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7.10 04:47최종 업데이트 23.07.10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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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 동해공장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며 뿜어낸 연기가 무릉계곡을 덮고 있다. ⓒ 최병성

 
시멘트 공장에서 다양한 색의 연기를 펑펑 뿜어낸다. '자원 재활용'과 '자원 순환'의 이름으로 전국에서 모아 온 쓰레기를 소각하며 내뿜는 연기다. 이곳은 쌍용C&E 동해공장이다. 쌍용C&E가 뿜어낸 연기가 바람을 타고 흘러가 뒤편의 강원도 두타산 무릉계곡을 뿌옇게 채우고 있다.

쌍용C&E에서 뿜어내는 것은 쓰레기 소각 연기만이 아니다. 지난 5월 20일 쌍용C&E는 시멘트 분진도 펑펑 뿜어내고 있었다.
 

쌍용C&E 동해공장이 쓰레기를 소각하며 정체불명의 시퍼런 연기와 함께 시멘트 분진을 펑펑 뿜어내고 있다, ⓒ 최병성

   
조금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자. 시멘트 분진이 모든 구멍에서 나온다. 그동안 시멘트협회는 시멘트공장에 실시간 굴뚝감시장치(TMS)가 달려 있어 환경오염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저곳엔 TMS 장치가 없다. 때문에 시멘트공장에서 분진을 펑펑 뿜어내도 환경부의 TMS 기록은 언제나 이상없음이다.
 

구멍 구멍마다 시멘트 분진을 뿜어내는 쌍용C&E 시멘트공장의 모습이다. ⓒ 최병성

 
쌍용C&E 공장은 세계 시멘트 역사에 남을 만큼 엄청난 분진을 뿜어내왔다. 이에 대해 쌍용C&E는 오래 전의 분진이라고 해명해왔지만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쓰레기를 소각하며 지역 주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쌍용C&E 동해공장에서 뿜어낸 시멘트 분진이 주변 마을 담장을 덮쳤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시멘트 분진을 보기 어렵다. ⓒ 최병성

 
18개 매체에 천편일률적인 르포 기사? 

'獨시멘트공장, 폐기물로 유연탄 연료 100% 대체' (동아경제 6월1일)
'순환자원 눈 뜬 獨, 유연탄 대신 100% 대체연료 사용'(이투데이 6월1일)
'100% 폐기물로 시멘트공장 돌려요' (매일경제 6월1일)
'유연탄 대신 100% 순환자원 써요'( 파이낸셜뉴스 6월1일)
'脫탄소 앞선 유럽... 폐기물 연료로 시멘트 생산' (한국경제 6월1일)


지난 6월 1일, 동아일보를 비롯해 문화일보, 연합뉴스,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헤럴드경제, 뉴스1, 뉴시스 등 무려 18개 언론사들이 유럽 르포 기사라며 신문지면 한두 페이지 가득 쓰레기시멘트 찬양 기사를 쏟아냈다.
 

18개 언론들이 쓰레기 시멘트 찬양 기사들을 동시에 쏟아냈다. ⓒ 언론사

 
기사 내용은 대부분 동일했다. 독일의 시멘트공장은 유연탄 대신 100% 쓰레기를 사용하여 시멘트를 만들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시멘트공장들도 쓰레기 소각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토마스 길롯 글로벌 콘크리트협회 회장과 피터 호디노트 유럽시멘트 자문위원의 인터뷰 내용 역시 동일했다.

어떻게 18개 언론사들이 같은 날 똑같은 내용과 동일한 인물의 인터뷰를 동시에 보도할 수 있었을까? 궁금증을 풀어줄 한 장의 문서를 입수했다. 한국시멘트협회가 언론사들을 대동하여 유럽의 시멘트공장들을 돌아본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시멘트협회의 언론사 기자들 유럽 탐방 안내 공문. 시멘트협회가 만든 일정에 따라 기자들이 따라다니게 된다. ⓒ 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협회와 함께 유럽을 다녀온 기자들이 보지 못한 진실이 많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은 시멘트 생산량이 많지 않다. 국민들이 대한민국처럼 발암물질과 유해물질 가득한 쓰레기시멘트에 노출될 확률이 적다. 그럼에도 유럽의 국가들은 시멘트공장의 배출가스 기준이 엄격하고, 쓰레기 사용 기준이 한국보다 강력하고, 시멘트제품의 강력한 법적 안전 기준이 있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를 보지 못하고, 시멘트협회가 짠 일정에 따라 움직이며 결국 시멘트 협회가 말하는 대로 기사를 쓴 것은 아닐까? 이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잘못이다.

