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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 '학생인권조례' 자랑했던 한국 정부... "이젠 망신살"

한국 정부가 낸 유엔보고서 보니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의견 반영하고 폭행 구제"

등록 2024.05.03 11:08수정 2024.05.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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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유엔에 낸 보고서. ⓒ 교육언론창


한국 정부가 유엔(UN, 국제협약)에 낸 유엔아동권리협약 국가보고서에서 "학생 의견 반영과 학생 폭행을 구제하고 있다"고 자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국민의힘 시도의원 주도로 서울시의회와 충남도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의결되어 "이런 한국 정부가 망신을 당하게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에서 3차례 자랑 "조례가 학생 참여 제도적으로 보장"

2일 교육언론[창]은 한국정부가 유엔에 지난 2017년에 낸 제5・6차 유엔아동권리협약 국가보고서를 살펴봤다. 253쪽에 이르는 이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3차례에 걸쳐 학생인권조례의 학생 인권 실효성에 대해 강조했다.

보고서는 '아동의 의견 존중' 항목에서 "일부 지역교육청이 제정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참여권 확대를 위해 학교운영위원회에서의 학생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면서 "학교생활 관련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학생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표현・결사・집회의 자유' 항목에서도 "정부는 학생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는 사례가 없도록 시도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특히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경기도(2010년), 광주광역시(2011년), 서울특별시(2012년), 전라북도(2013년)에서는 학생의 정치 및 사회참여를 제한할 우려가 있는 학교규칙을 점검하고 있다"고 한국 상황을 전했다.

보고서는 또 '학생체벌사례 신고제도 마련' 항목에서도 "체벌이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 진정을 할 수 있고,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에 신고할 수 있다"면서 "그 밖에 시도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설치된 '학생인권옹호관'을 통해 권리구제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보고서를 받은 유엔의 인권이사회 특별절차는 2023년 1월 25일 한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움직임은 국제 인권 기준과 차별 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 특히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다른 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면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와 충남도의회는 각각 지난 4월 26일과 같은 달 24일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가결시켰다.

"인권조례 폐지가 한국의 촌극으로 비춰질 것", "국제적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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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3회 서울특별시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 교육언론창



이에 대해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표는 교육언론[창]에 "한국 정부가 유엔에 학생인권조례 실효성에 대해 자랑하고 유엔인권이사회도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는데도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가결된 것은 국제적인 망신"이라면서 "사회적 약자인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를 위한 조례를 폐지하려는 시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이날 성명에서 "UN아동권리협약 이행에 관한 5, 6차 국가보고서에는 학생인권조례가 한국의 아동인권 보장 체계를 더욱 두텁게 하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피력하고 있다"면서 "국제 인권 감수성의 기준에 학생인권조례 폐지 결정이 촌극으로 비춰지진 않을지 심히 우려된다"고 짚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곧 한국 정부에 대한 '아동권리준수 현황'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언론창에도 실렸습니다.
#학생인권조례 #교육언론창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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