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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이 보도· 종합 편성 방송시장에 진입한다고 해도 일자리 창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문종대 동의대 교수는 21일 오전 10시 국회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재벌과 신문의 방송보도영역 소유를 반대한다' 토론회에서 "새로운 매체는 새로운 콘텐츠 창구기능이 강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규 인력 창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거대 미디어 기업의 독점화로 중소 미디어 자본 소멸로 인한 고용 감소도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월 정기국회에서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방송법'에 대한 '산업화 논리의 경제적 평가' 발제를 맡은 문 교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규제개혁으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7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전망했고 정보통신 정책 연구원은 미디어 법안 통과시 2만60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했다"면서 "하지만 정보통신 정책 연구원은 미디어 법안 통과시와 통과되지 않은 경우 대비 고용창출 비교를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2007년 기준 방송매체 종사자의 수는 2만 8913명에 지나지 않고 새로운 매체는 새로운 콘텐츠 창구기능이 강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규 인력 창출효과를 미미할 것이다. 따라서 방송산업 영역에서 2만8000명의 고용창출에 대한 근거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문 교수는 "대기업에 의한 인수 합병 및 경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으로 고용 감축이 우려된다"면서 미국의 사례를 들었다.

 

"1996년 미국의 클리어 채널은 1200여 개의 방송국을 소유하면서 지역 방송국에는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인원만 남겨두고 제작인원을 해고했으며 미국의 중형 미디어그룹 중의 하나인 미디어제너럴은 2008년 750명을 해고했다."

 

문 교수는 "미디어간 교차소유가 방송시장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 역시 미미할 것이며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나 경제적 효율성도 높지 않을 것"이라며 "신문 방송 겸영 종합미디어 기업 등장은 여론 독과점 문제를 심각하게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교수는 "신문사의 투명 경영"을 전제로 신문사의 보도 PP 진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경우 "1개 미디어 기업의 '1일 최대 시청률의 연평균 시청률+연평균 가구 구독율'이 한국 전체 가구의 10% 이내 범위에서만 겸영 및 교차소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한나라당 주장에 상충되는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과 방송을 교차소유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고용창출이 예상된다고 하고 있다. 모순이고 논리적 허점이다. 시너지 효과는 효율성인데, 효율을 꾀하다 보면 고용창출을 예상하기 어렵다. 그리고 미디어의 시너지 효과는 회사에 유익할 수는 있겠지만 공익에는 반하는 것이다. 미국 보수적 공공연구소인 AEI에서는 이미 '미디어 교차소유는 안티-퍼블릭'이란 발표를 한 적도 있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는 "정파적 언론이 공공 미디어에 들어오는 위험함에 대해 역사를 통한 통시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사카린 밀수 사건, 미원-미풍 광고사건 등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재벌 미디어가 어떻게 보도해 왔는지를 적극적으로 얘기해야 한다. 김용철 변호사 사건과 태안 기름 유출 삼성중공업 관련 보도를 <중앙일보>는 하지 않았다." 

 

김영희 한국PD연합회장은 "미디어관련법은 소수자와 약자를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들은 어려울 때 희망 주고 감동 주길 바라고 있다. 그런데 과연 미디어관련법이 소수자와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인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 이럴 때일수록 묵묵히 살고 있는 소시민들을 비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느낌표> 연출할 때, 학교 다니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버스를 탈 때 할인을 받지 못하는 것을 고발했다. 학생 할인이지 청소년 할인이 아닌 것이다. 불우한 청소년들이 학생 아니라는 이유로 오히려 돈을 다 내고 다녔다. 사회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각막 없어서 눈 못 뜨는 시각 장애인 문제나 이주 노동자 문제 등 소외된 사람들을 비추는 일도 했었다. 재벌과 신문이 방송을 소유하면 이런 방송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최문순 의원은 "결국 2월 정기국회는 '장악과 저지의 싸움'이라는 단순구도로 정리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합의 안 되면 강행통과하겠다는 입장이어서 2월 정기국회는 결국 몸싸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우리 언론 체제가 큰 틀에서 보면 87년 체제"라고 말했다. "민주대항쟁을 통해 <한겨레>를 만들었고 방송문화진흥회를 만들었고 KBS 등 방송국을 국가로부터 독립시켰다. 앞으로 나가진 못하더라도 이 성과물들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토론회는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와 미디어행동이 공동 주최했으며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박병석 정책위의장, 변재일 서갑원 최문순 의원,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신학림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 이희용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이재명 방송기술인연합회장, 심석태 SBS 노조위원장,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태그:#재벌방송, #미디어행동, #민주당, #문방위, #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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