언론사 기자들이 눈감은 진실

18개 언론사가 보지 못한 진실이 무엇인지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대한민국의 주거 현실을 보자. 사방에 보이는 것은 쓰레기시멘트로 지은 아파트뿐이다.
 

쓰레기시멘트로 지은 아파트로만 가득한 숨막히는 대한민국. 주거 공간이 위험하다. ⓒ 최병성


대한민국은 대부분 콘크리트 건축물이다. 이 콘크리트는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폐플라스틱, 하수슬러지, 석탄재, 반도체공장 오니 등 각종 쓰레기를 혼합 소각하여 만들어진 시멘트다.

한국시멘트협회는 18개 언론사 기자들을 이끌고 독일, 영국, 아일랜드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독일에선 대한민국처럼 쓰레기시멘트로 지은 아파트가 도시를 가득 채운 곳을 찾기 어렵다. 한국은 20~30년마다 재건축하지만, 독일과 유럽은 한번 지은 건축물의 수명이 길다. 국민들이 한국처럼 쓰레기시멘트의 위협에 노출될 확률이 적은 것이다. 
 

독일의 그 어떤 도시도 한국처럼 쓰레기시멘트로 지은 아파트로 가득한 곳이 없다. ⓒ 홍석환

 
영국의 에든버러 풍경이다. 영국 역시 쓰레기시멘트로 지은 아파트를 찾아보기 어렵다.
 

영국 에든버러 모습이다. 영국에도 아파트가 있다. 그러나 한국처럼 발암물질과 중금속 가득한 쓰레기시멘트로 지은 고층 아파트로 밀집된 곳이 없다. ⓒ 홍석환

 
이는 국가별 연간 시멘트 생산량과 소비량에서 쉽게 확인된다. 한국시멘트협회의 '2021 한국 시멘트산업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상위 20위 시멘트 생산국가 중 한국은 5만 449천 톤으로 12위이고, 독일은 3만 2360천 톤으로 18위다. 또 2021년 '시멘트 소비량'은 한국은 4만 9364천 톤으로 11위이고, 독일은 2만 7360천 톤으로 20위다.
 

한국시멘트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시멘트 소비량은 셰계 11위, 독일은 20위다. 영국과 아일랜드를 비롯하여 유럽의 국가들 중 20위 안에 드는 나라가 거의 없다. ⓒ 한국시멘트협회


영국과 아일랜드는 세계 시멘트 생산과 소비 20위에도 들지 않는다. 다른 보고서들을 통해 영국과 아일랜드의 시멘트 생산량을 찾아보았다. 연도별로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기에 한 국가의 시멘트 소비량을 유추할 수 있다.
 

한국과 독일, 영국, 아일랜드의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량을 비교해보았다. 한국이 압도적인 1위다. 한국과 독일 통계는 한국시멘트협회, 영국은 국립환경과학원의 <시멘트소성로 대기 배출 허용기준 개선방안 연구>(2009), 아일랜드는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기획과의 <유럽레미콘산업의 동향>(1995) 에서 발췌. ⓒ 최병성


한국과 독일과 영국의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량을 살펴보면 한국이 957톤으로 독일 328톤의 2.9배, 영국 177톤의 5.4배다. 한국은 쓰레기시멘트를 만들지 않는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면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량이 압도적인 세계 1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독일의 국토 면적은 35만㎢로 한국(10만㎢)에 비해 3.5배, 영국은 24만㎢로 한국에 2.4배 크다. 국토 면적이 크면 그만큼 도로와 항만 등의 시설에 사용되는 시멘트량이 많다. 시멘트 생산량을 총 인구수로 나눈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량'보다 실질적으로 국민들에게 시멘트가 미치는 영향이 더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쓰레기시멘트 소비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의 주거 공간이 위험하다는 뜻이다. 결국 대한민국 국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주거 공간에 산다고 할 수 있다.

