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12 13:36최종 업데이트 22.08.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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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발달장애 가족이 침수로 고립돼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수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서울시 제공


[검증대상] "수방 예산 삭감, 민주당 시의회 탓" 서울시 주장

최근 기록적인 폭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서울시 수방·치수 관련 예산이 지난해보다 896억 원 줄었다는 비판이 일자, 시가 그 책임을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었던 지난해 시의회로 돌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9일 <오마이뉴스>에 "작년 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시의회에서 시가 편성·제출한 수방 예산 4450억 원 중 248억 원(5.9%)을 정치적인 이유로 추가 삭감한 뒤 회복되지 못하고 통과됐다"며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의 민선8기 취임 직후 2차 추경 편성 시 수방 예산 292억 원을 회복했다"고 주장했다(관련 기사 : 서울시, '수방 예산 감액' 논란에 "민주당 시의회가 깎았다").

올해 수방·치수 관련 예산이 크게 줄어든 책임이 시의회에 있다는 서울시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서울시가 당초 수방예산 700억 삭감안 제출... 시의회, '안전 소홀' 비판

서울시 올해 예산(총계 기준)은 44조 2190억 원으로 전년 예산 대비 약 4조 원(약 10%) 더 늘었지만, '도시안전' 관련 예산은 1조 3983억 원으로 오히려 420억 원(약 2.9%)가량 줄었다.

특히 서울시 물순환안전국 소관 치수·하수 예산은 약 4202억 원으로, 2021년 5099억 원보다 896억 원(약 17%) 줄었다. 이 가운데 '치수 및 하천 관리' 예산은 108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29억 원(약 28%) 줄었고, '하수시설 관리' 예산도 3114억 원으로 467억 원(약 13%) 줄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오히려 시의회에서 수방 예산 248억 원을 추가 삭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가 11일 <오마이뉴스>에 제공한 '2022년 본예산 시의회 심의 삭감 내역(248억)'에 따르면, 서울시의회에서 추가 삭감한 수방 관련 예산은 13건(718억에서 469억)이었다. 이 가운데 서울시민이 내는 세금이 주수입원인 일반회계 예산은 ▲ 하천 준설 및 시설물 유지관리(20억에서 12억으로 8억 삭감) 1건 뿐이었고 나머지 12건은 특별회계(공기업하수도사업특별회계) 예산이었다.

하수도특별회계는 시민에게 징수한 하수도 요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하수도 관련 서비스 제공에 사용할 수 있다.
 

2022년 서울시 수방 예산 가운데 서울시의회 추가 삭감 내역(248억 원) ⓒ 서울시

 
이 가운데 '하수관로 신설개량' 사업이 8건(▲ 자치구 지선 하수관로 개량 지원 ▲ 목동 신시가지 남측 오수관로 정비 ▲ 서운로 일대 저지고지수로 정비 ▲ 공공하수도 기술진단 ▲ 중랑구 관내 오수관로 개량(B구간) ▲ 노원구 노후 오수관로 개량(1권역) ▲ 양재천로19길 41 주변 오수관로 개량 ▲ 고덕로 227 주변 하수관로 개량)이었고, 하수관로 종합정비 사업이 4건(▲ 신월3 배수분구 하수관로 종합정비 ▲ 화곡2 배수분구 하수관로 종합정비 ▲ 여의도 배수분구 하수관로 종합정비 ▲ 신림1 배수분구 하수관로 종합정비)이었다.

서울시의회 보고서 "치수하천 예산 감소한 반면 홍보 예산 증가"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해 시의회에 제출한 수방 예산안이 이미 전년 대비 700억 원가량 줄어든 상태였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1월 17일 발행한 '2022년도 서울시 및 교육청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3년간 도시안전 부문 예산은 2020년 전년 대비 증가하다 2021~2022년 전년 대비 감소"했다면서 "도시철도, 치수하천, 도로 및 도로시설 관리 예산이 감소한 반면, 소방, 안전 의식 확산·홍보 관련 예산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시에서 지난해 11월 1일 시의회에 제출한 2022년 수방·치수 예산(순계기준)은 4450억 원으로, '치수 및 하천 관리' 예산이 1453억 원에서 1096억 원으로 357억 원(약 25%), '하수시설관리' 예산이 3702억 원에서 3354억 원으로 348억 원(약 9.4%) 각각 줄었다(순계, 당초 예산 기준).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1월 ‘2022년도 서울시 및 교육청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도시철도, 치수하천, 도로 및 도로시설 관리 예산이 감소한 반면, 소방, 안전 의식 확산?홍보 관련 예산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 서울시의회

 
당시 수방·치수 예산을 포함한 서울시 물순환안전국 소관 2022년 세출예산도 1조 737억 원으로, 2021년도 1조 1213억 원보다 475억 원(약 4.2%) 줄었다. 특히 '일반회계' 예산은 1083억 원에서 754억 원으로 전년보다 328억 원(30.3%)이나 감소했다.

이로 인해 방재 인프라와 하천 복원·정비 관련 2022년 예산은 1095억 원으로, 전년보다 100억 원(8.3%) 정도 줄었다. 반면 한강 수질 개선 등 물순환시스템 관련 예산은 오히려 204억 원으로 36억 원(21.5%) 늘었다.

