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공익제보자' 강조한 김혜경 재판 증인 '과거 왜 묻나'

[공판현장]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조명현씨 출석... 김씨측은 진술 신빙성 공격

등록 2024.05.02 22:06수정 2024.05.03 06:46
46
원고료로 응원
a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 10만 4000원 법인카드 사건을 폭로한 조명현씨가 지난 4월 22일 오전 증인신문을 위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스

      
"저를 보고 야당 극렬 지지자들은 '배신자'라고 한다. 국민의 세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공무원을 개인비서처럼 부렸던 권력자가 국민을 배신한 배신자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폭로한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조명현씨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며 "나는 거대 권력의 불법을 공익을 위해 고발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2일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정호)는 지난달 8일과 22일에 이어 다시 한번 조씨를 이 대표 배우자 김씨의 공판 증인으로 세웠다. 이날 검찰과 조씨는 공판 초반부터 공익제보자임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조씨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따져 묻는 김 여사 측 반대신문에 불편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김혜경 변호인(김칠준 변호사) "증인이 성남문화재단 근무 당시 인터넷 쇼핑몰 운영 등으로 겸직금지 위반을 했다. 그 이유로 사직을 한 것인가?"

증인 조명현 "그 평가를 왜 변호사님이 하는지 모르겠다. (재판장을 바라보며) 재판장님 이런 부분이다. 제가 공익신고한 게 그전에 발생한 제 일신상의 사유와 왜 연결이 되는지 모르겠다."

이에 재판장은 변호인을 향해 "이런 부분은 사실조회로 객관적인 자료를 구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가능하면 변호인은 평가보다는 사실관계 위주로 물어라. (증인의) 명예와 관련된 건 조심하라"라고 주의를 줬다. 

조씨는 2021년 3월 15일 경기도청 7급 공무원으로 입사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2021년 10월 26일 경기도지사 비서실을 퇴사한 후 같은 해 겨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그의 부인 김혜경의 법인카드 불법 사용과 불법 의전'을 제보했다. 2022년 3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공익신고자로 인정받았다.

"동석자, 10만4000원 법인카드 결제... 확인 가능한 거리에 있었다" 
  
a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지난 4월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은 지난 2월 14일 1년 5개월간 공소시효 정지 상태였던 김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021년 8월 2일 김씨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아내 등 4명이 1인당 2만6000원짜리 식사를 했고, 김씨를 수행하기 위해 동행한 3명이 합계 2만6000원의 식사를 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이후 김씨 식대는 경선캠프 카드로 결제하고 나머지 6명의 식비 총 10만4000원은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됐는데, 검찰은 경기도 법인카드로 식비를 지불한 것이 선거법상 금지된 기부 행위로 보고 있다. 


조씨에게 법인카드 결제지시를 내린 전직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아무개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2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조씨와 검찰 측은 김혜경씨가 직접 결제하지는 않았지만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 현장에서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증인 조씨에게 "그날 증인이 식사 대금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걸 김혜경을 포함해 룸안에서 식사하던 사람들은 모르지 않았냐"면서 "증인이 식사 대금을 결제하고 간 사실을 룸에서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조씨 역시 "그 부분은 (김씨가) 몰랐을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이미 이야기가 돼 있다고, 결제 관련해서 (상급자) 배씨가 다 나한테 말을 했다"라고 밝혀 사전 조율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씨는 결제 과정에서 당시 동석한 (김씨의) 수행원이 자신이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면서 "식당 직원에게 이 부분(수행원 식사)과 저 부분(김혜경 제외 룸 식사)을 합쳐서 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행원이) 옆에 있어서 충분히 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증인은 방금 법인카드를 옆에서 봐서 법인카드를 알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어떻게 법인카드인지 아닌지를 구별가능하냐"면서 반론을 제기했다. 이에 조씨는 "반대로 묻고 싶다"면서 "공무원이 카드를 들고 (전체 밥값을) 결제하는데 그게 개인카드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냐"라고 반박했다. 
 
a

수원지검 전경. ⓒ 김종훈

 
검찰은 재주신문 과정에서 자신들이 사용하는 법무부 법인카드를 화면에 띄우며 "다이내믹 코리아가 쓰여있다. 태극문양도 있다.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걸 알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주관) 카드사가 달라도 카드 모양은 동일하다"면서 '법인 카드를 쉽게 알아본다'는 조씨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한편 이날도 재판부는 증인 조씨의 증인신문이 이어지는 동안 피고인석에 앉은 김씨 앞에 가림막을 세웠다. 앞선 공판에서 조씨는 "김씨 앞에서 증언하기 부담스럽다"면서 김씨의 퇴정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조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조씨와 김씨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것으로 대신한 바 있다.
#김혜경 #이재명
댓글4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대통령 온다고 축구장 면적 절반 시멘트 포장, 1시간 쓰고 철거
  2. 2 '김건희·윤석열 스트레스로 죽을 지경' 스님들의 경고
  3. 3 5년 만에 '문제 국가'로 강등된 한국... 성명서가 부끄럽다
  4. 4 '교통혁명'이라던 GTX의 처참한 성적표, 그 이유는
  5. 5 플라스틱 24만개가 '둥둥'... 생수병의 위험성, 왜 이제 밝혀졌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