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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4일 오전 10시 24분]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답하는 이원석 검찰총장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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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전격 단행되면서 사실상 용산 대통령실이 검찰총장을 불신임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은 14일 "공직자로서 검찰총장으로서 나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며 사직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김건희 여사 수사에 대해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라며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서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서초동 대검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짧게 답했다. 그는 전날 단행된 인사에 대한 질문에 "내가 일일이 더 말하지 않겠다"고만 답했다. 다만 이 답이 나오기 전 그는 약 10초간 침묵하는 방식으로 불만이 상당하다는 뜻을 표출했다.

다음은 현장 일문일답이다.

- 어제 검찰 인사가 있었는데. 사전 협의 있었는가.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는......(약 10초 침묵)... 내가 일일이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

- 인사의 규모나 시점 등도 예상 못했나.
"인사에 대해서 내가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

- 김건희 수사 방침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서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다. 나는 우리 검사들을, 수사팀을 믿는다.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다."

- 후속 인사는 언제쯤?
"내가 알 수 없는 문제다."

- 임기가 약 4개월 남았는데, 그동안 (김건희 여사)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뜻인가.
"저는 검찰총장으로서 공직자로서 나에게 주어진 소임, 직분, 소명을 다할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 남은 임기는 끝까지 소화하는 걸로 이해하면 되는가.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공직자로서 검찰총장으로서 나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날 법무부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을 전격 교체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1∼4차장검사를 전원 물갈이했고, 이원석 검찰총장의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거 교체했다. 2024.5.14
▲ 답하는 이원석 검찰총장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날 법무부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을 전격 교체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1∼4차장검사를 전원 물갈이했고, 이원석 검찰총장의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거 교체했다. 202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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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전날인 13일 39명 규모의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검찰총장의 참모 성격인 대검 부장 7명 가운데 6명이 교체됐다.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도 교체됐으며, 그 밑에 1~4차장도 모두 바뀌었다. 인사의 시점이나 규모, 내용면에서 이례적이었기 때문에, 최근 김 여사 수사 움직임을 보이는 검찰 수뇌부에 대한 용산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불신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김건희 수사' 서울중앙지검장 전격교체... 이창수 임명... 송경호는 부산고검장으로 https://omn.kr/28noj)

이번 인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통령실에 민정수석실을 부활하고 김주현 수석을 앉힌 지 불과 6일만에 이루어졌다. 인사가 발표 될 때 이원석 총장은 강원도 영월과 원주로 일선 검찰청 격려방문 중이었다. 당초 1박 2일 일정이었지만, 이 총장은 이어지는 제천과 충주 지역 방문을 취소하고 밤 늦게 서울로 돌아와 다음날 대검으로 출근했다. 여러 정황상 이번 인사는 검찰총장과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오는 9월까지인 이 총장은 지난 7일 신속하고 김건희 여사 명품백 관련 사건을 수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중도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이 총장이 "우리 검사들을, 수사팀을 믿는다"고까지 표현했지만, 당분간 김 여사 관련 수사는 속도를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정권이 있는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수뇌부가 대검 총장과 차장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과거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로 인해 현재 지휘권이 총장이 아닌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있다. 신임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변인을 맡았던 이창수 전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맡게 됐다. 이런 상황들로 인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당위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태그:#이원석, #검찰총장,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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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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