시멘트공장 배출가스와 쓰레기 사용 기준을 살펴보니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독일, 영국,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들은 국민들이 쓰레기로 만든 시멘트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다. 그럼에도 시멘트공장의 환경오염을 막고, 안전한 시멘트를 생산하기 위해 시멘트공장의 배출가스 기준과 쓰레기 사용 기준이 한국에 비해 엄격하다.

시멘트공장 배출가스 기준을 한국과 비교해 보자. 대한민국 환경부는 시멘트공장 배출가스 중 먼지, 염화수소, 질소산화물 3가지만 실시간 측정한다. 나머지 총유기탄소와 불화수소, 황산화물, 수은 등은 2주 간격으로 시멘트공장이 자체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에 '시멘트공장 배출가스 자가 측정 자료'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시멘트공장의 재산이기에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유럽연합, 독일과 한국 시멘트공장의 배출가스 기준 비교. 환경오염과 시멘트 안전을 담보하는 배출가스 기준조차 차이가 심각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은 생각지 않고 쓰레기 사용량 증가에만 목을 메고 있다.(자료출처 : 시멘트소성로와 소각장의 폐기물 처리에 따른 기후.환경영향평가 및 개선 방안) ⓒ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그러나 유럽과 독일은 위의 7가지 항목을 모두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환경오염을 막고 시멘트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심지어 시멘트소성로 산소농도가 유럽연합 10%, 독일 11%, 미국 7%, 일본 10%인데 한국만 13%로 환경오염물질을 뿜어내고 있다. 2009년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지적되었고, 국립환경과학원조차 개선해야 한다고 했지만, 14년이 넘도록 그대로다.

이뿐 아니다.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사용 기준 또한 한국에 비해 엄격하다. 환경부는 1999년 8월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사용을 허가했다. 그러나 단 하나의 쓰레기 사용 기준도 없었다. 쓰레기시멘트의 유해성 논란이 일어난 2009년 3월에서야 납, 구리, 카드뮴, 비소, 수은, 염소 등의 몇 가지 기준을 만들었다.
 

환경부가 뒤늦게 만든 시멘트공장 쓰레기 사용 기준. 항목이 몇 가지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예외 조항을 두어 시멘트의 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 환경부

 
더 심각한 문제는 폐기물 사용 기준에 예외 조항이 있다는 사실이다. 동제련소 발생 폐기물의 납 3200mg/kg 이하, 구리 10000mg/kg이하, 아연제련소 폐기물은 납 7000mg/kg 이하, 구리 14000mg/kg 이하, 제철소 폐기물은 납 4000mg/kg 이하 등이다. 시멘트 제품의 안전을 위해 기준을 만든 것인데, 예외 조항을 둠으로써 결국 시멘트공장을 쓰레기 처리 시설로 만든 것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2009년 〈시멘트 소성로 투입 폐기물의 중금속 기준(안) 설정에 관한 연구〉에서 국내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는 비가연성 쓰레기와 가연성 쓰레기를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과 비교한 결과를 제시했다. 
 

환경부 스스로 유럽의 국가들이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사용 기준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감추고 지금까지 온갖 특혜로 발암물질과 중금속 많은 시멘트가 생산되도록 방치해왔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이 바로 환경부다. ⓒ 국립환경과학원

 
 

국립환경과학원이 정리한 영국과 독일 등 유럽국가들의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사용 기준. 우리와 차이가 난다. ⓒ 국립환경과학원