세부사업별로는 '빗물펌프장 노후 배수설비 개량' 예산이 65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25억 원이 줄었고, '노후 수문 개량'도 14억 원에서 3억 2440만 원으로 10억 8천만 원 줄었다. 물순환시스템 관련 사업 가운데서도 '빗물관리시설 확충' 예산은 19억 원으로 전년보다 12억 원 줄었다. 반면 정릉천, 홍제천, 도림천 수변공간 조성 등 이른바 '지천 르네상스' 관련 예산 44억 원이 신규 편성됐다.

민주당, 수방 예산 삭감에 '안전' 소홀 비판... '오세훈 예산' 삭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1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당시 회의록을 살펴보면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서울시의 수방 예산 삭감에 따른 '안전 소홀'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민주당 소속 홍성룡 시의원은 지난해 11월 25일 제303회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내년도 세출예산액을 보니까 475억 3400만 원이 감소했어요. 이게 물순환안전국이라고 할 수가, 좀 불안하지 않습니까? '안전'을 빼야 될 것 같은데. 이렇게 안전을 소홀히 해도 될까요?"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유석 당시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도 "예산 작업하는 과정에서는 저희의 의견이라기보다 아마 실링(예산 한도)이 정해져서 이렇게 내려오다 보니까, 실링 범위를 우리가 좀 많이 극복을 해야 되는데 극복을 못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라고 밝혔다.

결국 시의회는 수방 예산과 직접 관련 없는 '지천 르네상스' 관련 예산 44억 원을 모두 삭감했다.

지난해 예산 심의에 참여했던 민주당 정진술 서울시의원은 9일 <민중의 소리>에 "시에서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안전과 관련된 예산은 많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삭감한 건 치수·수방 개념이 아닌 (오세훈 시장 치적 쌓기 위한) 경관용 예산 사업의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예산결산위원회 소속이었던 민주당 서윤기 서울시의원도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에 논란이 된 치수 예산은 시급성이 없는 구역의 하수관거 교체를 위한 예산 200억 원이 들어있다고 보고받고 이것을 삭감했다"면서 "이 금액을 기금으로 옮기려 했었는데, 집행부(서울시)는 삭감된 것은 동의하고, 기금을 증액시켜 고스란히 이 금액을 살리려는 시의회의 의견은 부동의했다. 최종적으로 치수예산을 필요 없다고 삭감하자고 한 것은 당시 집행부였다"고 주장했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10일 칼럼('수해예산 감액 논란'에 대한 서울시 해명자료 검증 : 시장과 관료들의 책임 회피가 불러온 참사)에서 "2021년 예산에 있지만 2022년 예산을 편성할 때 서울시가 삭감한 사업은 빗물관리시설 확충, 한남빗물펌프장 유역 하수관로 정비, 문정동 일대 오수관로 정비, 노후 불량 하수맨홀 정비 등 수십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연히 시설 관련 사업이기 때문에 공사가 끝나면 일몰되는 것이 맞는 사업도 있지만 기존 사업비 중 일부를 감액한 사업이 더 많다. 그 규모가 최초에 논란을 불러온 896억 원"이라면서 "(서울시의 주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시의회에서 줄였다는 것보다 4배에 달하는 규모의 관련 예산이 줄어든 것"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예산정책관실 담당자는 10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시의회에서 삭감한 지천 르네상스 사업 관련 예산은) 수방 예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증결과] "수방예산 삭감, 민주당 시의회 탓" 서울시 주장은 '대체로 거짓'

서울시의회가 지난해 서울시 수방 예산 심의 과정에서 248억 원을 추가 삭감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전년 대비 700억 원 줄어든 수방 예산안을 제출한 서울시 책임이 더 무겁다. 더구나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오히려 이같은 서울시의 수방 예산 삭감을 비판하고, 지천 르네상스 등 오세훈 시장 관련 사업 예산을 삭감했다.

따라서 수방 예산 삭감 책임이 시의회에 있다는 서울시 주장은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한다.

"서울시 수방 예산 삭감, 민주당 시의회 탓이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대체로 거짓
  • 주장일
    2022.08.09
  • 출처
    서울시 설명자료, '서울시 수방·치수 예산 삭감' 관련출처링크
  • 근거자료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수해예산 감액 논란’에 대한 서울시 해명자료 검증: 시장과 관료들의 책임회피가 불러온 참사자료링크 서울시, '2022 알기 쉬운 서울시예산'자료링크 서울시의회 의안정보시스템,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회의록(2021.11.25)자료링크 민중의소리 보도, 수방예산 900억원 깎은 오세훈 서울시, 1년 전 시의회는 “안전 소홀” 지적(2022.8.9) : 정진술 서울시의원 발언자료링크 서윤기 서울시의원 페이스북(2022.8.10)자료링크 2022년도 물순환안전국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 검토보고서(2021.11)자료링크 서울시, 2022년도 서울특별시 예산안 수정안(2021.12.)자료링크 서울시의회, 2022년도 서울시 및 교육청 예산안 분석보고서(2021.11.17)자료링크 서울시 예산정책관, '2022년 본예산 시의회 심의 삭감 내역(248억)'(오마이뉴스 제출 자료)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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