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06 09:34최종 업데이트 24.03.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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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을 아시나요? 다이렉트 메시지(Direct Message)의 약자인 디엠은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저들이 1대 1로 보내는 메시지를 의미합니다. 4월 10일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대변하기 위해 국회로 가겠다는 후보들에게, 유권자들이 DM 보내듯 원하는 바를 '다이렉트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마이뉴스>는 시민들이 22대 국회에 바라는 점을 진솔하게 담은 DM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

빠르게 변하는 사회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유권자의 DM ⓒ 오마이뉴스

 

시내 건물 곳곳에 큼직한 사진이 내걸렸다. 어느 배우의 멋진 모습을 연상케 하는 사진들, 선거철이 돌아왔음을 실감한다. 매월 하는 동기 모임에 나갔다. 나름대로 유명하다는 동문 중엔 누구는 어디에서 노리고 있다는 등 선거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선거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조용하던 전화기가 부르르 떤다. 선거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전화기가 자주 몸을 흔들어댄다. 정치는 생물이라는데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나라살림이 발전해야 서민들의 삶도 윤택해진다. 하지만 새로움이 있어야 하는 정치판은 아직도 오래전의 모습이다. 나는 잘하고 있으니, 모두 네 탓이고 너만 잘하면 된단다. 내 삶이 변하려면 위정자들이 현명해야 한다. 그렇기에 총선에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런데 선거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씁쓸하다. 

갑작스럽게 날리는 청첩장 같은 그 전화 

지나는 길에 보이는 긴 현수막이 펄럭인다. 나랏일을 혼자 다 했고, 어느 당이 엄청난 일을 했다는 내용이다. 한 장의 현수막이 무슨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몇 년 동안 조용하던 동네에 내걸린 현수막 한 장은 오로지 교통을 불편하게 할 뿐 오히려 어색하기만 하다.

어느 날, 몇 년간 연락이 없던 지인이 전화를 했다. 깜짝 놀라 받은 전화는 안녕하냐는 안부 전화지만, 사실은 얼마 후에 있을 혼사를 귀띔하기 위함이었다. 선거 문자도 그렇다. 몇 년을 숨어 살던 사람이 전화 한 통화로 표를 달라고 한다. 보기 힘든 전화번호로 긴 문자를 전송한다. 보통 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느냐 항의한 후 수신을 거부하고 만다. 

얼마 후엔 곳곳의 길가에서 긴 인사행렬이 이어질 것이다. 추운 날씨에 무엇을 바라며 그렇게 인사를 하고 있을까? 메뚜기도 한철이라 하지만, 사람은 메뚜기는 아니지 않은가? 세월은 변했고 살아감도 달라졌다. 어떻게 오래전에 하던 방식만을 고집하는 선거 홍보를 하고  있을까?  
 

현명한 선택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진정한 마음으로 언제나 같은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느닷없이 전화 한 통화, 눈을 가리는 현수막 한 장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상식을 무기삼아 언제나 든든함으로 사회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 Pixabay


어느 세차장에 쓰레기 버리는 것을 참다 못한 주인장이 이런 문구를 내 걸었다. '세상 살아가는 방법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고. 헌법보다 중요하고 법률보다 소중한 것이 상식이다. 사람이 살아감에 무엇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언제나 상식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몇 년을 못 본 척하던 사람이 느닷없이 나타나, 민심을 파악했다며 표를 달라고 하는 게 말이 되나. 

