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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 길이라니... 다음에 또 오고 싶다

신록의 계절 오월엔 꽃구경 대신 숲길 걷고 건강 챙기자

등록 2024.05.03 16:04수정 2024.05.0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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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백년길 입구 공항철도 운서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해서 접근도 쉽다. ⓒ 유영숙

   
4월에는 다리가 아프도록 꽃구경 다녔다(두 발 아프도록 꽃길을 걷자, 우리 가장 젊은 오늘에 https://omn.kr/28cpp). 4월 마지막 날인 30일에도 시외버스를 타고 꽃구경하러 갔다. 남부터미널에서 충청북도 음성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남부터미널도 처음이고 무극에도 처음 간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 차창 밖으로 아카시아꽃이 핀 것을 보니 정말 반가웠다. 인천에서는 아직 보지 못했기에 더 반가웠다.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마치 아카시아 향기가 맡아 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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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터미널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 있어서 지방으로 갈 때 고속터미널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 유영숙


무극에는 지인이 전원주택에 살고 있어서 초대받고 세 명이 함께 내려갔다. 4월에는 늘 전철과 승용차로 다녔는데 시외버스를 타고 가니 학창시절 수학여행 가는 것처럼 설렜다. 1시간 20분 정도 걸려 무극에 도착하니 지인이 차를 가지고 나와 있었다. 10분도 안 걸려서 전원주택에 도착했는데 정원이 넓고 예쁘게 가꿔져 있어서 꽃구경하러 온 보람이 느껴졌다. 정원에는 영산홍을 비롯한 다양한 꽃들이 심겨 있어 정말 아름다웠다.


정원에서 꽃구경하며 사진을 찍고 건강밥상으로 차린 점심을 대접받았다. 좋은 곳에서 먹어서인지 밥맛이 꿀맛이라 모두 한 공기씩 뚝딱 먹어 치웠다.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해서 정원이 보이는 일명 데크에 있는 '우리 집 카페'에서 다과를 들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무극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로 올라왔다. 1박 하고 왔으면 동네도 한 바퀴 돌고 예쁜 카페에도 갔을 텐데 아쉬웠다. 이걸로 4월 꽃구경은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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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전원주택 정원 무극에서 조금 들어가면 있는 생극 마을에 있다. ⓒ 유영숙

   
5월엔 꽃구경 대신 숲길 걷자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라 남편이 쉬었다. 어제 무극에 다녀올 때 보았던 아카시아꽃이 생각나서 혹시 건강 백년길에 가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물만 하나 배낭에 넣고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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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년길 입구에서 건강백년길에 들어서자마자 신록이 우거진 숲길이 좋아서 남편과 서로 사진을 찍어 주었다. ⓒ 유영숙

 
건강 백년길은 작년 여름과 가을에 다녀왔었다. 갈 때마다 좋았다. 공항철도를 타고 운서역에서 내리면 5분만 걸어가면 도착한다. 봄의 건강 백년길은 어떨까 기대하며 갔는데 역시 오길 잘했다. 입구부터 펼쳐진 숲길이 5월이 신록의 계절임을 느낄 수 있었다. 숲길에 들어서자마자 여름같던 더위가 사라지고 마법같이 시원해졌다. 신록의 힘이다. 남편과 너무 좋아서 사진부터 찍어 보았다. 벚꽃이 필 때 오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건강 백년길은 입구에 0킬로미터 지점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고 500미터마다 안내판이 있어 사람마다 자신의 수준에 맞게 걸을 수 있어서 좋다. 끝까지 가면 3.5킬로미터 지점을 표시해 주는 알림판이 있고 생태 연못이 있다. 생태연못부터 거꾸로 걸어도 반대로 걸은 거리를 알 수 있게 뒷면에도 안내판이 있다. 즉 0킬로미터 뒷쪽에 3.5킬로미터가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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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벗고 걷는 숲길 야자 매트가 깔려 있지 않은 곳은 흙길이라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 유영숙

 
맨발 걷기가 가능한 숲속 흙길

오늘 남편과 끝에 있는 생태연못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산책길이 끝까지 평지라서 어르신들도 충분히 걸을 수 있다. 남편도 요즘 무릎이 아픈데도 끝까지 걸었다. 길에는 야자 매트가 반 정도 깔려있고, 반 정도는 흙길이거나 전체가 흙길만 있어서 아예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 분들도 있었다. 숲길이라 덮지 않아서 선글라스를 안 써도 될 정도로 그늘이 져서 시원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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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갈래길과 유수지 방풍림 중간쯤에 양갈래길이 있고, 왼쪽으로 가면 방풍림 너머에 유수지가 있다. ⓒ 유영숙

