, #맛돌이, #길거리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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