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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주민들 "금강유역환경청, 논산 확산탄 공장 꼼수 정말 모르나"

시민대책위 등 "사실상 같은 회사 쪼개기 했다"... 환경청 "법 위반 없다"

등록 2024.04.30 12:06수정 2024.04.3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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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촌지킴회(폭탄공장반대양촌면주민대책위와 비인도적대량살상무기생산업체논산입주반대시민대책위(아래 시민대책위), 대전충남녹색연합 등이 지난 달 26일 오후 1시 금강유역환경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 박희인

 
'확산탄(집속탄) 논산공장'에 반대하는 충남 논산 마을주민들과 시민대책위가 금강유역환경청에 확산탄 공장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주민들과 시민대책위는 업체 측이 불법적인 간단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만으로 공장을 짓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금강유역환경청은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같은 회사인데... 꼼수로 간단 절차만"

앞서 양촌지킴회(폭탄공장반대양촌면주민대책위)와 비인도적대량살상무기생산업체논산입주반대시민대책위(아래 시민대책위), 대전충남녹색연합 등은 금강유역환경청을 방문해 문제를 제기했다. 일반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상황인데도 이미 공장에는 건물이 10여 동이나 들어서는 등 원지형과 환경이 대거 훼손됐다는 것이다.

논산시 양촌면 일반산업단지 내에서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아래 코리아디펜스)가 추진 중인 '확산탄(집속탄) 생산공장'은 부지면적만 7만 평에 달해 반드시 환경영향평가를 거친 후 공사를 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같은 사업부지 내에 케이디솔루션(주)이라는 회사가 산업단지 대상지 중 일부(9000평)를 대상으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쳐 공장 건립 공사를 하고 있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는 개발 면적이 작아 대규모 개발보다 상대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경우 간단한 방법과 절차로 환경영향평가를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인근 마을주민들과 시민대책위는 코리아디펜스 측의 꼼수가 있다고 의심했다. 이름만 다른 회사를 내세워 간이 절차인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 후 수월하게 허가를 얻어 공사를 벌이고 이후 환경영향평가를 신청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업체 측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코리아디펜스와 케이디솔루션은 업종(무기 및 총탄 제조업)과  토지소유주(코리아디펜스)가 같다. 특히 사업 부지 내 306-4 일원 사업시행자의 경우 '케이디솔루션 대표 외 1개 사'로 돼 있는데, '외 1개 사'가 코리아디펜스다. 두 사업자가 같은 부지 내에 동일한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금강유역환경청 "법 위반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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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임화리 양촌 국방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부지 내 문화재지표조사 결과. 보라색 부분은 고려-조선시대 토기 편이 확인돼 유물산포지 지정을 통한 시굴조사가 필요한 구역이고 인접한 녹색 부분은 원지형이 이미 훼손된 구역이다. ( (재)충청문화재연구원 관련 조사보고서 발췌) ⓒ (재)충청문화재연구원

 
하지만 금강유역환경청의 판단은 달랐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최근 주민들과 시민대책위의 질의에 대한 회신을 통해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할 산업단지 부지 내에 소규모환경영향평가만으로 건축공사를 한 다른 사례는 최근 3년 동안 확인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사실상 한몸인 두 회사가 같은 부지 내에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기 이전에 소규모환경영향평가만으로 공사를 벌이는 것은 사전공사로 법 위반 아니냐'는 질의에는 "두 사업은 별개로 진행한 사업으로 법 위반이 아니다"며 업체 측 손을 들어줬다. 사업자는 물론 사업을 별개로 판단한 것이다. 

주민들과 시민대책위는 금강유역청이 스스로 환경영향평가법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양촌지킴회, 시민대책위, 대전충남녹색연합 등은 29일 성명을 통해 "코리아디펜스와 케이디솔루션의 추진 중인 동일 사업에 대해 금강유역환경청이 별개의 사업이라고 우기는 건 사업시행자의 불법행위를 묵인·방조하거나 비위행위를 은폐·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자 측의 불법 사전공사에 대해 공사 중지와 원상 복구 조치와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코리아디펜스는 논산시 양촌면 임화리 7만여 평 부지에 오는 2026년까지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주 업종은 '무기 및 총포탄 제조업'이다. 생산품 중에는 확산탄금지협약에 의해 금지된 비인도적 대량파괴 무기인 확산탄(집속탄)이 포함돼 있어 관련 시민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관련기사 : "논산 확산탄 생산공장 건설 중단하라" 지역서 커지는 반대 목소리 https://omn.kr/27cme)

현재 이 회사는 이 사업을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추진 중이다. 1단계는 오는 4월까지 9000평 부지에 개별공장을 건립, 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기 이전에 시제품을 생산·납품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케이디솔루션를 통한 개별공장 건립 인허가를 받아 1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논산확산탄공장 #금강유역환경청 #일반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 #소규모환경영향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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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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