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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68조 투자 발표… 정부 정책 화답?

[분석] 3년내 8만명 고용 등 대대적 투자 이래적 공개…시장과의 소통 강화 vs 정부 지원에 화답

등록 2024.03.27 16:12수정 2024.03.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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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 전기차 공장 기공식에서 연설중인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국내에서 8만 명을 새로 뽑고, 68조 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19만 8000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경제 환경의 급변 속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향후 그룹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룹쪽은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 주변에선 최근 정부의 친 대기업정책에 대한 화답용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27일 공개한 고용투자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다. 우선 2026년까지 8만명을 직접 뽑는다. 미래 신사업 추진과 사업확대·경쟁력 강화, 고령 인력 재고용 등 세 부문에서 8만 명을 채용한다. 올해부터 3년 동안 매년 평균 2만 7000명가량을 뽑는 셈이다.

3년 동안 매년 2만 7000명씩 8만 명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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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조감도 ⓒ 현대차그룹

 
미래 신사업 추진 부문이 4만 4000명으로 가장 많다. 그룹은 전동화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탄소중립 실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동화 분야는 전기차(EV) 라인업을 늘리고, 울산 등에 EV 전용공장 건설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EV 라인업을 31종으로 늘리고,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한다는 것이 현대차 계획이다. 신형 전기차를 위한 각종 전용부품과 모듈 연구개발, 전용공장 건설 등을 위한 인력을 대거 채용한다는 것. 

SDV 분야는 향후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과 연결돼 있다.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 제공'이 현대차의 목표다. SDV 등을 통해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AI)과 접목해 다양한 형태의 이동수단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서울 강남에 건설중인 그룹 본사 GBC 프로젝트와 친환경·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 사업, 신소재 활용 강판 개발, 스마트물류 솔루션 사업 등에도 채용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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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 5. ⓒ 현대차그룹

 
그룹 사업확대와 경쟁력 강화 부문에선 2만 3000명이 신규 채용된다. 현대·기아는 경쟁력 있는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한 인원을 확충한다. 또 철강, 금융, 물류, 철도·방산, IT 등의 그룹사도 핵심사업 역량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위해 인력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고령 인력도 1만 3000명 다시 채용한다. 현대차그룹 8개사는 노사 합의를 통해 '정년퇴직자 계속 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26년까지 국내에 68조 원 투자 발표… 왜?

신규 고용뿐 아니라 3년 동안 국내에 68조 원이 투자된다. 금액으로만 따지면 매년 약 22조 7000억 원 규모다. 작년 투자 17조 5000억 원과 비교하면 30%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가 공개한 투자 계획을 보면 연구개발(R&D)과 경상 투자에 각각 31조 1000억 원, 35조 3000억 원이 들어간다. 나머지는 전략투자에 1조 6000억 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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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대형 전기 SUV EV 9. ⓒ 현대차그룹

 
연구개발 분야는 제품 경쟁력 향상을 비롯해 전동화, SDV,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다. 전체 투자 가운데 46%를 차지한다. 경상투자는 대체로 EV 전용공장 신·증설 및 GBC 프로젝트, 연구 인프라 확충과 IT 역량 강화 등이다. 전략투자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SW),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부분이다. 

산업군별로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포함한 완성차 부문이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 8000억 원을 차지한다. 국내 전기차 생산을 위한 공장건설과 SDV 원천기술과 제품 개발 등에 투자를 강화한다.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및 수소 버스와 트럭, 충전소 등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투자된다. 

이밖에 철강부문에선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설비와 신소재 개발, 건설부문에서는 소형 모듈원전과 신재생 에너지 및 플랜트 사업 등에 투자가 이뤄진다. 

시장과의 소통 강화 vs 정부의 친 대기업 정책 화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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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광명 EVO 플랜트 시설을 둘러보는 정의선 회장. ⓒ 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이번 투자 배경에 대해, 시장과의 소통 강화를 들었다.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현대·기아차 등 주요 회사들의 주가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주주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현대차 그룹의 구체적인 비전과 청사진을 요구 받아왔다는 것. 

현대차 관계자는 "시장의 이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주총 마무리 시점에 그룹의 종합적인 방향성과 성장 의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면서 "주주 등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본질적인 가치에 저평가된 주요 그룹사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 주변에선 현대차그룹의 이번 발표가 정부의 최근 행보와 연관돼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올해 들어 정부는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보조금 차등 지급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선 이같은 정책 전환으로 현대차 그룹이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대기업을 상대로 한 각종 규제완화와 세금 감면 등 친기업 행보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가 추진중인 사업 대부분이 이에 포함된다.

4대그룹의 한 임원은 "글로벌 경제 환경이 원자재를 비롯해 공급망 불안 등으로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반도체뿐 아니라 2차전지와 전기차 등 핵심 산업에서 정부의 대대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고 기업도 그에 걸맞은 고용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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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전기차 GV60. ⓒ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고용투자확대 #대기업정책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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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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