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조국혁신당 기호 10번' YTN 사고는 "김백 사장 대규모 인사 때문"

[민영방송 YTN 잔혹기⑤] 복수 구성원들 "기술국 인사로 사전점검 부족", 사측은 "영향없다"

등록 2024.04.17 20:45수정 2024.04.17 20:45
8
원고료로 응원
a

지난 10일 조국혁신당의 기호를 9번이 아닌 10번으로 표출한 YTN <뉴스특보 민심 2024> 방송 화면.

 
YTN의 '조국혁신당 기호 10번' 방송사고와 관련해 내부에서 "김백 사장의 일방적 인사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사장이 지난 1일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보도국장과 기술국장 등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고, 결과적으로 방송 준비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주장이다(관련기사: YTN, 조국혁신당 '기호 10번' 초대형 방송 사고에 공식 사과 https://omn.kr/289ms).

YTN은 총선 당일인 지난 10일 오전 7시 47분께 <뉴스특보 민심 2024> 방송에서 조국혁신당의 기호를 9번이 아닌 10번으로 잘못 표출해 방송했다. 조국혁신당 측은 강하게 반발했고, YTN은 당일 공식 사과하면서 "YTN 선거단은 최종 코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하지 못했고 방송사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과 자막 등 사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해명이었다. 

선거 열흘 전 대규모 인사 "이런 방송사 있었나"

<오마이뉴스>가 취재한 복수의 YTN 관계자들은 선거 열흘 전인 4월 1일자로 단행된 대규모 인사가 이번 방송사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9년 YTN 해직 사태를 주도했던 김백 사장은 YTN 대주주가 유진기업으로 바뀐 뒤 첫 사장으로 부임했다. 지난 1일 부임 첫날에 그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YTN은 이번 총선 보도를 위해 취재기자와 촬영기자, PD 등 9명으로 구성된 선거단을 꾸렸다. 김백 사장이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단행한 인사에서는 보도국장 등을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이미 꾸려졌던 선거단은 그대로 유지가 됐다. 하지만 그래픽 등 업무를 지원하는 기술국 부서에서 대규모 인사가 나면서 사전점검 작업에 차질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기술국의 경우 기술국장이 교체된 것을 비롯해 부국장급 2명, 부장급 10명, 차장급 2명, 사원급 1명이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거나, 새로운 보직을 받았다. 선거 그래픽 등의 업무를 챙기던 YTN 기술연구소 역시 새로운 소장이 임명됐다. 

선거 방송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YTN 구성원 Q씨는 "선거단이 그대로 유지됐다고 해도, 선거방송 준비를 위해선 기술국 등 다른 부서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총선을 코앞에 두고 기술국 등 여러 부서에서 인사가 났고, 담당자도 인사발령이 나면서 협업에 차질을 빚었다"고 전했다. 


또다른 YTN 구성원 V씨는 "보도국장 등도 새롭게 인사가 났는데, 새로 임명된 간부들이 기존에 했던 선거방송 시사를 다시 하고 추가 수정 지시를 하면서 리허설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선거방송 준비는 막판 10일이 중요한데, 1일 인사 발령에 따른 영향으로 선거단 입장에선 다른 선거와 달리 크로스체크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반면 YTN 사측은 '인사에 따른 영향은 아니'라고 밝혔다. YTN 사측 관계자는 "인사가 났지만 보도국 선거단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고, 선거단 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자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방송 사고가 인사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 YTN 구성원은 "총선이라는 대형 이슈를 코 앞두고, 이렇게 대대적으로 인사를 내는 방송사가 있었나"라고 꼬집었다. 

김백 사장, 대국민사과 비판 여론에 "구성원으로 인정 안해"
 
a

지난 1일 김백 YTN 신임 사장이 항의하는 YTN 조합원들을 가리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신상호

 

YTN 사측이 방송사고를 둘러싼 책임론으로 구성원과 대립하는 가운데, 김백 사장은 인사조치와 대국민사과 등에 항의하는 YTN 직원들을 적대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현재 YTN 내부 게시판에는 김백 사장의 대국민 사과와 인사 조치 등을 비판하는 YTN 구성원들의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구성원만 100명에 육박하는데, 김 사장은 회의석상에서 강한 불만을 표했다.

최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김백 사장은 비판 성명을 낸 YTN 구성원들을 지칭해 "게시판에 글을 올린 구성원은 인정하지 않겠다", "(줄리보도 등에 대한) 자기 반성이 없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은 공허하고 공감이 안 간다"면서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백 사장은 지난 1일 취임식에서 자신에게 항의하는 구성원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끌어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YTN 구성원들의 70%가 가입한 전국언론노조YTN지부는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 앞에서 김백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1차 집회를 열고 이른바 '백신센터(김백체제불공정행위신고센터)'도 개소했다. 백신센터는 김 사장의 불공정한 인사 등의 조치로 피해를 입은 구성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YTN지부는 지난 15일 성명에서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일터를 지켜야 한다"면서 "노동조합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 반드시 우리의 자존과 자긍심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YTN #김백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4. 4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