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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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민신문(yongin21)등록 2024.05.02 09:38
다시 경기 용인시체육회 오광환 회장이 구설에 올랐습니다. 취임 후 용인시의회 의원, 그다음엔 해당 조직 구성원, 이번엔 용인시공무원 노동조합이 나섰습니다.

조합이 기자회견까지 열어 주장한 내용은 오 회장이 막말했다는 것입니다.

오 회장 즉각 공개 사과에 이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습니다. 요구사항이 이행되지 않으면 노총뿐 아니라 공무원 노동조합연맹과 연대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까지 더했습니다.

현장에 있지 않아 정확히 어떤 발언을 오 회장이 해당 공무원에게 했는지는 모릅니다. 조합 측에 따르면 아주 상스러운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고 합니다.

사실은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이런 기자회견이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용인시민이 두 손 들며 반길 일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더욱이 한두 번도 아니고, 3번이나 '막말'로 구설에 오른다는 것은 상당히 걱정스러운 상황임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민선 2기 용인시 체육회장에 당선된 오광환 회장은 2022년 치러진 선거에서 당시 2위 후보를 4표 차를 따돌리고 당선됐습니다. 이후 오 회장은 당선 인사를 통해 "여러분의 충고를 겸손하게 듣고 체육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용인시 체육회 발전을 위해 저를 선택해 주신 만큼 용인시 체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용인시민신문>에 기록돼 있습니다.

그 당시 여러분은 오 회장에게 어떤 충고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또 오 회장은 어떤 심정으로 그 충고를 겸손하게 듣고 체육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을지도 상당히 궁금합니다.

격조 있는 용인시를 만들기 위해 시민은 일상에서 우상혁 선수는 운동장에서, 박민교 장사는 모래판에서, 이상일 시장은 전방위로 그렇게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용인시 품격이 곧 시민 품격인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7개월 전쯤입니다. 기자는 오 회장이 지금처럼 막말로 직원들에게 사퇴와 사과를 종용받던 상황에서 사람은 과오가 있으며, 이를 부끄러워하며 반성과 성찰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이어 이 문장도 덧붙였습니다. <독일이 낳은 세계적 시인이자 비평가인 괴테가 남긴 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오는 인간에게만 있다. 인간에게 있어서 과오는 자기 자신이나 타인, 사물에의 올바른 관계를 찾아내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 과오나 허물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서 평소에도 그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나 보이지 않다가, 비로소 그것을 고치면 모두가 우러러보는 하나의 신비한 현상이 된다'>

시간 지나면 기억에서 잊힐 것입니다. 책임을 지라고 표독스럽게 요구하는 시민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게 해결책이 되면 안 됩니다.

기억에 잊히더라도, 쌍심지를 켜고 줄기차게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하더라도, 스스로는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신사의 품격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품격이란 단어 뜻은 사람의 품성과 인격을 뜻합니다. 세부적으로 더 따져 품성은 뭘까요. 품격과 성질이 어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격은 또 어떤 의미일까요. 사람 됨됨이입니다. 아무리 따져봐도 그리 어려운 단어는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뭔가 대단한 숨겨진 뜻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에서 품격을 지키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합니다.

그러니 품격을 지켜달라는 말은 결국 사람 됨됨이를 제대로 해 달라고 요구하는 아주 정중한 표현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굳이 신사의 품격이라고까지 할 필요도 없는 그저 품격이란 단어 자체로 사람답게 행동하자는 말입니다.

품격을 지켜야 할 때 지키지 않으면 남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품격을 다른 단어로 대체한다면 용기가 될 것이며, 자기성찰이 되지 않을까요.
 

임영조 기자 ⓒ 용인시민신문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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