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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에게 마라맛을 보여 준 건 누구인가?

사람이 흘린 음식을 먹는 까치... 새를 보호하기 위해선

등록 2024.04.19 13:58수정 2024.04.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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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탐조를 시작한 지 일 년 남짓 되었다. 딱새, 박새, 직박구리, 방울새, 청딱따구리, 오목눈이 등 20종의 새가 아파트 주변에서 보였고, 네이처링의 '아파트탐조단' 미션(https://www.naturing.net/m/3832/summary)에 기록했다. "와!" 하는 함성도 아껴야만 오래 볼 수 있는 작은 새들은 만날 때마다 신기하고 신비로웠다. 

해 뜨는 시간에 맞춰서 새벽탐조를 나갔다. 어떤 새를 만날까, 혹시 새로운 새가 보일까 설레며 천천히 걸었다. 역시나 오늘도 까치가 가장 먼저 보였다. 까치는 주변에 많고, 등치도 크며, 사람이 오든 말든 꿋꿋하게 자기 할 일을 하기 때문에 관찰하기 쉬운 새다. 그래서 까치를 보면 함성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까치가 내려앉은 그 자리를 보고 "앗!!!"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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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기구 옆에서 설곤약을 발견한 까치 ⓒ 이아현

 
빨간색, 하얀색 포장지, 그 옆에 쏟아져 있는 주황색, 마라탕 맛 곤약이었다. 알싸한 맛이 아주 강렬해서 혀가 얼얼해지고, 머리에 땀이 순식간에 나는 곤약을 까치가 설마 먹을까? 콕! 맛을 보는 것 같았다. 괜찮은가보다. 콕! 콕! 한 번 더 마라맛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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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곤약을 맛보는 까치 ⓒ 이아현

   
곤약 여러 개를 한입에 물고 나무가 많은 쪽으로 날아갔다. "매워!" 하는 찡그림도 없이, 그냥 평소 지렁이를 먹듯이 마라맛 곤약을 먹었다. 까치가 마라맛 먹방 대결에 나가면 가뿐히 트로피를 받아올 것 같다. 까치는 매운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길거리에서 우연히 찾은 먹이가 먹을 만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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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곤약 여러 조각을 물고 가는 까치 ⓒ 이아현

 
화창한 날씨 덕분에 야외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어쩌다 흘린 음식이 새들에게는 자꾸 찾게 되는 맛이 될 수도 있다. 야외에서 간식을 먹은 후 잠시 자리를 돌아보고 정리한다면 새를 보호할 수 있다. 애벌레, 곤충, 꽃, 열매 등 주로 먹는 먹이의 맛을 잊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야외활동후주변정리하기 #공원에떨어진음식 #마라맛곤약먹는까치 #아파트탐조 #공원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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