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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산초등학교 6학년 김현경의 일기. 80년 5월 18일과 19일자 일기에서 초등학생이 느끼는 무서움과 공포가 잘 묘사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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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로 우리는 임진왜란 당시의 전황을 소상히 알 수 있다. 어디서 어떻게 전쟁을 준비하고 싸웠는지, 누가 적극 돕고 또 방해했는지 등등. 이순신의 인간적인 고민과 번뇌, 건강상태까지도 일기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날 일(日) 기록할 기(記). 일기는 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을 날마다 적은 기록을 일컫는다. 1980년 5월 상황을 적은 학생과 시민의 일기도 매한가지다. 난중일기, 조선왕조실록, 오월일기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오월일기는 1980년 당시 시민이 생산한 성명서, 정부와 행정기관의 관련 기록물과 함께 2011년 5월 등재됐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오월일기는 고등학생, 직장인, 공무원, 주부가 썼다. 초등학생이 쓴 것도 있다. 필자가 다양하지만, 저마다 1980년 5월을 직접 보고 들은 것을 적고 있다. 일기는 우리에게 다양한 시각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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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실 내부. 5·18민주화운동 기록물과 함께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난중일기, 조선왕조실록 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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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실 풍경. 80년 당시 학생의 책상 풍경도 연출해 보여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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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타임캡슐인 오월일기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열고 있는 '5월 18일. 일요일. 맑음.' 기획전이다. 전시는 광주 전일빌딩245 9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에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오월일기'를 집중 조명했다.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일기는 조한금, 조한유, 주소연, 주이택, 김현경 등이 쓴 것이다. 이 일기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열흘간의 항쟁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기록을 담고 있다.
이들 일기는 단순한 개인의 기록을 넘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폭력을 겪은 평범한 시민의 분노와 불안도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필자의 시선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을 여러 시각에서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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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실 풍경.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오월일기를 보여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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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금 일기'에선 당시 전남 목포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전남도민의 입장에서 광주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당시 광주우체국 통신과장으로 근무한 조한유의 일기는 항쟁 초기 광주시내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빨리 보고 들으며 현장을 생생하게 관찰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주소연은 당시 전남도청 인근에 있던 광주여고 3학년 학생으로, 5월 22일부터 도청에서 취사반으로 활동했다. 신문 스크랩과 함께 작성한 것이 눈에 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직원이었던 주이택은 광주시내에서 직접 목격한 내용을 충실하게 기록했다. 항쟁 기간 상황이 비교적 객관적으로 차분하게 기록돼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김현경은 당시 광주동산초등학교 6학년 학생으로 공수부대나 계엄군의 폭력, 시민의 저항과 항쟁을 직접 목격하지는 않았다. 항쟁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었다. 그러나 일기에는 당시 어린이가 느끼는 분위기와 두려움, 불안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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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오월일기 속 풍경을 동화책 〈오늘은 5월 18일〉을 통해 그림일기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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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또 동화책 <오늘은 5월 18일〉을 통해 그림일기 형태로 재해석된 5·18민주화운동의 모습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보다 친근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어 어린이들 눈높이까지 배려하고 있다.
김호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80년 5월 18일, 한적하고 고요해야 할 일요일에 광주시민들은 어떤 불안과 공포를 느꼈는지, 일기를 쓴 필자들이 느낀 분노와 진실은 무엇이었는지, 전시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았던 그날의 진실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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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실 풍경. 80년 5월 광주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도록 만들어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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