 
특히 이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와 독일의 시멘트공장 투입폐기물 관리기준은 한국의 주연료도 기준치를 만족하기 어려울 만큼 아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스위스 대체원료 기준에 국내 시멘트 및 클링커를 적용한 결과, 주로 Cd, Cu, Sb, Zn, Pb, Sn 등이 그 기준치를 초과하며, 국내 시멘트공장들이 사용하는 폐기물 중에 폐주물사, 석탄재 바닥재, 오니류(건분화, 정수, 폐수처리오니), 그리고 철질에 사용되는 모든 슬래그와 슬러지 등이 그 기준을 초과한다.
- 독일과 스위스의 대체연료에 대한 중금속 기준과 비교시, Ni, Sb, V 등에서 초과사례가 많았으며, As, Cr, Pb, Se, Hg 등에서 초과 사례가 있음.
- 국내 시멘트공장의 사용하는 가연성 폐기물 중에 대체연료 중유회, 폐수처리오니, 폐합성수지 등이 그 기준보다 보편적으로 높게 나타남.
- 독일의 대체연료 기준 적용시, 국내 대체연료 중 중유회, 폐목재, 폐수 처리오니, RDF, 폐합성수지 등이 그 기준치를 초과함.
- 스위스의 기준 적용시, 폐수처리오니, 폐합성수지, pet coke 등에서 그 기준치를 초과함.


한국시멘트협회는 이런 진실을 감추고 시멘트공장에 사용하는 폐기물량만 보도했다. 언론들이 시멘트협회의 자료를 그대로 보도하여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쓰레기시멘트 합리화의 공범이 된 것이다.

한국은 유럽에 유통할 수 없는 발암시멘트로 집을 짓고 있다

환경부는 2006년 시멘트의 발암물질 관리 기준으로 '6가크롬 기준 20mg/kg'을 제정했다. 그것도 법적 강제력이 없는 시멘트공장의 자율기준이다.

유럽의 국가들은 시멘트 제품의 6가크롬 기준이 2mg/kg이다. 한국 20mg/kg에 비해 강력하다. 이에 대해 2006년 환경부는 시험 방법이 다를 뿐 일본 실험법을 따른 한국의 기준이 유럽 2mg/kg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이었다.
 

환경부가 2006년에야 시멘트의 발암물질 기준을 마련했다. 그런데 한국의 시멘트 발암물질 6가크롬 기준 20mg/kg이 유럽의 2mg/kg보다 강력한 기준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거짓말이었다. ⓒ 환경부

 
지난 2022년 5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신양회, 쌍용C&E, 한라시멘트 제품 3개를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해 유럽과 한국 시멘트 시험법으로 비교 분석을 했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한국시험법으로는 모두 20mg/kg 기준 이내였지만, 유럽시멘트 시험 분석에 따르면, 성신양회 9.02mg/kg로 유럽 기준의 4.5배, 쌍용C&E 4.96mg/kg, 한라시멘트 4.91mg/kg로 모두 유럽의 안전 기준 2mg/kg을 약 2.5배~4.5배 초과했다. 유럽 기준에 따르면, 한국 시멘트들은 시장에 출하할 수 없는 수준의 발암물질 범벅 시멘트였던 것이다.
 

노웅래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해 유럽과 한국시험법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시멘트들은 유럽의 안전 기준을 초과했다. ⓒ 노웅래

 
유럽은 법적 기준인 2mg/kg을 초과하는 시멘트의 시장 출하를 금한다. 대부분의 시멘트가 도로와 항만 등의 시설에 사용되고,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시멘트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안전과 환경 보호를 위해 강력한 규제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2년 9월 4일 KBS 시사멘터리 추적이 '발암물질 범벅 시멘트'라고 방송할 만큼 대한민국 시멘트의 품질은 심각하다. 유럽 기준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는 시중에 유통할 수 없는 발암물질 범벅시멘트로 집을 지어왔던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이 환경부에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유럽엔 시장에 출하할 수 없는 '발암물질 범벅인' 시멘트로 집을 지어왔다고 보도하는 KBS '시사멘터리 추적' ⓒ kbs 시사멘터리 추적

 
노웅래 의원이 시멘트 제품 발암물질 기준의 잘못을 지적하자, 한국시멘트협회가 국회에 해명 자료를 제출했다. 유럽에 비해 국내 석회석 품질이 나빠 발암물질이 많을 수밖에 없으며, 유럽 기준에 따라가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다급해진 시멘트협회가 국내 석회석 품질이 나빠, 시멘트의 발암물질 전환율이 일본과 유럽에 비해 두 배 높다는 자신들의 비밀을 공개 시인한 것이다.
 

