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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의회 의원들이 '지리산 천왕봉 케이블카(로프웨이) 설치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 채택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영남권 시민사회단체와 지리산권 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15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일 허기도·신종철 경남도의원은 지리산 천왕봉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대정부건의안 채택을 발의하였다. 경남도의회는 오는 21일 본회의를 열어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시민환경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리산은 자연·생태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역사·문화적으로도 민족과 함께한 산으로, 지리산 곳곳에는 생명과 평화, 공동체의 정신이 녹아 있다"며 "지리산은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이며, 많은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진행 중인 곳"이라고 밝혔다.

 

허기도·신종철 도의원의 대정부 건의문 채택 발의에 대해, 이들은 "국민들의 지리산 애정과 보전 요구에 반하며 도의원으로서 형평성을 상실한 행위로서 도민과 국민들에게 지탄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케이블카 설치는 환경보전이 아니라 생태를 파괴한다"며 "민족 영산에 철탑 박는 것이 일본이 저지른 민족정기 말살정책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따졌다.

 

이어 이들은 "환경부의 입법예고안대로 자연공원법이 개정된다면 지리산의 3대 주봉인 천왕봉(제석봉), 반야봉, 노고단까지 케이블카가 올라가게 된다"며 "일본제국주의가 민족정기를 말살하려고 우리 산 곳곳에 박아놓은 쇠못을 뽑은 게 엊그제인데, 이제 정부가 나서서 민족의 영산에 철탑을 박으려 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시민환경단체는 "국립공원 케이블카 추진은 국제적으로도 환영받지 못한다"면서 "국립공원제도를 만들고 세계적으로 국립공원을 제일 먼저 지정한 미국의 국립공원에는 케이블카가 단 한 곳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역경제 발전, 케이블카 설치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둘레길을 걷는 이들은 지리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그 지역농산물로 차려진 음식을 먹고 민박까지 하는 소박한 주민들의 산골 문화를 체험한다. 지리산 둘레길 복원은 지리산 속에 갇힌 주민들의 소박한 문화와 삶을 바깥세상과 소통시켜 지역소득증대 동력으로 복원시킨 사례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정부건의안 철회하고 도민 공론화 장부터 마련하라"며 "해묵은 케이블카 추진을 부추기는 것은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창의적인 지역경제 발전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도의원의 무능함을 과시하는 바보짓이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국 시민환경단체와 불교계는 지난 12일부터 지리산 천왕봉·반야봉·노고단에서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태그:#지리산, #케이블카, #경남도의회, #시민환경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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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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