개인적으로는, 어르신들의 갖가지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까 찾게 된다. 요즘 수많은 어르신들은 언어의 혼돈에 어지럽고, 택시나 버스 등의 이동수단을 편히 이용하기 어렵다. 모두가 편리함과 공평함을 누릴 수 있는 사회, 선거철에 나타나 요란함을 떨기보단 소박한 서민들의 삶을 보살펴 주는 것이 현명한 선거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악수 함께 어우러지는 삶은 이루어질 수 없을까? 내편과 네편이 아닌 모두가 우리편인 훈훈한 삶을 만들수 있는 사람들을 선택해야 하는 선거철이다. ⓒ Pixabay

 
편리함? 누군가에겐 버거운 일상 

나는 젊음의 패기도 지나고, 중년의 고단함도 넘긴 오래 산 사람이다. 수월하고도 평범한 삶을 원하지만, 세월의 변화는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언제나 가까운 곳부터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어 당황스럽다.

도심 곳곳에서 만나는 아파트, 영어와 우리말이 합쳐진 긴 이름은 너무도 낯설다. 여기에 1차, 2차, 3차 등 숫자와 결합된 수많은 아파트를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인 일상, 어렵게 아파트 입구에 들어섰지만 기다란 가로 막대(차단기)가 막아선다.

짧은 팔로 버튼을 눌러 가까스로 가로 막대가 열렸지만, 현관문을 열기 위해선 긴 고난길이 이어진다. 엘리베이터에는 L층이라 표기되어 있다. 더러는 1층으로 표기돼 있기도, G층으로 표기되어 당황스럽다. 밖으로 나와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외국어 간판 행렬 오가는 길가에는 수많은 간판이 난무한다. 여기에 쓰여진 외국어의 나열은 언제나 혼돈스럽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를 알리는 수단이지만 일정한 규제와 정리는 필요한 것이 아닐까도 생각하게 한다. ⓒ 박희종

 
시내에선 외국어를 모르면 살 수 없다. 영어를 한글로 표기한 간판도 있지만 영어가 아닌 다른 나라 외국어 간판도 보인다. 현란한 전광판에 쓰인 외국어는 이 땅이 한국인지 외국인지 혼란스럽게 만든다. 

외진 시골길을 돌아 나오는 길에 긴 외국어가 눈길을 끈다. 무엇을 파는 곳일까? 갑자기 당황스럽게 만드는 풍경이다. 어렵게 들어선 커피점 메뉴는 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때아닌 커피 공부를 했다. 젊은이들과 살아가는 공간에서 살기 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오랜만에 이웃 도시에 갔는데, 그곳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시내버스는 무료란다. 갑자기 서울 지하철 생각이 떠올랐다. 서울 사는 친구들은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개인 카드도 지급되고 편리한데다 재정적인 도움을 받지만 도시에 따라서는 지하철이 없을뿐더러 요금도 내야 한다.

요샌 앱으로 호출해야 하는 택시의 경우, 타기도 힘겹지만 요금이 비싸 생각하기도 어렵다. 시내버스마저 노선이 턱없이 부족해 오가기가 힘들다. 이름만 도시이지 개인 차량이 없으면 꼼짝 할 수 없다. 가게에 가면 키오스크가 앞을 막아서고, 앱을 이용한 예약문화가 발목을 잡는다. 편리함을 위해 도입한 것들이라고는 하지만, 정작 고단한 세월을 살아온 어르신들은 고려하지 않은 듯하다.  
 

선거철에도 노인들을 위한 정책은 늘 뒷전이다. ⓒ unsplash

 
선거철이면 쏟아지는 갖가지 공약과 기대감은 현실로 이루어질까? 언제나 허탈한 기다림으로 끝이 나고 만다. 노인들을 위한 대책은 늘 뒷전이고, 시골살이는 어렵기만 하다. 목숨을 걸듯이 공천을 받으려 몸부림치고, 공천을 받으면 당선되기 위해 간절해지지만 그게 얼마나 지속될지 의문이다. 

한 번의 당선이 끝이 아니다. 그 자리에 국민들의 삶이 있고 나라의 미래가 있다. 당선되었다고 으스대며 선두에만 서려하지 말고, 근근이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살피며 내건 공약을 실천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는 후보들이, 젊음과 늙음이 어우러지며 서로를 존중하고 보살피는 지혜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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