시멘트의 기본이 되는 석회석 품질이 유럽과 일본에 떨어져 발암물질 전환율이 높다. 기술력도, 배출가스 기준도, 쓰레기 사용 기준도 형편없다. ⓒ 한국시멘트협회

 
몇 해 전 쌍용C&E 본사에 들어가 고위 임원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쌍용C&E가 일본 태평양시멘트와 석회석 품질을 비교해 놓은 자료를 입수했다. 국내 석회석은 좋은 시멘트가 되는 칼슘 성분이 낮고, 발암물질에 영향을 미치는 알루미나 성분이 높다.

석회석 품질이 낮다는 것은 쓰레기를 덜 사용해도 발암물질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한국은 독일과 유럽에 비해 석회석 품질도, 시멘트 공장 배출가스 기준도, 쓰레기 사용 기준도 낮고, 시멘트 제품 안전 기준도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나라들은 시멘트 제품에 쓰레기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만 홍보하는 기사를 쓴 기자들은 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국민의 건강 위협하는 주범은 환경부

한국시멘트협회는 '자원순환'의 미명 아래 언론사 기자들과 유럽을 돌아보았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6월 21일, 환경부가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사용을 늘리는 계획을 '자원순환'으로 포장하여 발표했다.
 

환경부가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사용량 증가 지원을 자원순환으로 포장하여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탄소중립이라고 속이더니, 윤석열 정부에서는 자원순환으로 포장하여 대통령도, 국민도 속이고 있는 환경부다. ⓒ 환경부

 
문재인 정부에서는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사용 증가를 '탄소중립'으로 포장하더니.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는 '자원순환'으로 포장을 바꾼 것이다. 환경부가 국민을 속이면서까지 시멘트 기업의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는 '자원순환 경제'로 가기 위한 핵심 추진 과제로 시멘트 분야에 '쓰레기 사용 증가'를 목표로 했다. 시멘트공장에 플라스틱을 사용할 경우, 시멘트 제조 공정이 불완전해지며 불완전연소가 되고 탄소 배출이 증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폐플라스틱을 시멘트공장에 사용하는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시멘트공장에 더 많은 폐합성수지 등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염소 기준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2월17일 <쌍용시멘트가 공장 마당에 끔찍한 걸 묻고 있다>(https://omn.kr/22rk2) 기사에서 쌍용C&E가 쓰레기 소각하며 발생한 염소 더스트를 공장 곳곳에 불법 매립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는 환경부가 시멘트공장에 쓰레기 사용을 허가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놀랍게도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환경부는 쌍용C&E의 불법 매립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고, 오히려 시멘트공장의 더 많은 쓰레기 사용을 위한 특혜를 발표했다.
 

쌍용C&E가 톤당 30만원이 넘는 염소바이패스더스트 비용을 아끼기 위해 동해 공장 마당 곳곳에 불법 매립과 투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불법을 알고도 환경부는 지금까지 처벌은 고사하고, 더 많은 쓰레기 사용을 위한 특혜를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 최병성

 
환경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국민 건강과 환경을 위해 시멘트공장에 더 엄격한 안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과연 국민을 위한 환경부인지, 시멘트공장의 이익 창출을 위한 시녀인지 대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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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구름' 뒤덮인 충격의 도시를 공개합니다 (https://omn.kr/233y3)
시멘트 공장서 위험한 연기가... 온 국민 위험해진다 (https://omn.kr/2087z)
환경부가 '쓰레기 시멘트' 공장에 제공한 놀라운 특혜 (https://omn.kr/1zt6j)
놀라지 마십시오, 쓰레기 시멘트 아파트의 실상 (https://omn.kr/1zikh)
덧붙이는 글 많은 언론이 '쓰레기시멘트'의 진실을 왜곡하고, 환경부는 시멘트공장에 온갖 특혜를 주며 국민들의 거주 공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민 스스로 깨어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최근 발행한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책에 쓰레기시멘트의 모든 진실을 밝혀 놓았습니다. 국민의 거주 공간이 안전해질 때까지 쓰레기시멘트 문제의 진실을 계속 밝혀낼 것입니다. 시멘트공장과 환경부의 잘못을 아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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