 
걷다 보면 양갈래 길이 나온다. 지난번에는 오른쪽 길로 갔는데 오늘은 왼쪽 길로 가 보았다. 가다 보니 유수지 옆길이라 소나무가 방풍목으로 심겨 있어서 노란 송화를 볼 수 있었고, 소나무길이 꽤 길게 이어져서 좋았다. 유수지를 볼 수 있는 전망대 같은 곳이 두 군데 있었는데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었다. 유수지가 너무 커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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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조성된 맨발 걷기길 맨발 걷기길에서 할머니 몇 분이 맨발 걷기를 하고 계시다. ⓒ 유영숙

   
더 좋았던 것은 맨발 걷기 길이 있었다. 아마 깨끗한 걸 보니 새로 만든 것 같다. 할머니 몇 분이 신발을 벗고 맨발 걷기를 하시는 것을 보니 그렇게 좋아 보일 수 없었다. 건강하셔서 친구들과 숲길 산책도 하시고 맨발 걷기를 할 수 있으니 그저 부러울 뿐이다. 친정엄마가 계셨다면 모시고 와서 함께 맨발 걷기도 했을 텐데 아쉽다.

"다음에 올 땐 우리도 타월과 물티슈를 챙겨 와서 맨발 걷기도 해 봐요."


남편과 이야기하며 맨발 걷기 끝 지점에 도착해 보니 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이 있었다. 타월만 있어도 될 것 같았다. 맨발 걷기 장인데 신발을 신고 걸어서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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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백년길 끝에 위치한 생태 연뭇 생태 연못에는 다양한 수생식물이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 유영숙

 
걷다 보니 3.5킬로미터 지점까지 왔다. 중간에 쉬지 않고 걷으니 1시간 10분 정도 걸렸다. 왕복 7킬로미터가 넘으니 왕복하는 데는 2시간이 더 걸린다. 생태연못에 어리연이 덮여있고 가장자리에 노랑창포꽃도 피어있었다. 연못을 한 바퀴 돌고 정자에 앉아서 쉬었다.

남편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는데 찾아보니 없었다. 사실 나도 가고 싶었다. 1.5킬로 지점에 있었는데 지나치고 한 군데 또 있었는데 잠겨 있었다. 연못 있는 쪽에 화장실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는 수 없이 서둘러서 돌아갔다. 건강 백년길 산책길을 걷다가 화장실을 만나면 꼭 들르길 바란다.

숲길을 걸으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돌아가는 길에 보니 넓은 잔디 광장 나무 그늘에 텐트를 치고, 돗자리를 깔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유아 체험원도 보였다. 아이들 데리고 와서 잔디밭에서 뛰어놀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가을에 다섯 살 쌍둥이 손자를 데리고 왔었는데 다리 아프다고 해서 입구 1.5킬로미터 지점에서 간식만 먹고 돌아간 적이 있었다. 다음에는 킥보드라도 챙겨서 잔디 광장까지 꼭 데리고 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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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광장과 유아숲 체험원 잔디 광장에 텐트를 치고 돗자리를 깔고 가족과 즐기는 모습이 한가롭다. ⓒ 유영숙

    
사실 오늘 건강 백년길에 온 이유는 혹시 아카시아꽃이 피었을지 몰라서 였는데 아직 피지 않아서 못 보았다. 조금 아쉬웠으나 초록의 숲길을 걸었으니 오길 잘했다. 5월 초라서 남쪽에서 피기 시작했으니 여기도 조금 지나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카시아는 많지 않았다.

건강 백년길을 걸으며 운동해서 좋았고, 깨끗한 공기 마시니 머리도 상쾌한 것 같았다. 오늘 몸 건강, 마음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신록이 우거진 상쾌한 숲길이 너무 좋아서 남편과 5월 6일 대체 휴일에도 다시 오자고 했다. 그때는 타월도 꼭 챙겨 와서 맨발 걷기도 꼭 해봐야겠다. 4월에 꽃구경 실컷 했으니 5월에는 숲길 걸으며 또 다른 봄을 느껴봐야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발행될 수 있습니다.
#건강백년길 #공항철도운서역 #신록 #맨발걷기 #노인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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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원입니다. 등단시인이고, 에세이를 씁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기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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